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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갤러리
조반니 벨리니의 그리스도의 부활

99 상봉동성당 [sangbong2] 2012-04-07

[성화에 담긴 영성]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1430-1516)의
그리스도의 부활(Resurrection of Christ, 1475-1479),
나무에 유채, 독일 베를린 국립미술관 소장

지영현 신부(가톨릭미술가협회 지도신부)





오늘 우리가 만나는 그림은 조반니 벨리니의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벨리니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베네치아 화파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자연을 감각적인 색조로 표현하여 공간의 원근을 강조하는 화법을 사용했으며, 여기에 중심인물들을 자연스레 배치하는 독특한 공간 구성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성경에 묘사된 것처럼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마르16,2)’라는 시간적 이미지가 그림 전체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동이 틀 듯 빛이 저 너머에서부터 비칩니다. 이는 어두움과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합니다. 또 작가는 죽음을 극복하고 승리의 깃발을 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손으로는 승리의 깃발을 드셨고, 또 한 손은 세 손가락을 편 채로 들어 올리셨습니다. 이는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영광과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고자 한 작가의 의도입니다.

시선을 옮겨 그리스도의 발밑을 보면 당신이 묻히셨던 무덤이 있고, 미처 깨어나지 못한 병사들이 제각각 졸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덤 문은 열려 있습니다. 빈 무덤은 그리스도께서 이미 부활하셨음을 의미합니다. 오른쪽 무덤 너머에서는 세 여인이 돌아가신 예수님께 향료를 발라드리기 위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아직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을 모른 채 조심스레 걸어오고 있습니다만, 그들은 이제 곧 부활의 첫 목격자가 될 것입니다.

이 작품에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사랑과 구원을 나타내는 두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화면 왼쪽 위, 빈 무덤 위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검정 새입니다. 이 새는 펠리칸인데, 자신의 옆구리를 스스로 쪼아 피를 낸 뒤 그 피로 새끼 펠리칸을 살린다 하여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이는 십자가상의 피로써 인간을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깊은 사랑을 나타냅니다. 다른 하나는 좀 엉뚱하게 보이지만 빈 무덤 위로 뛰어다니는 두 마리 토끼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토끼는 구원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벨리니는 이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묻히고 함께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2년 2월호]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www.wga.hu/art/b/bellini/giovanni/1470-79/095resu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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