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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식 슬로 Life '휘게'열풍

1237 지성득 [jaugustino] 2016-12-03

 

삶이 팍팍한 한국인들 ‘휘게’에 끌린다는데ㆍㆍㆍ

 

덴마크식(式) 슬로 Life ‘휘게’ 열풍

 

“오늘 하루 중(中) 가장 ‘휘겔리’한 이 순간(瞬間).”

워킹맘 진은숙(38)씨가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남긴 말이다. 옆에서 꾸벅꾸벅 조는 남편과 탁자에 놓인 레몬차, 깜박이는 촛불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진씨는“퇴근한 뒤열두 살 난 딸아이를 재워놓은 밤에 더 이상 TV뉴스를 보고 싶지 않아 조용히 초를 켜놓고 쓴 글”이라고

했다. 진씨가 쓴 ‘휘겔리(hyggeligt)'라는 단어는 ‘안락(安樂)한’이란 덴마크어. ‘휘게(hyggeㆍ안락함)’의 형용사(形容詞)다. 영어(英語)도 한자(漢字)어도 아닌 생경한 말이다.

요즘 젊은 세대(世代)들은 이 말을 자연스럽게 쓴다. 경영 전략가(戰略家), 트렌드 분석(分釋)전문가들도 ‘휘게’를 올해와 내년(來年)의 중요(重要)한 키워드로 꼽는다.

지난 15일 옥스퍼드 사전(事典)이 뽑은 ‘올해의 단어(單語)’중 하나가 ‘휘게(hygge)’였다.

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도 올해의 단어로 ‘블랙시트(Brexitㆍ영국(英國)의 유럽연합(聯合)탈퇴)’와 ‘휘게’를 꼽았다. 국내에선 ‘휘게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책이 출간되자마자 판매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었다.

 

‘휘게’ 열풍(熱風)ㆍㆍㆍ‘순실증;에 대한 반작용(反作用)인가

휘게는 본디 노르웨이말이다. 1560년대(年代) 단어(單語)인 ‘포옹하다’ ‘받아들이다’라는 뜻의 ‘후게(hugge)'에서 유래했고, 이것이 덴마크로 넘어가 ’휘게‘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여러 뜻으로 번역되지만 대개 ‘아늑함’ ‘편안함’으로 해석(解釋)된다.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大使)는 “작은 것에도 감사(感謝)하고 만족(滿足)하는 마음, 물질(物質)에 얽매이지 않고 단순(單純)하게 사는 기쁨, 이런 것들이 다 ‘휘게(hygge)’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 촛불을켜고 그 순간(瞬間)의 아늑함을 만끽하는 것 같은 구체적(具體的)인 장면(場面)이 휘게(hygge)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때론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밥을 먹는 것 자체가 휘게(hygge)가 되기도 한다는 설명(說明)이다.

 

휘게(hygge) 열풍은 다양한 징후(徵候)로 나타난다. 온라인 쇼핑물 G마켓이 최근 한 달 동안 소비(消費) 패턴을 분석(分析)한 결과(結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월등하게 많이 팔려나간 물품 중 하나가 바로 꽃병 전년대비(前年對比) 270%증가(增加)과 향초 전년대비(前年對比) 53% 증가(增加), 코코아분말차(58%)였다.

 

G마켓 오혜진 대리(代理)는 “모두 남에게 보여주려는 과시(誇示)형 상품(商品)이 아닌 혼자 즐기는 자기만족(自己滿足)형 아이템”이라면서 “20~30대(代) 소비자(消費者)들이 내면(內面)의 만족(滿足)과 위로(慰勞)를 얻으려는 소비(消費) 형태(形態)로 분석(分析)된다”고 했다.

인테리어 가구 기업 한샘에선 원목(原木) 소재(素材)가구와, 가족(家族) 모두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대형(大型) 테이블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培) 가량 더 팔려나갔다.

한샘 측은 “덴마크식 ‘hygge 라이프(Life)’가 인기(人氣)를 얻으면서 나타난 현상(現像)같다”고 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분노(忿怒)와 자괴(自愧)감, 무기력(無氣力)증을 겪는 이들로 인해 최근(最近) 등장(登場)한 말이 ‘순실증’이다.

 

어지러운 현실에서 찾고 싶은 평화와 행복의 의미로도 쓰인다.

내면의 만족 ㆍ편안함으로 해석

따뜻한 차 ㆍ향초들 소비해

                                     

경쟁에 지친 사람들 위로 웰빙이 개인 중심이라면

휘게는 누군가 함께하는

소박한 행복 누리는 것

 

1인(人) 출판사(出版社)를 운영(運營)하는 오정연(40) 씨도 뉴스를 보며 우울증(憂鬱症)을 앓다가 ‘휘게(hygge)’관련 책을 읽고 동네 사람 몇몇을 모아 함께 밀가루를 반죽(斑竹)하고 칼국수를 끓여먹으면서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는 경험(經驗)을 했다고 했다.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나누는 삶, 그게 바로휘게더라고요. 최순실처럼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추억(追憶)과 삶을 공유(共有)하는 것요.

상(世上)을 바꾸는 건 나쁜 한 명이 아닌 결국 따뜻한 여러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웰빙에서 미니멀, 다시 휘게(hygge)로

2000년대 초반 건강(健康)과 먹고 사는 법에 초점(焦點)을 맞췄던 ‘웰빙’, 최근(最近)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日本)의 단사리, 즉 ‘미니멀 라이프’가 상당히 실용적(實用的)인 일상생활(日常生活)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쪽이었다면, 휘게(hygge) 열풍(熱風)은 좀 더 철학적(哲學的)이다.

‘휘게(hygge)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이자 덴마크 행복(幸福)연구소(硏究所)CEO 마이크 비킹도 휘게(hygge)열풍(熱風)의 원인(原因)을“국내총생산(國內總生産)(GDP)으로만 사회(社會)수준(水尊)과 삶의 질(質)을 평가(評價)하는 자본주의적(資本主義的)패러다임에 대한 불만(不滿)이 역(逆)으로 터져나온 것”이라고 분석(分析)한다.

 

비킹은 “덴마크는 물가가 높고 날씨도 궃지만 늘 가장 살기 좋고 행복(幸福)한 나라로 꼽힌다. 그 이유(理由)는 삶의 행복(幸福)의 기준(基準)을 ‘관계(關係)’ ‘따스함’ ‘친밀(親密)함’ ‘평등(平等)함’에서 찾기 때문”이라고 역설(逆說)했었다.

‘날카로운 상상력(想像力) 연구소(硏究所)’ 김용섭 소장도 책 ‘라이프 트랜드2017’에서 “물질만능(物質萬能)주의, 치열한 경쟁(競爭), 이 속에서 젊은 층은 이제 휘게(hygge)까지 받아 들이게 됐다. 우리에게 닥친 불황(不況)의 골이  깊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썼다.

‘북(北) Europe 이민(移民)’을 알아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도 휘게(hygge)열풍(熱風)을 지피는 또 다른 이유(理由)가 된다.

 

외교(外交)부에 따르면 스웨덴에 거주(居住)하는 재외(在外) 동포의 수(數)는 2007년 1223명 이었으나 2013년엔 2510명으로 늘어났다.

북(北) Europe 이민(移民) 관련 책도 쏟아진다. ‘내가 꿈꾸는 북(北) Europe Life', '그래서 북(北) Europe’ 같은 책이 대표적(代表的)이다.

 

20~30대 사이에선 북(北) Europe 이민(移民)스터디, 북(北) Europe 이민(移民) 적금(積金) 모임도 생겨나는 추세다. 북(北) Europe 이민(移民)을 알아보고 있다는 대학원(大學院)생 현시우(28)씨는 “휘게(hygge)라이프를 헬조선에서 억지로 찾아내는 데는 지쳤다.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다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송혜진 기자

 

-조선일보(朝鮮日報) 2016년 11/26일 토일(土日)섹션 Why? 트렌드- 중(中)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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