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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공지사항
공지사항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

637 상봉동성당 [sangbong2] 2025-02-28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57)

 

 

아르스의 성자 비안네 신부 (1)

 

요한 마리아 비안네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3년 전 1786년 리옹의 시골마을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 사회가 극도로 혼란해지면서 교회도 박해를 받아 곤경에 처했습니다. 교회재산은 몰수당하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추방되거나 살해되었습니다. 비안네 가족이 살던 시골은 한적한 곳이었지만 마음 놓고 성당에 다닐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생활 형편이 어려워 어린 비안네는 부모를 도와 농사일에 매달리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불안과 힘겨운 노동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마음속엔 남다른 뜨거운 열망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비안네는 18살 때 겨우 부모님 허락을 받아 발레 신부에게

사제가 되는데 필요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기초교육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어

여러 번 좌절을 겪었습니다. 26살 늦은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한 비안네는 라틴어 성적이 좋지 않아 동료들에게 비웃음

당하기 일쑤였고, 결국 1년 만에 퇴학당했습니다. 그러나

비안네는 성소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고, 스승 발레 신부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어 마침내 29살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에게

서품을 준 주교는 그가 라틴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하느님의 은총이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실 것이라며

서품을 허락했습니다. 당시에 비안네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습니다.

사제가 된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입니다. 사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 그 놀라움 때문에 죽을지도 모릅니다.”

 

아르스의 본당신부가 된 비안네는 본당신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복음화 시키는데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의 성덕과 카리스마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순례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비안네 신부는 세상 떠날 때까지 수많은 순례자에게 고해 성사를 주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씩 봉사했습니다. 그는 73세에 선종, 1928423일 시성되었고, 이듬해에 '본당신부의 수호자'로 선포되었습니다.

 

2026. 2. 1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56)


나환우들의 선교사 「다미안 신부」 연재 소개 (4) 

 

【은총이 되는 고통】

 다미안 신부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은 십자가의 고통이 곧 하느님의 은총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나병환자가 되어 실제로 고통을 겪으면서 비로소 몰로카이 섬 나환우들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죽음에서 생명을 피워내고, 어둠에서 빛을 비추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통의 신비입니다. 모래알을 품은 조개가 아픔을 견디며 오랜 시간 막을 덮어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낸 것과 같습니다. 


 고통은 또한 하느님의 소중한 선물입니다. 

어느 사제가 나환우들과 오랜 세월을 보낸 후 떠날 때

한 기자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나환우들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신다면 무엇이겠습니까?” 

그 신부는 대뜸 “고통이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은 듯 그 기자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나환우들에게 고통을 느끼는

감각이 없기 때문에           <선종을 앞둔 다미안 신부>

손가락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오.”                 

통증을 느끼는 감각이 살아있다면 빨리 손을 써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할 수 있으나 

통증이 없기 때문에 온몸이 떨어져 나가도 

손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환우들에게 고통은 곧 은총인 셈입니다. 


다미안 신부는 현대판 ‘마더 데레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통 받는 이들을 향한 적극적인 투신, 함께 고통에 참여하기 위한 자기 비움,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믿음은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몸으로 전한 증거의 삶이요 참된 선교입니다. 무지와 편견으로 배척받고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다미안 신부와 같은 영웅이 계속 나와야 할 것입니다. 


2026. 1. 25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55)


나환우들의 선교사 「다미안 신부」 연재 소개 (3)  


【고통을 나누는 사랑】


다미안 신부가 몰로카이 섬에 갔을 때 그곳은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서로 싸우고 온통 절망에 빠져 자살하는 환자도 많았습니다. 그는 700명이 넘는 나환우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고름을 짜주며, 환부를 씻고 붕대를 감아주었습니다. 그들이 숨을 거두면 살이 뭉개진 육신을 앞에 놓고 기도하였고,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관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헌신적으로 노력해도 그들은 코웃음만 쳤습니다. “당신은 감정이 사치스러운 사람이오.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당신 같은 정상인으로서는 오히려 향락이 아니겠소?” 하며 그의 진실된 사랑을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미안 신부는 “하느님, 차라리 제게 문둥병을 주십시오.”라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다미안 신부는 목욕을 하려고 물을 데우다 실수로 뜨거운 물을 발등에 쏟았습니다. ‘아차’하는 순간 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끓는 물에 데었지만 아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병 증상이 확실했습니다. 다미안 신부는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사랑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고통까지 함께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 저도 그들과 같이 나환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도 그들과 똑같은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들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나병에 걸린 그가 강론대에 서서 말하였습니다. “나도 여러분과 같은 병에 걸렸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듯 하느님은 저와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모두가 울었습니다. 사랑의 진정성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섬 전체가 달라졌습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니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국 죽음과 저주의 섬은 평화의 섬이 되었습니다. 그 후 다미안 신부는 하와이를 대표하는 인물에 선정되었고 가톨릭 교회에서는 다미안 신부를 예비 성자로 추대하였습니다.

2026. 1. 18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53)

 

나환우들의 선교사 다미안 신부연재 소개 (1)

 

우리가 라자로 마을이나 소록도를 격리된 장소로 만들었듯이, 19세기 중반 나환자만의 땅으 로 지정된 하와이의 몰로카이 섬에서 평생을 바쳐 나환우들을 위해 헌신했던 사제가 있었습니다. 다미안 신부! 그는 몰로카이 섬에 유배된 나환우들의 참상을 보고 186533살의 젊은 나이로 자원하여 그 곳에 들어가 그들과 일생을 함께 하였습니다. 12년간 나환우들을 돌보아온 다미안 신부는 자신도 나병에 걸려 1889414일에 선종하였고, ‘나환자의 아버지란 이름과 함께 몰로카이 언덕에 묻혔습니다. 이미 소설이나 영화로 많이 알려진 다미안 신부의 일생을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다미안 신부의 회고

지금으로부터 47년 전 저는 가톨릭 대학생 활동 중의 하나로 안양 라자로 마을을 찾아 매주일 아랫마을에 사는 미감아 아이들을 위한 주일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윗마을에 사는 중증 나환자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정말 두려웠습니다. 얼굴은 일그러지고 움푹 파여 있었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은 떨어져 나가버린 매우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그들이 내미는 손에 거침없이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성급히 손을 빡빡 닦았습니다. 어느 때는 나병에 걸리지 않을까 꿈속에서조차 두려워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계속 만나면서 그런 생각과 행동이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윗마을에 사는 분들을 가끔 방문하여 대화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묵주기도를 하고 있던 분을 만났는데, 손가락 없이 묵주를 어떻게 굴리나 했더니 입술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밖에서 죄를 짓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보속하고 있다며, 비록 격리된 이곳에서 소외된 채 살고 있지만 매우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영혼이 저보다 더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성하지 않지만 영혼은 맑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늘날 사제의 길을 가게 된 배경에는 이런 체험이 녹아 있었습니다.

 

2026. 1. 4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52)

 가톨릭 소설 「천국의 열쇠」 연재 소개 (3) 

  

【치점신부의 선교모델】

 이 책의 저자는 당대 교회가 지니고 있던 선교의 내용과 방법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합니다. 당시 중국으로 간 선교사들은 그들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돈으로 신자들을 사거나 완력으로 개종시키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신자수를 늘리곤 하였습니다. 치점 신부는 선교사 모임에서 ‘침략적인 그리스도교 선교방법’에 반론을 펴고 다음과 같은 파오 씨 사촌의 말을 인용합니다. “당신네들 선교사는 입국할 때는 복음서를 가지고 오지만 귀국할 때에는 땅을 약탈해 간다.” 


치점 신부는 중국인에게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으로 진실하게 원하는 사람이 신자가 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인 부자 자 씨가 자기 아들의 병을 낫게 해준 치점 신부에게 가톨릭 신자가 되겠다고 하지만 거절합니다. 지 씨는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려하기보다 아들의 치유 대가로 신자가 되려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세례는 30여년 후에 이루어집니다. 한 명의 친한 사람을 신자로 끌어들이는데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지만 참으로 ‘실천적 선교’의 결실을 보여줍니다. 


치점 신부는 중국문화에 그리스도교를 자연스럽게 토착화시킵니다. 당시 중국 사회의 관례였던 남존여비와 여성의 제한적인 외부출입이라는 여성문화를 인식한 그는 수녀들에게 이러한 문화를 지키도록 권유합니다. 또한 중국인의 심성 깊은 곳에 자리한 공자나 노자 사상에도 포용적입니다. “노자가 말한 것을 잊지 말도록 하십시오. ‘종교는 많지만 진리는 하나이며 우리는 모두 한 형제다.’라는 말을 ...” 예수님이 수난 직전 대사제로서 하느님 아버지께 “이들이 하나 되게 하여 주십시오.”하고 바치신 기도의 내용과 맞닿습니다.


치점 신부가 보여준 선교의 정수는 가난과 내전,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고통당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며, 목숨을 걸고 그들을 보살핌으로써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는 모습입니다. 평신도 신학자 황종렬 박사는 이런 모습을 ‘현존의 복음화’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임마누엘의 하느님’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2025-12-28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51)



가톨릭 소설 「천국의 열쇠」 연재 소개 (2)


【 진정한 사목자 상 】

‘천국의 열쇠’는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프랜시스 치점과 안셀모 밀리라는 두 사람을 대비시키며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같은 성직자지만 삶은 정반대로 그려집니다. 치점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고, 외형적으로는 실패와 고통의 생을 삽니다. 안셀모는 종교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높은 성직의 반열에 오르면서 많은 사람에게 추앙받는 생을 삽니다. 


세상 기준으로 볼 때, 쓸쓸히 빈손으로 돌아온 치점 신부는 실패한 사목자로 보였을 것입니다. 교황청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해 노년에 이를 때까지 수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안셀모 주교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치점은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불쌍한 영혼들을 보듬어주었고, 자신을 희생하며 성실하게 양심에 따라 사는 삶을 감당하였습니다. 치점 신부는 참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고 봅니다. 


【 이웃 종교와의 대화 】

중국에서 치점 신부는 이웃 종교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선교활동을 하였습니다. 개신교뿐만 아니라 공자와 노자의 사상까지도 존중했습니다. 파이탄 시내에 들어선 개신교 피스크 목사 부부와 매우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함께 돌보았습니다. 


그는 천국으로 가는 문은 여러 개라고 말합니다. “천국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어디에나 있다. 천국에 들어가는 문은 많다. 종교의 차이는 어느 쪽의 문을 선택하느냐에 있다.” 이웃종교에 결코 패쇄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인 종교 다원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가톨릭교회의 교계질서에 철저히 순명하고 하느님 말씀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2025-12-21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9)


가톨릭 소설 「침묵」 연재 소개 (3) 

 

【침묵, 그 너머로 말씀하시는 하느님】


 소설의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의 가장 큰 고민은 하느님의 침묵이었습니다. 신자들은 멍석에 말려 바다에 던져져 죽어가지만, 자신은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배교도 못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로드리고 신부는 결국 배교한 스승 페레이라 신부를 만나고 설득 당하게 됩니다. 페레이라 신부는 말합니다. 신자들이 고문당하고 울부짖으며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들으라고, 그들을 살리는 길은 배교를 하는 것뿐이라고... 


사실, 자신의 눈앞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신자들에게 신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짧은 기도가 전부입니다. 신자들은 목이 잘리거나 구멍에 거꾸로 매달려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나 바닷가에 매달려 수장되었지만 그들이 처형된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세상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이 거룩한 순교 앞에서 세상은 어떻게 이리도 거룩하지 못할까요? 대체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며, 왜 침묵만 지키시는 걸까요?


“주님, 당신은 이제야말로 침묵을 깨셔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잠자코 계셔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엄연히 있다는 것을 지상의 인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무슨 말씀이든 하시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때 로드리고 신부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습니다. “너는 내가 교우들을 외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과 같이 고통 받고 있었다. 나를 밟아라. 나는 밟히기 위해서 세상에 왔다.” 결국 그는 겉으로는 성화를 밟으며 배교하지만, 속으로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보전합니다. 자신은 일본의 유일한 로마 가톨릭 사제라는 자부심을 갖고서 말입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마치 해가 구름에 잠시 가려져 있을 때와 같지 않을까요? 오늘날도 죄와 악이라는 구름에 가려 어둠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왜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라고 원망하면서 하느님과 이웃을 멀리하고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난의 대물림 속에 사는 이들, 비정규직에 내몰린 이들, 토끼몰이식 검거에 노출된 불법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은 인간답게 누려야할 권리를 얼마나 많이 밟혀왔을까요?  하지만 하느님은 침묵을 넘어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아파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2025-12-07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48)


가톨릭 소설 「침묵」 연재 소개 (2) 

 

【침묵의 줄거리와 감상】

 17세기 일본 권력자들은 서양과 무역을 통해 이익을 챙길 때는 그리스도교 선교에 호의적이었지만 나중에 정치적, 경제적 목적이 우선되면서 그리스도교를 무자비하게 박해합니다. 그런 가운데 덕망이 높고 신심이 깊기로 이름난 포르투갈의 페레이라 신부가 고문에 못 이겨 배교라는 치욕스런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로마 교황청에 접수됩니다. 결국 그는 교회에서 제명됩니다. 그가 불명예스런 배교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제자들이 일본으로 비밀리에 입국하여, 그의 행방을 추적합니다. 로드리고라는 제자가 몰래 신자들을 만나 수소문하고 있을 때 안내를 맡았던 일본인 기치지로의 밀고로 로드리고는 체포되고 투옥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드리고는 완전한 일본인으로 변신한 스승 페레이라와 옥중에서 재회합니다. 페레이라는 자신의 배교 행위를 로드리고 신부에게 열심히 설득하려 합니다. 강한 신앙심으로 순교를 결심했었던 로드리고는 페레이라의 뒤를 이어 성화를 밟고 배교하게 됩니다. 작가는 두 신부와 일본인 밀고자 기치지로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이 소설의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가 늘 고민하던 화두는 하느님의 침묵입니다. 일본 관리들은 로드리고 신부에게 배교하면 신자들이 고통을 겪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가운데 신자들은 멍석에 말려 바다에 던져져 죽어갑니다. 로드리고 신부는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배교도 못하는 자신이 고통스럽습니다. 


‘여기 온 까닭이 저들을 고통에서 구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선교를 한다면서 도리어 저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가.’ 


2025. 11. 30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7)

 

가톨릭 소설 침묵(1966) 연재 소개(1)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일부 신학자들은

하느님은 죽었다.”고 선언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아우슈비츠의 참혹한 현장에서 하느님은

침묵했기 때문입니다.

9·11테러, 이라크전쟁, 중국 쓰촨성 대지진 등

죄 없는 생명이 무참히 죽어갔지만 하느님은 침묵했습니다.

급기야 현대의 영향력 있는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 만들어진 신(2007)’에서 초자연적 창조자가 거의 확실히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적 신앙은 굳어진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하느님의 침묵이 불러온 결과는 무신론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침묵에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인간이 고통을 받을 때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는가결국 인간 고통의 문제는 하느님 이해와 맞닿습니다. 21세기에 상대주의와 다원주의가 성행하며 절대불변의 하느님 진리와 신앙이 흔들리는 듯 했지만 고통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극단적인 한계상황에서 진지하게 하느님의 존재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70~80년대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엔도 슈사쿠의 저서 침묵이 지금 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80년대 신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 우리 신학생들은

수많은 논쟁을 했습니다. 하느님의 진리를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르면서 용감하게 순교해야 한다는 쪽과 신자들이 죽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형식상 배교를 해도 좋다는 쪽이 팽팽히 맞선 적이 있습니다.

젊은 신학생들 중 다수가 순교를 고귀하게 여기는 쪽으로 기울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침묵은 색다른 모습으로 신앙인들의 고뇌를

드러냅니다.

 

 

 

 

 

 

2025-11-23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45)

 

[렉시오 디비나의 조건]

 

지난 시간에 이어서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에 필요한 조건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섯째, 성경독서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단순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단순함을 간직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적인 수행을 통해서 좀 더 마음을 고요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여섯째, 하느님의 말씀에 접근할 때 겸손한 마음이 중요합니다. 지적이고 추론적인 접근 방법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되새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온 마음으로 말씀을 읽고 그 중에 마음에 닿는 한 말씀을 선택하고, 그 말씀을 하루 종일 되새기는 단순하고 영적인 수행을 통해 신자들이 말씀에 다가가도록 인도되어야 합니다. 

 

일곱째, 렉시오 디비나를 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인내와 항구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내심 없이는 우리의 영성생활에서 참된 열매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내와 항구함을 통해 우리는 마침내 성경 말씀의 문자적인 의미를 넘어 깊은 영적인 의미를 깨닫게 되고 말씀과의 인격적인 만남도 가능하게 됩니다. 

 

여덟째, 하느님의 말씀이 일상과 분리되지 않도록 합니다. 즉 일상 안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말씀과 함께 동행 하도록 합니다. 즉 일상의 삶 안에서 말씀과 분리되지 않고 말씀 안에서 살아감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말씀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 될 때 비로소 그 말씀은 우리 삶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됩니다. 

 

아홉째, 본당의 렉시오 디비나 기도 모임에 신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합니다. 말씀에 대한 기도 모임을 통해 신자 개개인의 영적 성숙뿐만 아니라 본당 공동체의 영적 성숙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2025. 11. 9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4)

 

 【렉시오 디비나의 조건】   

 

렉시오 디비나를 수행하려면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신자들 가정의 중심에 십자가와 하느님의 말씀 그리고 촛불을 책상 위에 

놓도록 권합니다. 

 

둘쩨,  신자들은 집이나 성당에서 직접 성경을 매일 찾아보고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주일날 교회에 가면서 항상 성경을 가지고 가며, 일상 

안에서도 말씀을 가까이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이에 반해 가톨릭 신자들은 성경을 

보는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사 참례 할 때 ‘매일미사책’에만 의존하다보니 실제로 성경을 접할 기회를 놓칩니다. 모든 신자들은 성당에 오기 전에 집에서 당일 독서와 복음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미사 시간 전에 일찍 도착하여 당일 ‘매일미사책’ 내용을 읽고 묵상하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성경읽기를 습관화한다면 영적 성숙에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셋째,  고정된 성경독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신자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성경독서를 하는 습관을 권합니다. 성경 말씀을 읽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규칙적인 시간의 봉헌입니다. 바쁜 때 일수록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고 하느님께 이 시간을 봉헌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넷째,  성경독서를 할 때에는 천천히 온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을 때 집중하지 않거나 또는 의미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 재빨리 읽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경우 하느님 말씀을 통해 깊은 영적인 깨달음을 얻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성경독서는 오히려 더 천천히 그 의미를 음미하며 온 마음으로 읽어가야 합니다. 성경독서는 마치 시집을 읽는 것과 같이 천천히 소리 내어 읽고 듣는 전인적인 독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독서가 끝날 때는 저마다 마음에 다가오는 한 말씀을 선택하고 그것을 쪽지에 적습니다. 바로 그 말씀을 하루의 영적 양식으로 삼고 일상의 삶으로 가지고 가야 합니다.

 

2025-11-02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2)

 

 【귀고의 렉시오 디비나 해석】   

 

이번 시간에는 앞서 소개한 귀고의 렉시오 디비나 단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이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단계인 「독서」는 영성생활의 초심자들에게 해당되며 성서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여 주의 깊게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듣는 단계입니다. 수도자들에게 있어서 렉시오 디비나 수행은 성서를 머리가 아니라 입술로 읽고, 듣고 반복함으로써 마음으로 새기는 방법이었습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음식의 비유를 들어서 음식을 입에 넣는 것에 비유하였습니다.

 

둘째 단계인 「묵상」은 좀 더 진보한 이들의 단계로서 하느님의 말씀 안에 숨은 진리를 깨닫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정신을 사용하는 능동적인 단계를 말합니다. 이 단계를 귀고는 입에 넣은 음식을 씹어 분해하는 것에 비유하였습니다.

 

셋째 단계인 「기도」는 사랑에 불붙은 자들의 단계로서 ‘악을 버리고 선을 얻기 위해’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께로 향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의 인식이 하느님의 말씀으로부터 말씀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들어 올려 지게 됩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입에 넣은 음식을 씹어 분해한 후 맛을 느끼는 단계라 하였습니다.

 

넷째 단계인 「관상」은 그것이 갈망하는 참된 보물인 감미로운 관상을 지향하게 됩니다. 여기서 영혼은 자신을 벗어나 하느님께로 높이 올라가 영원한 즐거움과 감미로움을 맛보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쓸모없고 단지 하느님이 내 곁에 현존하시며 내가 그분과 함께 머물러 있음을 느끼는 것 입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씹어 분해 된 음식으로 인해 새로운 기쁨을 주는 감미로움 그 자체라고 비유하였습니다.

 

렉시오 디비나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자세는 오늘날 우리가 행하는 독서의 자세와는 다르며 고대 수도원에서는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전(全) 존재로써 행하였습니다.

 

2025-10-19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0)

【렉시오 디비나의 역사】 

 

 렉시오 디비나는 독서의 대상, 방법, 목적을 지닌 단어 ‘렉시오’에 ‘디비나(Divina, 거룩한)’라는 수식어가 붙어 단순한 독서를 뛰어넘는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렉시오’가 독서하는 인간 활동을 함축한다면, ‘디비나’는 그 독서가 초자연적인 활동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독서・묵상・기도로 이루어진 유대교의 전통적인 방법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인 성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습니다.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에는 렉시오 디비나의 주제가 발전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교부들이 성서 독서(lectio)의 방법을 몸소 실천하였는데, 이것은 기도와 하느님 체험을 위한 탁월한 방식으로써 그리스도교 백성 가운데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침 시간에 성서를 묵상하였고, 식사 중에도 성서가 읽혀졌으며, 밤에 잠들기 전에도 다시 공동으로 성서를 읽었습니다.

 

초기 수도자들은 세속, 악마와 육체와 싸우기 위해 세상을 멀리하고 사막의 철저한 고독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3세기 말과 4세기 초에 수도승 운동이 일어났고, 렉시오 디비나는 수세기 동안 주로 수도승들 사이에서 실천되어 왔습니다. 그들은 성서만이 신적 기원을 갖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독서는 철저히 배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렉시오 디비나는 소홀해졌습니다. 특히 클뤼니 수도원에서는 육체노동을 소홀히 하고 전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수도생활의 세 축인 기도・일・렉시오 디비나의 균형을 반감시켰습니다. 

 

11-12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본래의 수도생활로 되돌아가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었습니다. 수도생활에서 기도와 독서 그리고 노동의 조화를 회복하였으며 성서의 학문적 연구를 철저히 반대하였습니다. 중세 수도 전통은 성서에 대한 지적・학문적 접근을 거부하였습니다. 12세기의 시토회는 성서를 대함에 있어 학문적인 연구를 철저히 반대하여 하느님을 향한 내적 여정의 첫 단계로 독서를 체계화하였습니다. 13세기에 대학 수도승들이 출현되면서 전통적 지혜인 렉시오 디비나가 차츰 소멸되어 갔습니다. 특히 스콜라 학문의 영향으로 수도자들은 렉시오 디비나 시간에 온 마음으로 성서 말씀을 되새기며 기도하기보다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질의와 논증을 추구하였습니다. 

 

후세에 이르러 2차 바티칸 공의회(1965)는 교회 전통 안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였던 렉시오 디비나를 재발견하였고, 최근 렉시오 디비나에 대한 글들이 조금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2025-10-05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39)

 

【렉시오 디비나(聖讀: 거룩한 독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하느님 말씀(성경)을 문자로서가 아니라 생생한 말씀으로 듣고, 이 말씀이 나 자신 안에 육화되어 나의 삶의 태도를 바꾸고, 더 나아가 하느님과 더 친밀하고 인격적으로 만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은 지식이나 정보의 차원이 아닙니다. 생생히 살아있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대화하며 그 분과 일치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렉시오 디비나는 신앙인에게 매우 중요한 신심행위입니다. 따라서 렉시오 디비나는 세속적 독서나 학문적 탐구 또는 영적 독서나 교리적인 독서와는 전혀 다르며, 더 나아가 성경공부와도 구별됩니다.

 

최근 렉시오 디비나가 영적 독서 중의 하나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렉시오 디비나를 근간으로 성경이 일차 자료이고, 신심서적이 2차 자료이며 영적 독서로 불립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렉시오 디비나의 가치가 재발견되어 성경을 근간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렉시오 디비나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렉시오 디비나의 구체적 실천 방법 등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렉시오 디비나의 개념】 

 

렉시오 디비나의 어원을 살펴보면 첫째 말인 ‘Lectio’는 ‘lego, legere’ 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라틴어로서 ‘모음’, ‘수집’, ‘강독’, ‘선택’ 등의 다양한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렉시오는 하나의 통합 과정이고, 질서를 잡아가는 과정이며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고 그것이 지닌 내용이나 의미를 생각하는 훈련입니다. 여기서 렉시오 디비나에 관련된 렉시오의 뜻은 ‘독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읽는다는 것 이상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2025. 9. 28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38)

【능동적인 독자가 되자】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해하고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신심 서적을 읽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독서법이 필요합니다. 먼저, 책을 교사로 삼으세요. 책을 읽을 때는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저자를 교사로 생각하고, 저자의 말을 듣고 그와 대화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책과 대화하는 능동적인 독자가 되세요. 수동적인 독자는 책의 주어진 내용 자체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만, 능동적인 독자는 책의 내용에 자신의 사고와 느낌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책의 내용을 수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냅니다. 

 

【능동적인 독자의 신심서적 읽기】 

 

 (1) ‘이 말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와 같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독자와 저자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는 정말 중요합니다. 

 (2)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생각합니다. 언제나 저자가 전달하고자하는 핵심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독자가 능동적인 독자입니다.

 (3)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신심서적은 하느님의 진리를 통해 독자에게 도전을 줄 수 있습니다. 신심서적을 읽고 ‘이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회개하게 되고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4) 삶의 결단을 내립니다. 신심 서적은 항상 독자로 하여금 용기를 가지고 올바른 결단을 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독서의 목적은 분명하게】 

 

책을 왜 읽는지 그 이유와 목적이 뚜렷할 때 그에 걸맞은 신심 서적을 찾아낼 수 있고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목적은 다음의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 : 신학적 정보나 교리의 내용 등이 해당됩니다.

(2) 영감을 얻기 위한 독서 : 성인전이나 그리스도교 소설 등은 영감을 줍니다. 

(3) 교훈을 얻기 위한 독서 :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지혜로운 접근 방법을 알려줍니다. 

(4) 분별력을 얻기 위한 독서 :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면 날카로운 분별력이 생깁니다. 내용이 성경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비판적으로 독서를 해야 합니다. 

(5) 종합적인 독서 : 가장 높은 차원의 독서 방법입니다. 이는 ‘전체를 보는 독서법’으로 하나의 렌즈를 통해 주제를 관찰한 뒤 전체적인 내용을 그릴 줄 아는 독서 능력을 말합니다. 

2025-09-21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37) 

 【신심서적을 읽기 위한 다섯 가지 지침】 

 

 1) 규칙적으로 읽기 위해 시간을 따로 정해야 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3회 이상 15분~20분 정도의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2)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3)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합니다. 

 4) 책을 읽으며 기록(메모)을 남기는 것이 중요

   합니다. 밑줄을 긋고, 책의 여백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메모하면 도움이 됩니다.

 5) 독서 노트(reflective reading notebook)를 가지고 독서를 하면 좋습니다. 기록으로 남긴 성찰은 영적 생활에 자양분을 공급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신심 서적을 읽고 노트한 것을 다시 볼 때 새로운

    영감을 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관해 배우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적독서로 기도하는 방법】 

 

 1) 준비기도(마음준비):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스스로

    묻고 내적인 의지를 점검해 봅니다.

    - 성경이나 영적 독서를 하고 싶은 책을 선정합니다. 

    - 자신의 기도 흐름과 깊이에 따라 하루에 어느

      정도 읽으면서 기도할 수 있는지 양을 미리 가늠

      해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영적 독서를 주로 어느 장소에서 해야 할지 

      살펴봅니다.

    - 독서하는 내용을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2) 실천 (기도)

 3) 여운 살피기: 

    영적 독서의 열매를 일상의 삶과 연결시켜 삶을

    풍성하고 밝게 만들어 갑니다.

   - 하던 독서를 완전히 멈추고, 어떤 체험이 있었는지를

     성찰의 형식으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 분심(잡념)은 어떤 것들이 있었고, 기도의 흐름을

     어떻게 방해했는지를 살핍니다.

   - 영적 독서를 통해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여운으로       느끼면서 생활에서 실천해보도록 노력합니다.

 

2025-09-14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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