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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공지사항
공지사항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

637 상봉동성당 [sangbong2] 2025-02-28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9)


가톨릭 소설 「침묵」 연재 소개 (3) 

 

【침묵, 그 너머로 말씀하시는 하느님】


 소설의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의 가장 큰 고민은 하느님의 침묵이었습니다. 신자들은 멍석에 말려 바다에 던져져 죽어가지만, 자신은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배교도 못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로드리고 신부는 결국 배교한 스승 페레이라 신부를 만나고 설득 당하게 됩니다. 페레이라 신부는 말합니다. 신자들이 고문당하고 울부짖으며 죽어가는 신음소리를 들으라고, 그들을 살리는 길은 배교를 하는 것뿐이라고... 


사실, 자신의 눈앞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신자들에게 신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짧은 기도가 전부입니다. 신자들은 목이 잘리거나 구멍에 거꾸로 매달려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나 바닷가에 매달려 수장되었지만 그들이 처형된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세상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이 거룩한 순교 앞에서 세상은 어떻게 이리도 거룩하지 못할까요? 대체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며, 왜 침묵만 지키시는 걸까요?


“주님, 당신은 이제야말로 침묵을 깨셔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잠자코 계셔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엄연히 있다는 것을 지상의 인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무슨 말씀이든 하시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때 로드리고 신부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습니다. “너는 내가 교우들을 외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과 같이 고통 받고 있었다. 나를 밟아라. 나는 밟히기 위해서 세상에 왔다.” 결국 그는 겉으로는 성화를 밟으며 배교하지만, 속으로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보전합니다. 자신은 일본의 유일한 로마 가톨릭 사제라는 자부심을 갖고서 말입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마치 해가 구름에 잠시 가려져 있을 때와 같지 않을까요? 오늘날도 죄와 악이라는 구름에 가려 어둠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왜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라고 원망하면서 하느님과 이웃을 멀리하고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난의 대물림 속에 사는 이들, 비정규직에 내몰린 이들, 토끼몰이식 검거에 노출된 불법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은 인간답게 누려야할 권리를 얼마나 많이 밟혀왔을까요?  하지만 하느님은 침묵을 넘어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아파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2025-12-07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48)


가톨릭 소설 「침묵」 연재 소개 (2) 

 

【침묵의 줄거리와 감상】

 17세기 일본 권력자들은 서양과 무역을 통해 이익을 챙길 때는 그리스도교 선교에 호의적이었지만 나중에 정치적, 경제적 목적이 우선되면서 그리스도교를 무자비하게 박해합니다. 그런 가운데 덕망이 높고 신심이 깊기로 이름난 포르투갈의 페레이라 신부가 고문에 못 이겨 배교라는 치욕스런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로마 교황청에 접수됩니다. 결국 그는 교회에서 제명됩니다. 그가 불명예스런 배교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제자들이 일본으로 비밀리에 입국하여, 그의 행방을 추적합니다. 로드리고라는 제자가 몰래 신자들을 만나 수소문하고 있을 때 안내를 맡았던 일본인 기치지로의 밀고로 로드리고는 체포되고 투옥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드리고는 완전한 일본인으로 변신한 스승 페레이라와 옥중에서 재회합니다. 페레이라는 자신의 배교 행위를 로드리고 신부에게 열심히 설득하려 합니다. 강한 신앙심으로 순교를 결심했었던 로드리고는 페레이라의 뒤를 이어 성화를 밟고 배교하게 됩니다. 작가는 두 신부와 일본인 밀고자 기치지로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이 소설의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가 늘 고민하던 화두는 하느님의 침묵입니다. 일본 관리들은 로드리고 신부에게 배교하면 신자들이 고통을 겪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가운데 신자들은 멍석에 말려 바다에 던져져 죽어갑니다. 로드리고 신부는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배교도 못하는 자신이 고통스럽습니다. 


‘여기 온 까닭이 저들을 고통에서 구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선교를 한다면서 도리어 저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가.’ 


2025. 11. 30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7)

 

가톨릭 소설 침묵(1966) 연재 소개(1)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일부 신학자들은

하느님은 죽었다.”고 선언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서, 아우슈비츠의 참혹한 현장에서 하느님은

침묵했기 때문입니다.

9·11테러, 이라크전쟁, 중국 쓰촨성 대지진 등

죄 없는 생명이 무참히 죽어갔지만 하느님은 침묵했습니다.

급기야 현대의 영향력 있는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 만들어진 신(2007)’에서 초자연적 창조자가 거의 확실히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적 신앙은 굳어진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하느님의 침묵이 불러온 결과는 무신론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침묵에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인간이 고통을 받을 때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는가결국 인간 고통의 문제는 하느님 이해와 맞닿습니다. 21세기에 상대주의와 다원주의가 성행하며 절대불변의 하느님 진리와 신앙이 흔들리는 듯 했지만 고통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극단적인 한계상황에서 진지하게 하느님의 존재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70~80년대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엔도 슈사쿠의 저서 침묵이 지금 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80년대 신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 우리 신학생들은

수많은 논쟁을 했습니다. 하느님의 진리를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르면서 용감하게 순교해야 한다는 쪽과 신자들이 죽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형식상 배교를 해도 좋다는 쪽이 팽팽히 맞선 적이 있습니다.

젊은 신학생들 중 다수가 순교를 고귀하게 여기는 쪽으로 기울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침묵은 색다른 모습으로 신앙인들의 고뇌를

드러냅니다.

 

 

 

 

 

 

2025-11-23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45)

 

[렉시오 디비나의 조건]

 

지난 시간에 이어서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에 필요한 조건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섯째, 성경독서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단순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단순함을 간직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적인 수행을 통해서 좀 더 마음을 고요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여섯째, 하느님의 말씀에 접근할 때 겸손한 마음이 중요합니다. 지적이고 추론적인 접근 방법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되새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온 마음으로 말씀을 읽고 그 중에 마음에 닿는 한 말씀을 선택하고, 그 말씀을 하루 종일 되새기는 단순하고 영적인 수행을 통해 신자들이 말씀에 다가가도록 인도되어야 합니다. 

 

일곱째, 렉시오 디비나를 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인내와 항구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내심 없이는 우리의 영성생활에서 참된 열매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내와 항구함을 통해 우리는 마침내 성경 말씀의 문자적인 의미를 넘어 깊은 영적인 의미를 깨닫게 되고 말씀과의 인격적인 만남도 가능하게 됩니다. 

 

여덟째, 하느님의 말씀이 일상과 분리되지 않도록 합니다. 즉 일상 안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말씀과 함께 동행 하도록 합니다. 즉 일상의 삶 안에서 말씀과 분리되지 않고 말씀 안에서 살아감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말씀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 될 때 비로소 그 말씀은 우리 삶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됩니다. 

 

아홉째, 본당의 렉시오 디비나 기도 모임에 신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합니다. 말씀에 대한 기도 모임을 통해 신자 개개인의 영적 성숙뿐만 아니라 본당 공동체의 영적 성숙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2025. 11. 9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4)

 

 【렉시오 디비나의 조건】   

 

렉시오 디비나를 수행하려면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신자들 가정의 중심에 십자가와 하느님의 말씀 그리고 촛불을 책상 위에 

놓도록 권합니다. 

 

둘쩨,  신자들은 집이나 성당에서 직접 성경을 매일 찾아보고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주일날 교회에 가면서 항상 성경을 가지고 가며, 일상 

안에서도 말씀을 가까이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이에 반해 가톨릭 신자들은 성경을 

보는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사 참례 할 때 ‘매일미사책’에만 의존하다보니 실제로 성경을 접할 기회를 놓칩니다. 모든 신자들은 성당에 오기 전에 집에서 당일 독서와 복음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미사 시간 전에 일찍 도착하여 당일 ‘매일미사책’ 내용을 읽고 묵상하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성경읽기를 습관화한다면 영적 성숙에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셋째,  고정된 성경독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신자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성경독서를 하는 습관을 권합니다. 성경 말씀을 읽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규칙적인 시간의 봉헌입니다. 바쁜 때 일수록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고 하느님께 이 시간을 봉헌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넷째,  성경독서를 할 때에는 천천히 온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을 때 집중하지 않거나 또는 의미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 재빨리 읽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경우 하느님 말씀을 통해 깊은 영적인 깨달음을 얻는데 어려움이 생깁니다. 성경독서는 오히려 더 천천히 그 의미를 음미하며 온 마음으로 읽어가야 합니다. 성경독서는 마치 시집을 읽는 것과 같이 천천히 소리 내어 읽고 듣는 전인적인 독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독서가 끝날 때는 저마다 마음에 다가오는 한 말씀을 선택하고 그것을 쪽지에 적습니다. 바로 그 말씀을 하루의 영적 양식으로 삼고 일상의 삶으로 가지고 가야 합니다.

 

2025-11-02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2)

 

 【귀고의 렉시오 디비나 해석】   

 

이번 시간에는 앞서 소개한 귀고의 렉시오 디비나 단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이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단계인 「독서」는 영성생활의 초심자들에게 해당되며 성서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여 주의 깊게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듣는 단계입니다. 수도자들에게 있어서 렉시오 디비나 수행은 성서를 머리가 아니라 입술로 읽고, 듣고 반복함으로써 마음으로 새기는 방법이었습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음식의 비유를 들어서 음식을 입에 넣는 것에 비유하였습니다.

 

둘째 단계인 「묵상」은 좀 더 진보한 이들의 단계로서 하느님의 말씀 안에 숨은 진리를 깨닫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정신을 사용하는 능동적인 단계를 말합니다. 이 단계를 귀고는 입에 넣은 음식을 씹어 분해하는 것에 비유하였습니다.

 

셋째 단계인 「기도」는 사랑에 불붙은 자들의 단계로서 ‘악을 버리고 선을 얻기 위해’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께로 향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기의 인식이 하느님의 말씀으로부터 말씀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들어 올려 지게 됩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입에 넣은 음식을 씹어 분해한 후 맛을 느끼는 단계라 하였습니다.

 

넷째 단계인 「관상」은 그것이 갈망하는 참된 보물인 감미로운 관상을 지향하게 됩니다. 여기서 영혼은 자신을 벗어나 하느님께로 높이 올라가 영원한 즐거움과 감미로움을 맛보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쓸모없고 단지 하느님이 내 곁에 현존하시며 내가 그분과 함께 머물러 있음을 느끼는 것 입니다. 귀고는 이 단계를 씹어 분해 된 음식으로 인해 새로운 기쁨을 주는 감미로움 그 자체라고 비유하였습니다.

 

렉시오 디비나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자세는 오늘날 우리가 행하는 독서의 자세와는 다르며 고대 수도원에서는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전(全) 존재로써 행하였습니다.

 

2025-10-19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40)

【렉시오 디비나의 역사】 

 

 렉시오 디비나는 독서의 대상, 방법, 목적을 지닌 단어 ‘렉시오’에 ‘디비나(Divina, 거룩한)’라는 수식어가 붙어 단순한 독서를 뛰어넘는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렉시오’가 독서하는 인간 활동을 함축한다면, ‘디비나’는 그 독서가 초자연적인 활동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독서・묵상・기도로 이루어진 유대교의 전통적인 방법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인 성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습니다.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에는 렉시오 디비나의 주제가 발전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교부들이 성서 독서(lectio)의 방법을 몸소 실천하였는데, 이것은 기도와 하느님 체험을 위한 탁월한 방식으로써 그리스도교 백성 가운데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침 시간에 성서를 묵상하였고, 식사 중에도 성서가 읽혀졌으며, 밤에 잠들기 전에도 다시 공동으로 성서를 읽었습니다.

 

초기 수도자들은 세속, 악마와 육체와 싸우기 위해 세상을 멀리하고 사막의 철저한 고독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3세기 말과 4세기 초에 수도승 운동이 일어났고, 렉시오 디비나는 수세기 동안 주로 수도승들 사이에서 실천되어 왔습니다. 그들은 성서만이 신적 기원을 갖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독서는 철저히 배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렉시오 디비나는 소홀해졌습니다. 특히 클뤼니 수도원에서는 육체노동을 소홀히 하고 전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수도생활의 세 축인 기도・일・렉시오 디비나의 균형을 반감시켰습니다. 

 

11-12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본래의 수도생활로 되돌아가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었습니다. 수도생활에서 기도와 독서 그리고 노동의 조화를 회복하였으며 성서의 학문적 연구를 철저히 반대하였습니다. 중세 수도 전통은 성서에 대한 지적・학문적 접근을 거부하였습니다. 12세기의 시토회는 성서를 대함에 있어 학문적인 연구를 철저히 반대하여 하느님을 향한 내적 여정의 첫 단계로 독서를 체계화하였습니다. 13세기에 대학 수도승들이 출현되면서 전통적 지혜인 렉시오 디비나가 차츰 소멸되어 갔습니다. 특히 스콜라 학문의 영향으로 수도자들은 렉시오 디비나 시간에 온 마음으로 성서 말씀을 되새기며 기도하기보다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질의와 논증을 추구하였습니다. 

 

후세에 이르러 2차 바티칸 공의회(1965)는 교회 전통 안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였던 렉시오 디비나를 재발견하였고, 최근 렉시오 디비나에 대한 글들이 조금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2025-10-05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 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39)

 

【렉시오 디비나(聖讀: 거룩한 독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하느님 말씀(성경)을 문자로서가 아니라 생생한 말씀으로 듣고, 이 말씀이 나 자신 안에 육화되어 나의 삶의 태도를 바꾸고, 더 나아가 하느님과 더 친밀하고 인격적으로 만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은 지식이나 정보의 차원이 아닙니다. 생생히 살아있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대화하며 그 분과 일치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렉시오 디비나는 신앙인에게 매우 중요한 신심행위입니다. 따라서 렉시오 디비나는 세속적 독서나 학문적 탐구 또는 영적 독서나 교리적인 독서와는 전혀 다르며, 더 나아가 성경공부와도 구별됩니다.

 

최근 렉시오 디비나가 영적 독서 중의 하나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렉시오 디비나를 근간으로 성경이 일차 자료이고, 신심서적이 2차 자료이며 영적 독서로 불립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렉시오 디비나의 가치가 재발견되어 성경을 근간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렉시오 디비나의 개념과 역사, 그리고 렉시오 디비나의 구체적 실천 방법 등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렉시오 디비나의 개념】 

 

렉시오 디비나의 어원을 살펴보면 첫째 말인 ‘Lectio’는 ‘lego, legere’ 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라틴어로서 ‘모음’, ‘수집’, ‘강독’, ‘선택’ 등의 다양한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렉시오는 하나의 통합 과정이고, 질서를 잡아가는 과정이며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고 그것이 지닌 내용이나 의미를 생각하는 훈련입니다. 여기서 렉시오 디비나에 관련된 렉시오의 뜻은 ‘독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읽는다는 것 이상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2025. 9. 28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38)

【능동적인 독자가 되자】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해하고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신심 서적을 읽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독서법이 필요합니다. 먼저, 책을 교사로 삼으세요. 책을 읽을 때는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저자를 교사로 생각하고, 저자의 말을 듣고 그와 대화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책과 대화하는 능동적인 독자가 되세요. 수동적인 독자는 책의 주어진 내용 자체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만, 능동적인 독자는 책의 내용에 자신의 사고와 느낌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책의 내용을 수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냅니다. 

 

【능동적인 독자의 신심서적 읽기】 

 

 (1) ‘이 말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와 같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독자와 저자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는 정말 중요합니다. 

 (2)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생각합니다. 언제나 저자가 전달하고자하는 핵심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독자가 능동적인 독자입니다.

 (3)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신심서적은 하느님의 진리를 통해 독자에게 도전을 줄 수 있습니다. 신심서적을 읽고 ‘이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회개하게 되고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4) 삶의 결단을 내립니다. 신심 서적은 항상 독자로 하여금 용기를 가지고 올바른 결단을 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독서의 목적은 분명하게】 

 

책을 왜 읽는지 그 이유와 목적이 뚜렷할 때 그에 걸맞은 신심 서적을 찾아낼 수 있고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목적은 다음의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 : 신학적 정보나 교리의 내용 등이 해당됩니다.

(2) 영감을 얻기 위한 독서 : 성인전이나 그리스도교 소설 등은 영감을 줍니다. 

(3) 교훈을 얻기 위한 독서 :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지혜로운 접근 방법을 알려줍니다. 

(4) 분별력을 얻기 위한 독서 :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면 날카로운 분별력이 생깁니다. 내용이 성경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비판적으로 독서를 해야 합니다. 

(5) 종합적인 독서 : 가장 높은 차원의 독서 방법입니다. 이는 ‘전체를 보는 독서법’으로 하나의 렌즈를 통해 주제를 관찰한 뒤 전체적인 내용을 그릴 줄 아는 독서 능력을 말합니다. 

2025-09-21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본당신부의 독서사목 이야기(37) 

 【신심서적을 읽기 위한 다섯 가지 지침】 

 

 1) 규칙적으로 읽기 위해 시간을 따로 정해야 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3회 이상 15분~20분 정도의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2)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3)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합니다. 

 4) 책을 읽으며 기록(메모)을 남기는 것이 중요

   합니다. 밑줄을 긋고, 책의 여백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메모하면 도움이 됩니다.

 5) 독서 노트(reflective reading notebook)를 가지고 독서를 하면 좋습니다. 기록으로 남긴 성찰은 영적 생활에 자양분을 공급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신심 서적을 읽고 노트한 것을 다시 볼 때 새로운

    영감을 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관해 배우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적독서로 기도하는 방법】 

 

 1) 준비기도(마음준비):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스스로

    묻고 내적인 의지를 점검해 봅니다.

    - 성경이나 영적 독서를 하고 싶은 책을 선정합니다. 

    - 자신의 기도 흐름과 깊이에 따라 하루에 어느

      정도 읽으면서 기도할 수 있는지 양을 미리 가늠

      해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영적 독서를 주로 어느 장소에서 해야 할지 

      살펴봅니다.

    - 독서하는 내용을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2) 실천 (기도)

 3) 여운 살피기: 

    영적 독서의 열매를 일상의 삶과 연결시켜 삶을

    풍성하고 밝게 만들어 갑니다.

   - 하던 독서를 완전히 멈추고, 어떤 체험이 있었는지를

     성찰의 형식으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 분심(잡념)은 어떤 것들이 있었고, 기도의 흐름을

     어떻게 방해했는지를 살핍니다.

   - 영적 독서를 통해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여운으로       느끼면서 생활에서 실천해보도록 노력합니다.

 

2025-09-14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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