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 하나된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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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이지현 [pkifom] 199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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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상 교육관에서 가까운 분의 AFI 서약식에 참석하고자 잠시 명동성당에 들렸다.
평소와 다르게 한껏 몸단장을 하고는 가쁜 마음으로 둘째아이를 안고 지나가다
국보법 철폐를 위한 단식 농성장에서 사랑하는 벗을 보았다.
옆에는 삭발하신 신부님이 지친 몸을 평상에 의지하고 앉아 계셨다.
벗을 만난 반가움에 방방뛰며 좋아하고는,
그리고 내가 하는 말 좀 보라지.
’이따가 전진상으로 와. 뷔페차린다니 점심같이 먹자.’
하느님 맙소사!
사랑하는 너와 나의 생활이 왜 이리도 다르냐.
왜 나는 너의 아픔과 절절함을 느끼지 못하고
왜 너는 나의 기쁨에 낯설어 해야만 할까
삶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되뇌여 보지만,
살아내야 할 너의 몫이 있고 또, 나의 몫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왜
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울고 웃지 못할까
친구야
너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그 시간과 공간이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구나.
그래, 다만 너의 절절한 희망
내 안에 고이 간직하고 있을께.
너와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그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