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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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정성환 [franco2] 199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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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비바람은 천막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범민련과 전국연합 천막은 그래도 든든하게 서 있었다.
그러나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막은 비가 세고 바람에 날려 곧 쓰러질 지경이다.
천정연 천막은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어제 밤에 무서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쳐 천막을 주저 앉혀 버린것이다.
천막을 둘러보고 있는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국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지금 천막 앞에 와 있는데 그곳으로 올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러겠다고 한다.
곧 사무국장과 2명의 천정연 사람이 왔다.
먼저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막을 튼튼하게 묶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조취를 취하고 나서 천정연 천막을 일단 걷고 비바람이 걷히면 다시 치자고 했다.
그러나 천정연 천막은 휘어지고 부러져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 하는 수 없이 비가 그칠 때까지 그대로 두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휘어져 뼈대만 앙상한체 놓아 두었다.
조취를 취하고 성당마당을 지나는데 문규현 신부님과 마주쳤다. 인사를 건내자 아주 작아지고 초췌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답례를 한다. 아주 검은 얼굴에 흰 이가 드러나게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소년의 모습으로 너무도 환하게 빛나고 있다. 벌써 14일째다. 이제부터는 정말 몸을 돌보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문화관 소성당에서는 20:00부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격려자와 지지자들과 함께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단식 기도회의 일환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몸은 비록 지처보이고 힘들어 보여도 하는 말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이 비바람도 빨리 걷히고, 사제단의 건강도 빨리 되찾아 기쁨으로 결실을 맺는 가을이엇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