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기능과 직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모델로 삼는 예수님은 어떤 삶을 살았나’에 대한 답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①예수께서는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가르치던 박제화된 신관(神觀), 형식적 신앙을 거부하고 살아있는 하느님 기쁜 소식(복음)을 전하셨습니다.(예언직 수행) ②예수께서는 몸소 기도생활, 거룩한 생활로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보여주셨고, 돌아가실 때에는 스스로 완전한 제사를 봉헌하셨습니다.(제사장, 사제직 수행) ③당신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겸손되어 봉사하심으로써 자유를 가져다주고 행복을 심는 역할을 수행하셨습니다(봉사직 수행)

예수께서는 당신이 손수 보여주신 이세가지 사명을 교회에 맡겼고, 교회는 이 임무를 2000년 동안 수행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교회의 역할은 우리 교회의 정체성을 반성해 보는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1) 예언직(교도권 : 예언자적 기능-앞서 비전을 선포하는 기능)

구원의 진리,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사명은 초대교회뿐 아니라 지금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가령 "구원이 무엇이냐? 해방이 무어냐"라는 질문에 우리의 시대상황에 맞는 하느님의 뜻을 해석해 주고 백성들을 일깨워주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교회는 한걸음씩 앞서 나가면서 시대의 요구(시대적 징표)를 알아야 하는 것이고 이에 적절한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론 ’말(言)’과 ’행동(行)’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즉 지금의 현실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언어화’의 능력, 그리고 진리의 등불을 앞세우고 세상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인 것입니다.

(2) 사제직 (사제권 : 제사적 기능-성사를 통한 성화활동)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 중의 하나는 "우리가 완전하신 아버지를 본받게 하려는 것"(마태 5,48)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을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해주시는 제사장(사제)이라고 합니다.

또 예수께서는 당신의 이 사제직을 후계자에게 계승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물려주신 이 사제직은 ①신품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특별 사제직’과 ②일상생활 중에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생활을 증거하는 ’평신도 사제직’(일반 사제직)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기도 합니다.

(3) 봉사직(사목권 : 봉사적 기능)

교회는 자기 목숨을 다하여 하느님과 모든 백성을 위해 봉사해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섬김’의 자세, ’왕’이 아닌 ’복자’로서 봉사해야 할 임무가 있는 것입니다.

- 1999년 11월 21일 평화신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