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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인사이더

123 최용혁 [bezart] 2002-07-22

 

전체 평가 : ★★★★★

 

내일 여름 신앙학교에서 수영장에 갈 예정이라

대충 일마치고 영화보며 자려고 케이블 영화 채널을 틀었습니다.

그러다가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감격해 이렇게 당장 글을 올리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보다가 시작한지 조금 지난 뒤

좋아하는 배우, 러셀 크로우가 나오길래 그냥 계속 보다가

어느 순간 TV 화면 가까이에 붙어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이 게시판에서 별 다섯 개 붙인 영화가 있던가요?

근래 들어 너무 완벽한 영화를 봤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 얘기를 시작할까요?

이 영화는 담배 회사에 다니던 한 중역 간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과학자였는데

회사에서 중독성이 강한 유독물질을 담배에 첨가한다는 걸 알고서

그 사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합니다.

우리 말로는 양심선언인 것이죠.

그런데 이 과정이 어떠하리란 건 다 상상하시겠지요?

그는 갖은 협박에 시달리며 그 와중에 가족마저 잃습니다.

 

이 영화의 주요 모티브는 7대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개인이 과연 정의를 말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과거 독재 정권이 권력의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거대 자본이 바로 그 권력의 핵심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는 악을 밥먹듯 저지르고

개인의 인권은 휴지조각 버리듯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온갖 협박으로 진실을 막으려 하지만

결국 정의는 승리하여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납니다.

 

영화니까 그렇다고 하시겠지요?

죄송합니다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 언론사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비판하는 감독이나

이런 영화를 만들게 한 제작자의 용기가 대단합니다.

하기야 양심선언을 한 주인공보다는 못하지만...

 

러셀 크로우는 그 주인공을 맡았는데 할 말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뷰티풀 마인드>의 캐릭터가 약간 비치긴 하는데

그의 연기는 정말 사람 애간장 녹이게 합니다. 엑셀런트입니다.

이 영화에서 꽤 살쪄보이던데

1년 뒤 그는 날씬한 몸매로 <글래디에이터>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년 뒤 뚱뚱한 몸매로 <뷰티풀 마인드>를 찍었습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 열받게 하지요. ^^

러셀 크로우와 쌍벽을 이루는 게 바로 알 파치노입니다.

알 파치노는 이 사건을 폭로하는 TV 프로의 PD로 연기하는데

그 역시 외압에 의해 러셀과 같은 난관에 처하게 됩니다.

알 파치노의 연기 역시 오래 전 <대부>에서 검증되었으니

이 둘의 연기만 봐도 미치는 것이죠.

거기다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다니며 찍는 촬영 기법,

(이걸 전문 용어로 뭐라 하던데 기억이 잘 안나고)

바로 이 기법 때문에 영화 전체가 굉장한 현장감을 줍니다.

시나리오 역시 적절한 긴장과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걸 버무린 감독의 연출 솜씨도 참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꼭 보십시오.

전 DVD 사야겠습니다.

(단 코믹 멜로나 단순 액션을 좋아하는 분은 피하십시오.

피곤하기만 할 겁니다.)

 

이 영화와 비슷한 부류의 영화가 1년 뒤 개봉했지요.

바로 <에린 브로코비치>입니다.

이 영화로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여배우입니다.)는

아카데미를 거머쥐었습니다.

실상 <인사이더> 때문에 이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각광은 <에린~>이 더 받았습니다. 그게 좀 아쉽습니다.

그런데 재미 자체는 <에린~>이 더 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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