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눔
-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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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상민 [gnre206] 200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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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
(이한규)
< 전략 >
겸손은 행복의 필수요건입니다. 우리는 배울수록, 얻을수록, 높아질수록 더욱
겸손해야 행복을 잃지 않습니다. 그런데 혼자 겸손하게 허리를 낮춘다고 진짜 겸
손한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겸손이 진짜 겸손이 되려면 나의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것을 없는 사람, 불행한 사람, 소
외된 사람과 구체적으로 나누려고 할 때 그것이 적극적인 의미의 겸손이요, 그런
겸손한 리더가 많아야 우리 사회는 더욱 소망이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어떤 장학생 시험의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역사의 발전에 다수의 군중과 소수의 엘리트 중 누가
더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잠깐 고민하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
게 면접관들 앞에서 대답했습니다. "다수의 공동체 위에 소수의 엘리뜨가 있기
때문에 다수와 소수 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
니 회색분자처럼 대답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대답은 사실상 하나마나한 대답이었
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면접관은 자기 의견이 확실한 사람을 좋아할 것 같았습
니다. 결국 저는 회색분자처럼 대답을 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떨어
졌습니다.
그후 저는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면서 "그때 이렇게 대답할 걸..."하고 아쉬워합니
다. "면접관님! 저는 면접관님의 질문에서 엘리뜨와 리더의 개념을 구분하고 싶습
니다. 엘리뜨는 벼락치기나 당일치기나 고액과외 등을 해서도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리더는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의 숙성을 통해 된다
고 봅니다. 그래서 순발력 있는 엘리뜨 의식을 가진 사람은 약한 사람과 대중을
우습게 봐서 전체 공동체의 조화를 깨뜨리고, 결국 인류 역사를 후퇴시키는 길로
가지만 숙성한 리더는 겸손함을 갖추고 있어서 대중과 같이 호흡하는 길을 찾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인류의 발전에 가장 공헌을 한 사람은 겸손한 리
더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리더는 반드시 사람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오만한 자리
에 서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자녀들이 복 받기를 원
하십니까? 그러면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겸손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어제 은혜가 낮에 친구들을 초청했는데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
다. "아빠! 우린 언제 아파트로 이사가요? 버스가 많이 다녀서 이곳은 시끄러운
데...." 제가 말했습니다. "은혜야! 아빠는 목사님이니까 돈이 없어! 아빠가 돈 없
이 그냥 목사님 할까? 아니면 목사님 하지 말고 돈을 많이 벌까?" 은혜가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목사님 하세요."라고 대답하기에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은혜
야! 너는 앞으로 작은 집에서 월세 사는 친구들에게는 더 잘해줘야 돼!"
우리는 기회가 있는 대로 자녀들에게 겸손함과 이웃 사랑을 가르쳐야 합니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체육 선생님이 체육시간에 쓸 나무 하나를
학생들에게 구해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난하고 모든 일에 뒤쳐지는 한 학생
이 나뭇가지 하나를 구해왔는데 그가 나무를 만지니까 한 학생이 "야! 더러워! 만
지지 마!"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체육 선생님이 참지 못하고 그 학생
의 뺨을 때리며 말했습니다. "못된 자식! 아무리 가난해도 그 애의 인격을 그렇게
무시하면 되냐!"
우리는 자녀들을 오만하고 못된 자식으로 키워서는 절대 안됩니다. 친구를 무
시하는 자녀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무엇일까요? 희
망이 없는 사람에게 길을 열어주려는 일이 아닐까요?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나눔
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