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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4년 11월 22일 (금)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하계동 메아리
"고통과 죽음, 축복으로 ..." __하계동 메아리 696호

21 고창록 [peterkauh] 2006-02-04

 

[연중 제5주일]

  

고통과 죽음, 축복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욥 7,1-4,6-7 / 1코린 9,16-19.22-23 / 마르 1,29-39

 

한없는 세속의 고역 속에서 한탄하는 욥(제1독서), 분골쇄신 복음을 전파하는 바오로 사도(제2독서), 병마를 치유하며 기도하시는 예수님(복음)! 우리는 오늘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요?


불행의 상징이며, 때로는 하느님의 징벌이라며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질병과 고통은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겐 이제 더 이상 불행이 아닙니다. 믿음을 통해 고통과 질병이 오히려 축복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되는 신비를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자신이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따돌림 받는 고통 속의 사람들과 함께 하셨고 치유의 기적을 통해 믿음의 보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십니다.

그리스도의 사도인 우리는 굳이 병고와 마귀에 시달리지는 않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요? 괴팍한 성격자라고 하여 신앙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형제자매들을 방치하고 오히려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은 바로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시며 지극한 사랑으로 친히 우리 인간의 고통과 함께 하심을 일깨워 주심일 것입니다. 또한 기적을 실행하시는 중에도 끊임없이 기도하시고 새로운 직무를 찾아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은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기도와 함께 봉사를 통해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끝없이 계속되는 죽음 또한 믿는 이에게는 슬픔을 넘어 하느님 나라에서

영생을 누리는 관문임을 부활 신앙을 통해 일깨워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환자이며 죄인입니다.

자신의 육신이 온전하다고 믿는 사람 중에 마음이 병들거나 생활이 부패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죄의 악습에서 여전히 뉘우칠 줄을 모르고 헛되게 살아가는 가련한 인생들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 병고에 시달리는 우리 모두를 예수님께서 항상 찾아 나서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길 잃은 양들을 찾아 나서시는 것이 그분의 임무입니다. 뿐만 아니라 병자나 죄인들인 우리 스스로 당신을 찾아 주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 속에서는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죄가 없으며 또한 치유되지 못할 병이 없습니다. 이것이 기쁜 소식이며, 복음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예수님께 나아갑시다. 그분 앞에 나아가 자신을 송두리째 고합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놀라운 은총으로 맞아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말끔히 치유해 주실 것입니다.

 

[전례와 교리 ]

진솔한 믿음과 간청에 응답하시는 주님!

(다음 주 : 연중 제6주일)

 

 

예수님 시대에 나병은 ‘불결함’과 ‘사회적 소외’를 상징합니다. 그 자체의 고통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단절과 사회적, 종교적 소외를 가져오는 병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환경에 불구하고 오늘 복음에서 나환자는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간청합니다.

이런 행동은 당시의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나병환자의 그러한 행동은 법을 어기는 행동일 뿐 아니라 많은 이들로부터 질시와 핍박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며, 어쩌면 사람들에게 돌을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나환자는 당시의 규정도,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도 헤아리지 않고 예수님 앞에 나섭니다. 병을 치유하겠다는 강렬한 희망과 예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그리고 그분께 대한 철저한 의탁의 정신입니다.

아마 이러한 나환자의 행동이 오늘의 기적을 가져오는 원동력이었을 것입니다. 즉 기적은 순전히 하느님만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기도 하기에, 비록 보잘 것 없지만 인간의 협력이 있을 때만 하느님의 기적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더 흥미로운 사실은 나환자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입니다. 그분은 능력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시기에 말씀 한마디로 나병을 치유할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말씀으로만 나환자를 치유하신 것이 아니라 손을 갖다 대시며 나병을 고쳐주십니다.

나환우와의 접촉이 법으로 금지된 시대요,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염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나환우를 손으로 어루만지시는 것입니다(민수기 12,9 이하와 열왕기 하권 5,1 이하를 보면 알겠지만 모세와 엘리야도 나병을 치유했지만 접촉을 하지는 않았습니다)이와같은 예수님의 행동은 먼저 당시 병자에 대해 일반인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촉구하시면서 병자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어루만지고 감싸 안아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보여줍니다. 즉, 예수님은 손을 대는 행위로써 가장 따돌림 받는 나환자에게 지극한 사랑과 친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관습을 뛰어넘는 신뢰에 찬 나환자의 애원(발상의 전환)」에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과 친교의 응답이 기적을 만들고 있습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진정한 구원의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원이란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지만 우리가 주변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신앙의 본질 안에서 진솔하게 주님께 간구하며 나아갈 때 기적처럼 이루어질 수 있음을!

 

 

[구역과 본당 소식 ]

 

기도를 모읍시다 : 이 수산나, 강 라파엘을 위해!

 

라파엘 어머니로부터의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강민규 라파엘 엄마 리나입니다.

조금 전 병원에 신부님, 수녀님, 구역장님이 오셔서 라파엘과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20년 전에 신부님이 서품을 받으실 때 이경재 신부님이 주셨다는 십자가를 민규 라파엘 손에 꼭 쥐어주고 가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민규는 이 선물을 손에 꼭 쥐고 놓지 않고 있네요. 민규의 소원을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원을 꼭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민규가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땐 주님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한없이 미워서 한없이 울었지만 울음이 그친 후 내 손에 쥐어 있는 건 항상 묵주였습니다.

제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을 하나 터득했지요. “상황을 못 바꾸면 생각을 바꿔라”입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나약한 인간이라 지금 이 고통이 저에게는 너무 힘들고 버겁지만, 분명히 주님의 무슨 뜻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력으로 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으면서 주위의 죽음을 많이 봅니다. 그때마다 삶의 소중함을 알기에 한 순간도 소홀히 보낼 수가 없네요. 내가 살아 있어서 정말 좋은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이웃과 같이함입니다. 민규의 치료가 종료되면 지금 제가 받은 이 사랑을 꼭 다시 어떤 이에게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민규가 완치되어서 저랑 같이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민규 라파엘을 살려 주시면 라파엘이 해야 할 몫이 남아 있기 때문이고 하늘이 너무 사랑해 민규 라파엘을 데려가시면 내 삶이 끝난 어느 날 왜 주님이 민규를 지금 데려갈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겠지요.

민규 라파엘이 다음 달에는 이식을 할 예정이에요. 이식을 하기 위해 그 힘든 항암치료를 7~8개월 했습니다. 이식을 잘 받고 새 생명을 얻었으면 합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음이 따뜻하고 소중한 이웃이 얼마나 많은지 민규가 주님의 사랑을 얼마나 많이 받은 아이인지 살면서 느꼈으면 합니다. 민규가 치료 잘 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민규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본당의 이남순 수산나 자매님(로사리로의 모후 최광식 베드로 형제님의 부인)을 위해 우리 모두의 기도를 모읍시다.

그 외에도 병고의 시련 속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며 모든 것을 봉헌하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모두 기도를 모읍시다.

 

 


 

선교를 위한 기도

 


‘만민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라!’ 명하신 주님,

말씀의 빛으로 이 땅을 비추시고

순교자들의 신앙 위에

한국교회를 세워주셨으니 감사하나이다.


그러나 저희들은

기도와 희생과 열성이 부족하여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당신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간구하오니

박해의 칼날 아래서도

옹기를 지고 묵주알을 굴리며 복음을 전파하신

순교선열들의 열정을 본받게 하소서.


또한 저희의 마음을

성령으로 불타오르게 하시어

저희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진리이며 생명이신 주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언제 어디서나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선포하는

복음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삼천리 방방곡곡에

주님의 말씀이 메아리치며,

온 백성이 주님을 흠숭하고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천주의 성모님,

○ 전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한국의 모든 성인들이여,

○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영적 먹거리]


 

오늘의 묵상

 


•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을 위한 그 기적들을.

  주님께서는 목마른 이에게 물을 먹이시고,

  배고픈 이를 좋은 것으로 채우셨도다.”

   잠언 3,27-28

 

 

 

 

 

❍ 세상은 무엇을 찾는가 ❍


"초나라의 왕이 허리가 가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에 궁중의 여인들 중 굶어죽는 수가 허다했다(楚 王 好細腰 宮中女 多餓死)"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마도 오늘 우리의 세태를 대변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세태는 신비적 존재에 기초한 상징적 우주관을 물질적 우주관으로 바꿔놓고 있다. 상대적 가치성의 다원화 현상이 가져오는  혼란으로부터 절대적 가치인 신의 명령으로서의 도덕적 창의력과 책임의식과의 조화를 모색해야할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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