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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4년 11월 22일 (금)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하계동 메아리
"어머니의 눈물" -- [하계동 메아리 제 711호]

36 고창록 [peterkauh] 2006-05-24

 

[부활 제5주일 ]                                     

                                                             모든 소원을 성취하려면…

 

제1독서 사도 9,26-31  “교회는 온 지방에서 평화를 누리며 굳건히 세워지고…”

제2독서 1요한 3,18-24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무르고…”

복   음 요한 15,1-8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구약의 에제키엘서(15장 17장)를 보면 하느님께서는 포도나무를 심어 포도 열매가 열기를 기대했는데 머루나 들 포도의 열매가 웬일이냐고 한탄하십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기대하시는 은총과 사랑의 열매는 맺지 않고 배신과 죄악의 열매만을 맺은 것을 한탄하시는 말씀입니다. 원래 성서의 비유대로 이스라엘은 자체가 포도밭이요 하느님은 포도밭 주인이셨습니다(예레 2,21; 이사 5,1; 호세 10,1; 에제 15,1∼8 등). 이스라엘은 바로 하느님께서 구원의 소망을 이루고자 하신 선택받은 백성이었던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이라는 포도나무는 배신의 포도나무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정성을 쏟으셨지만 기대했던 포도 열매는 맺지 못했습니다. 겉보기만 무성했지 결실이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수백 년 동안의 기대와 사랑의 결과는 계속되는 배반이었고 그들을 깨우치려 했던 예언자들까지 박해하고 배척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하느님의 포도나무이기를 거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단 한 번도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채찍 가운데는 항상 더 깊은 사랑이 담겨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 자신이야말로 새로운 포도나무라는 사실을 선언하십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그러시면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그 가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바로 우리에게 포도의 열매를 기대하십니다. 우리가 새로운 이스라엘이며 하느님의 꿈과 미래가 담긴 백성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요한 15,4).

  얼마나 고마우신 말씀이며 얼마나 지극한 애정입니까! 얼마나 사랑하시면 우리가 당신과 늘 함께 있기를 원하시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알고 그분과 함께 사는 길, 이웃 사랑의 길을 실천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말씀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분과 함께 있어야 된다고 해서 항상 성전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든가 십자가 고상을 몸에 걸고 다니라는 것이 아니며 상본이나 묵주를 옷에 지니고 다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아가페의 사랑에 있어서 공간과 거리와 형식은 절대적 의미를 갖지 않듯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분의 말씀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분과의 영적인 교감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일터에 있든, 가정에 있든 병상에 있든 어디에 있든 우리의 마음이 그분을 향해 열려있는 한 우리는 그분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일치를 이루는 것이며 그것은 즉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최고의 비결은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안 되는 것이 성취될 수 있습니다. 오늘 2독서에서는 그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가 양심이 떳떳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구하든지 하느님께로부터 다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요한15,7)

 

[전례와 교리 ]

1. 성모 성월의 의미

 

성월(聖月)이란 1년 중 어느 달을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성인께 봉헌하여 특별한 전구와 은혜를 청하며 신자들이 모범을 따르도록 가톨릭 교회가 지정한 달을 말한다. 주로 축일과 연관되어 제정되며 한 달 동안 특별한 지향을 갖고 기도하며 적절한 신심 행사를 갖는다.

교회는 5월을 성모성월로 정해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고 그분의 모범을 모든 신자들이 따르도록 하였다. 그럼으로써 모든 신자들이 성모님을 따라 자신을 더 온전히 그리스도께 봉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성모성월이 되면 교구와 본당에서는 성모의 밤 등 성모님과 관계된 여러 신심 행사를 거행 한다.

1년 중 성모님과 연결된 성월이 5월 성모 성월과 10월 묵주기도 성월 둘이 있다. 묵주기도 성월은 10월 7일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과 연결되어 제정되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을 성모 성월로 기념하는 것은 성모님과 관련된 특별한 축일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하와를 통하여 죽음이 왔지만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이 왔고, 또 성모님은 모든 산 이들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2. 성모성월을 맞는 신앙인의 자세

 

  성모님은 일생을 수많은 고통 속에서 지내셨다. 죽음의 위험까지 감수한 출생에서부터 십자가상의 아들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순간까지 한 어머니로서 아들의 고통에서 잠시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고통을 통해 정화되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 역사에 온전히 봉헌하실 수 있었다. 성모님의 이같은 봉헌은 수많은 믿는 이들을 위한 충분한 밑거름이 되었다. 만물이 푸르름을 한껏 뽐내는 아름다운 계절 5월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결코 화려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았던 성모님의 생애를 묵상하고 그분의 모범을 따라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우리는 계절의 황홀함에만 잠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묻혀 있는 성모님의 고통과 순명의 삶을 나의 삶 안에서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찰은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더없이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동시에 이웃을 신앙의 여정으로 초대하는데 있어서도 부족하지 않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월 한 달, 특별히 성모님을 본받아 그리스도와 또다른 그리스도인 이웃을 위해 우리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풍성한 여름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영적 먹거리: 어머니의 달에 읊어보는 시 두 편 ]



어머니

 

 김경희


 

아프면 떠올리는

하늘이 있다


목마른 이에게

청신한 아침처럼


지치면 누워도 좋은

잔디밭이 있다


햇빛 하나 넘겨주고

대신 젖어있는

행복한 그림자가 있다.

 

 

어머니 눈물

박목월


회초리를 들긴 하셨지만

차마 종아리를 때리시진 못하고


노려보시는 

당신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


와락 울며 어머니께 용서를 빌면

꼭 껴안으시던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너무나 힘찬 당신의 포옹


바른 길

곧게 걸어가리라 

울며 뉘우치며 다짐했지만

또다시 당신을 울리게 하는


어머니 눈에

채찍보다 두려운 눈물


두 줄기 볼에 아롱지는

흔들리는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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