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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 대축일

124 김인권 [93kik] 2003-07-11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 대축일

 

오늘은 한국 최초로 사제로 서품되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경축하는 날이며, 그래서, 한국에 있는 모든 성직자들의 수호자가 되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또한 우리 본당 의 주보 성인이신 김대건 신부님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21년 8월 21일 충청도 솔뫼에서 태어나 1836년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중국 마카오로 건너가십니다. 15세의 어린 나이에, 항상 부모가 필요하고, 그리운 나이에 아직은 부모의 그늘 안에서 성장해야 할 그 나이에 이국땅에서 하느님을 향한 그 작은 열망으로 모든 시련을 이겨내십니다. 그리고 드디어 1845년 8월 17일에 사제로 서품되어 그 이듬해인 6월 귀국하여 사목 활동을 하십니다.

어렵게 어렵게 우리나라로 들어오신 것도 고생인데, 들어오셔서는 6개월 동안 온 열정을 다해 사목활동을 하시고, 포졸에게 잡혀 한강 백사장(새남터)에서 1846년 10월 16일에 참수 치명을 당하십니다.

그때가 26살이었다고 합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짧은 기간동안의 사제 생활이셨지만 밤낮을 가리지않고 목숨을 다해 복음 선포를 하셨습니다...

그분의 이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이렇게 편안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즉, 김대건 신부님의 하느님께 대한 열정적인 사랑을 우리는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본당의 주보성인이 바로 그런 김대건 신부님이십니다. 그러니 바로 우리도 주님께 대한 그런 열정적인 모습으로 살기를 초대 받은 것입니다.

 

태어나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떠나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 말은 얼만큼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일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비록 26년이라는 짧은 인생을 사셨지만, 하느님안에서 풍요롭고, 의미있는 인생을 사신 분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위해 자신의 온 일생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오늘 대축일 지내며, 또한 사제로서 살아온 1년을 돌이켜 봅니다. 말을 꺼내는 자체가 부끄럽지만, 그간의 사제로서의 생활 특별히 하느님의 은총과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 배려가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사제로서 1년을 잘 살아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별히 그 중에서도 아버지 신부님께서 세상을 떠나심이....

그래서 그런지 여러 가지 제게 사제로서 사는데 도움이 되라고 들려 주셨던 말씀이나, 아버지 신부님의 아픔들을 이야기 해 주신 것이 더 많이 기억납니다. 사제로서 힘들고 괴롭고, 외로우셨던 일들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특별히 어느 신부님의 시를 인용해서, 한국 성직자의 수호자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하여 모든 신부님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신부란 이래 저래 욕을 먹어가며 살아야 하는가 보다.

강론을 길게 하면 성인군자 같다 하여 야단이고,

짧게 하면 준비하지 않았다 야단이다.

 

목소리를 높이면 강론 시간에 야단 친다 불평이고,

은근한 목소리로 강론 하면 못 알아듣겠다 불평이다.

 

화를 내고 야단을 치면 무슨 신부가 저따위냐 쑥덕거리고,

화를 내지 않으면 얕보고 그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늘 집에 있으면 가정방문 하지 않는다 비난하고,

가정방문 하느라 사제관을 비우면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 비난한다.

 

희사금을 내라하면 신부가 돈만 밝힌다 야단이고,

그래서 아무소리도 하지 않으면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 야단이다.

 

고해성사 때 친절하게 지도하면 너무 길게 훈계한다 짜증내고,

간단하게 짧게 하면 성사 주길 싫어하는 신부라고 못박는다.

 

차를 굴리면 세속적 인물이 되어간다 비난하고,

그렇지 않으면 융통성이 없는 신부라고 비난한다.

 

성당이나 사제관을 수리하기 시작하면 돈 낭비한다 야단이고,

그냥 두면 망가져 가는 성당을 그냥 내 버려둔다고 야단이다.

 

신부가 젊으면 경험이 없다하여 훈계하려 들고,

늙었으면 어서 빨리 은퇴하라 야단이다.

 

어느 여자와 웃으며 이야기 하면 그 여자만 좋아한다고 야단이고,

무뚝뚝하게 그냥 이야기하면 재미없는 신부라고 평한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모두가 아는 척 하고 인사 하지만,

죽으면 아무도 그를 위해 울어주지 않는다.

이것이 사제의 외로운 인생인가 보다.

 

 

 

 

또한 이 시는 비단 사제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표현하지 못하는 아픈 마음들을 기억하며, 서로 이해해 주고, 감싸안아 줄 수 있는 열린 마음, 따뜻한 마음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그것이 그리스도를 통한 사랑의 공동체, 교회가 지녀야할 진정한 모습임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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