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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6일 (금)부활 제4주간 금요일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신부님강론
연중 17주일 (가해)

190 양권식 [ysimeon] 2008-07-26

연중 17주일 (가해)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연중 17주일입니다.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난 연중 15주일 복음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비유 말씀을 계속 듣고 있습니다. 연중 15주일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연중 16주일의 밀과 가라지의 비유. 오늘 연중 17주일의 복음 말씀은 밭에 묻힌 보물에 관한 비유입니다.
이 비유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즉 하느님 나라가 따로 어느 한 곳에, 공간적으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내재한다는 것입니다. 죽어서 가는 고급 아파트나 전원주택과 같은 천국이 아니라 땀을 흘리며 노력해야 하는 밭, 삶의 현장이 하느님 나라로 존재합니다.
참된 지혜란 곧 이와 같은 우리의 삶의 현실에서 어떻게 하느님 나라를 깨닫고 느끼며 사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천국이란 고통은 없고 늘 행복만이 있는 곳이 아니라 고통과 행복이 더불어 있는 곳이 사실은 천국입니다. 고통과 행복이 교차하는 곳에서 참다운 인간성이 성숙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간다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처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참다운 인간,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솝 우화나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전해 주는 구원관과 내세관을 우리는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참다운 인간,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무엇인가를 찾는 종교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죽은 다음에나 가는 상선벌악의 천국이나 길흉화복을 비는 기복적인 신앙관은 탈피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 한 아버지와 세 아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 아버지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답니다. 이제 나이가 많아져 세 아들을 불러 놓고 유언을 했답니다. “이제 내가 죽을 날이 가까워서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유언을 하니 명심하여 들어 다오. 가 그 동안 너희를 위하여 모든 재산을 셋으로 나누어 너희 삼형제에게 물려준다. 각자 밭 속을 파서 그 재산을 찾아내어 요긴하게 쓰며 살아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세 아들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밭에 나가 땅을 파기 시작하였답니다. 매일 부지런히 팠는데도 첫해에는 유산이 들어 있는 항아리를 찾지 못하였답니다. 그 이듬해도 세 형제는 꾸준히 밭을 팠는데도 유산을 발견하지 못했답니다. 삼 년째가 되었는데도 유산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그런 동안 그 밭은 비옥한 토지가 되어 온갖 곡식이 풍성하게 자라나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답니다. 이에 제일 큰형이 아버지의 뜻을 먼저 깨닫고 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답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부지런히 제 손으로 노력하며 생활하는 법을 깨우쳐 주시기 위하여 그와 같은 유언을 하신 것이 틀림없다. 재산을 많이 남기셔서 우리가 게으른 생활을 하게 되는 것보다도 우리를 사람답게 살도록 가르쳐 주시려고 지혜로우신 아버지께서 일하는 법을 일러주신 것이다. 다같이 아버지께 감사 드리자.”
천국과 지옥에 관한 여러 가지 비유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지옥 구경을 갔는데 사람들이 모두 긴 젓가락을 들고 자기 앞에 놓인 음식을 먹으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젓가락이 너무 길어서 음식이 입안에 넣어지지 않아 모두 허기져 있는 모습이었답니다. 또 이 사람이 천국 구경을 갔는데 천국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긴 젓가락을 가지고 음식을 먹더랍니다. 그런데 지옥과 다른 것은 젓가락이 기니까 자기 젓가락으로 자기가 먹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보고 앉아 앞에 있는 사람의 입에 넣어 주고 앞에 있는 사람은 그 앞에 있는 사람을 먹여 주어 음식을 맛있게 먹더라는 것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젓가락 차이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음을 알려주는 비유 이야기입니다.
교부 락탄씨우스는 하느님의 가르침이란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참된 지혜는 하느님께 드릴 의무와 인간에게 해야 할 의무를 아는 데 있다. 우리가 하느님께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공경이며, 이웃에게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나눔이다. 공경의 예와 나눔의 의를 실천하는 일이 곧 가장 인간다운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발견할 수 있고 발견하여야 할 천국은 섬김과 나눔이 이루어지는 공동체인 것입니다. 즉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이 모든 것을 바쳐 얻어야 할 밭 속에 묻힌 보물인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 학자는 마치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낡은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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