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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5월 17일 (금)부활 제7주간 금요일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주님 말씀
04-23 부활대축일

138 서정숙 [lia1004] 2000-04-23

 

 

<말씀-예수께서는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또는 마르 16,1-7>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 주었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 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곧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그들은 그 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부활 메시지>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히브 13,8)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구세주 강생 2000년 대희년이라는 특별한 해에,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사랑, 평화와

기쁨이

형제 자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기를 빕니다. 또한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자비로우신 주님의

손길이 두루 미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남북으로 분단된 채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이 주님의 은총으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하나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기원합니다.

 

 

1. 부활은 악에 대한 사랑의 승리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셨던 예수께서는 이 세상의

악한 세력에게 십자가상의 죽음을 당하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께 "이스라엘을 구원해주실 분이라는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루가

24,21).

그러나 그분의 무고한 죽음은 제자들에게서 이 같은 희망을 모두

앗아갔습니다.

제자들은 극도의 비탄과 좌절을 안고 예루살렘을 떠나 갈릴래아로

달아났습니다

(마르 16,12 참조).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는커녕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경우를, 우리는 인류 역사 안에서 많이 볼

있습니다. 정의보다는 불의가 승리하고, 사랑보다는 미움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죽으신 지 사흘만에 부활하시어 제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분의 삶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엄한 선포입니다. 부활은 거짓에 대한 진실의 승리요, 불의에

대한 정의의 승리입니다. 또한 악에 대한 선의 승리요, 미움에 대한 사랑의

승리입니다. 예수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던 연약한

인간의 조건에서 벗어나셨습니다. 이제 주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머물러

계시면서 진리가 무엇인지 밝혀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히브 13,8).

 

 

2.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부활하신 주님인 그리스도를 만나고 나서 제자들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미움과 불의를 조장하는 악의

세력에 무릎 꿇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엄청난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증인이 된 제자들은 예수께 대한 신앙 안에서

나눔과

섬김의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사도 2,43-47 참조). 나아가서

제자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들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은총과

수많은

신앙의 증거자들을 통하여 마음 안에 부활 신앙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의 또 다른 증인이 되어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을 이렇게

알려주셨습

니다. "내가 그대들을 사랑한 것처럼 그대들도 서로 사랑하시오. 벗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사랑을 지닌 사람은 없습니다"(요한 15,12-13).

우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위에 있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또 다른 그리스도로 여겨

가진

것을 나누고 섬김으로써 우리는 영원한 진리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마태 25,31-46 참조).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 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셨습니다"(에페 2,14). 예수께서는 세상의 불의와 폭력에

희생당하

셨지만, 부활을 통해 진정한 화해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통해 우리는 인간적인 폭력과 불의를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길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폭력으로 얼룩진 역사 속에서도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희망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3. 공동선을 위한 정치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새로운 천년기를 맞이하여 우리 국민들은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 정치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4·13 총선거를

통하여 국회의원을 새로 선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선거에서

각 정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올바로 제시하지 못한 채, 상호비방을

일삼고 지역감정을 부추겼습니다. 이로 인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과

불신이 더욱 팽배해졌습니다.

   새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모든 정치인들이 하느님의 소리인

양심을

따라 정직하고 올바로 살 때, 비로소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다시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

전체의 공동선을 위해 일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어야 합니다.

   "정치는 공동선을 위해서 존재하고, 공동선 안에서 정당화되고 그 의의를

발견하며, 공동선에서 비로소 고유한 권리를 얻게 됩니다"(사목헌장, 74항).

이제 우리 국민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올바른 정치에 기초한 풍요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4.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하여

   그 동안 우리 민족은 불행하게도 남북으로 갈라져 대립과 갈등, 적대와

증오로 점철된 채 살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분단 이후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대희년 6월에 이루어지는 남북 정상회담이 결코 우연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작용하는 듯합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되기를 바라는 교회는 우리 민족사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정상회담을 환영하며 알찬 결실이 맺어지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열리게 될 남북의 여러 회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먼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역간 계층간의 장벽을 뛰어 넘어 하나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린 우리 민족이 서로간의 담을 헐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와 인내심을 가지고 자주 만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부활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기도하고

용서하며

나눔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서울대교구장이면서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녘의 형제 자매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일치할 수 있기를 청하며

여러분

께서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형제 자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2000년 대희년 예수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대주교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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