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인/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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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보리스 (Boris)
같은이름 로마노 , 로마누스 축일 7월 24일 신분 대공 , 순교자 활동연도 +1015년
성 보리스와 성 글렙(Gleb)은 러시아의 고대국가인 류리크(Ryurik) 왕조의 키예프/키이우 루스(Kievan/Kyivan Rus)의 대공인 성 블라디미르 1세(Vladimir I, 7월 15일)의 아들로 10세기 말경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Kyiv)에서 태어났다. 키이우의 성녀 올가(Olga, 7월 11일)는 그들의 증조할머니이다. 성 보리스는 로마노(Romanus), 성 글렙은 다윗(David)이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들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성 블라디미르 1세가 988년에 세례를 받기 전에 이미 여러 명의 아내와 첩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1~12세기에 작성된 전기나 연대기 등에 따르면 그들은 다른 누구보다 성 블라디미르의 사랑을 받았고, 그들의 어머니는 불가리아 여성이었다고 한다. 성 블라디미르 1세는 아들들에게 영토를 분할하여 상속하고자 했는데, 성 보리스는 로스토프 벨리키(Rostov Veliky)를, 아직 미성년이었던 성 글렙은 무롭(Murom)을 맡아서 다스렸다.
1015년 7월 15일 성 블라디미르 1세가 키이우 남쪽 외곽에 있는 베레스토브(Berestove) 별장에서 갑자기 선종한 후 형제들 간의 왕위 계승을 둘러싼 암투가 벌어졌다. 뇌물을 주고 키이우 대공국의 권력을 장악한 이복형제인 스뱌토폴크(Sviatopolk)는 아버지의 뜻을 거부하고 단독 통치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형제들을 모두 죽이기로 작정했다. 로스토프의 대공인 성 보리스가 원정에서 돌아와 스뱌토폴크의 계획에 대해 들었지만, 자신의 군대가 무기를 들고 그에 맞서는 것을 막았다. 이는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한 형제를 해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광야로 물러나서 기도하며 밤을 지새우던 중, 아버지가 선종하고 9일 만인 7월 24일 스뱌토폴크가 보낸 군인들의 창칼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 후에 성 글렙은 여전히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고 그의 임종을 지키러 배를 타고 키이우로 오던 중 스뱌토폴크의 음모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역시 스뱌토폴크에게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배 요리사의 칼에 의해 그해 9월 5일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성 보리스와 성 글렙 외에 다른 형제들도 스뱌토폴크가 보낸 군인들에 의해 살해되었는데, 당시 노브고로드(Novgorod)에 거주하던 야로슬라프(Yaroslav)만이 살아남았다. 그는 1019년에 군대를 이끌고 키이우로 진격해 스뱌토폴크의 군대를 무찌르고 야로슬라프 1세라는 이름으로 키이우의 새로운 대공이 되었다. 스뱌토폴크는 폴란드로 도망가던 중 타트라산맥(Tatra Mountains)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은 인내심을 갖고 저항하지 않고 부당한 죽음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았다. 물론 그들의 순교는 일반적인 순교와는 아주 달랐다. 그들은 신앙을 위한 순교자라기보다는 오히려 비폭력을 위해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부당한 죽음을 희생으로 받아들인 무고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그들은 자발적으로 ‘고난을 짊어진 자’라는 칭호와 함께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았다.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은 아버지인 성 블라디미르 1세나 증조모인 성녀 올가보다 먼저 러시아 정교회에서 시성된 러시아 최초의 순교자로 여겨지고 있다.
야로슬라프는 형제 순교자의 시신을 키이우 북쪽 비쇼로드(Vyshhorod)의 성 바실리 성당으로 이장했고, 1072년 5월 2일에 그들의 유해는 비쇼로드에 새로 건립된 성 보리스와 성 글렙 성당으로 다시 옮겨져 안치되었다.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은 고대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인들이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많은 성당과 수도원이 그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은 1071년 또는 1072년에 러시아 정교회에서 성인품에 오른 것으로 여겨지며, 1724년 교황 베네딕토 13세(Bendictus XIII)에 의해 가톨릭교회 안에서의 공경도 승인되었다. 새천년기 초에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는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의 이름을 “로마 순교록”에 포함하였다. 그래서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7월 24일 목록에서 러시아에 성 보리스와 성 글렙 순교자가 있었는데, 로스토프의 대공이자 성 블라디미르 1세의 아들인 그들이 스뱌토폴크에게 무력으로 저항하기보다는 죽음을 택했다고 했다. 성 보리스는 페레야슬라블(Pereyaslavl) 근처 돈강(Don R.)에서 순교의 영광을 얻었고, 성 글렙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몰렌스크(Smolensk) 근처 드네프르강(Dnieper R.)에서 순교의 영광을 얻었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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