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윌리엄 앤들비(William Andleby)는 영국 잉글랜드 요크셔(Yorkshire)의 에턴(Etton)에서 상류층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 프로테스탄트 신자로 성장했다. 그는 케임브리지(Cambridge)의 성 요한 대학(St. John’s College)에서 교육을 받았고, 25세 때 네덜란드와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갔다. 그는 호기심에 프랑스 북부 두에(Douai)에 있는 영국 대학을 방문해 윌리엄 알렌(William Allen) 학장 신부와 신앙을 주제로 토론한 뒤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그 후 그곳에 계속 머물며 사제 수업을 받은 복자 윌리엄 앤들비는 1577년 3월 23일 성 랄프 셔윈(Ralph Sherwin, 12월 1일)과 함께 사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1578년 4월 선교사로서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그는 처음 4년 동안은 주로 홀로 걸어서 여행하며 직접 미사 도구 등을 챙겨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 미사와 성사를 집전했다. 그 후 말을 한 필 구해 선교하다가 1587년경 라이딩(Riding) 출신으로 두에의 영국 대학에서 사제품을 받은 윌리엄 애트킨슨(William Atkinson) 신부와 함께 활동했다. 그들은 리치먼드(Richmond)에서 요크를 지나 하우덴(Howden), 헤밍브러(Hemingbrough), 헐(Hull)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여행하며 신자들을 만나고 감옥에 갇힌 가톨릭 신자들을 돌보았다. 1597년 그는 가톨릭 사제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7월 4일 요크에서 세 명의 평신도인 복자 헨리쿠스(Henricus, 또는 헨리코) 수도원장, 복자 토마스 워콥(Thomas Warcop), 복자 에드워드 풀트롭(Edward Fulthrop)과 함께 순교하였다. 요크셔의 상류층에 속했던 세 평신도는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복자 윌리엄 앤들비 신부와 함께 순교하였다.

   복자 윌리엄 앤들비 신부와 동료 순교자들은 1929년 12월 1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순교한 날인 7월 4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회의 새 전례력이 교황청에서 승인된 후에는 1970년 10월 25일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해 시성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0위 순교자’(The Forty Martyrs of England and Wales)와 종교개혁 시대에 순교한 모든 복자 · 성인들이 ‘영국의 순교자’(The English Martyrs)라는 이름으로 5월 4일 전례 안에서 기념하게 되면서 복자 윌리엄 앤들비와 동료 순교자들도 그날 함께 축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이날은 종교개혁 시대 영국에서 순교한 영국 성공회의 순교자와 성인들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7월 4일 목록에서 영국 요크에서 복자 윌리엄 앤들비 신부와 평신도인 복자 헨리코 수도원장, 복자 토마스 워콥, 복자 에드워드 풀트롭이 가톨릭교회에 대한 충성심으로 인해 박해 중에 사형을 선고받고 고문을 받은 후 교수대에서 순교했다고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