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토마스 홀포드는 1541년경 영국 잉글랜드(England) 북서부 체셔(Cheshire)의 낸트위치(Nantwich)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프로테스탄트 신자로 성장해 학교 교사가 되었고, 고위 정치가 자녀의 가정교사가 되기 위해 헤리퍼드셔(Herefordshire)로 이사했다. 그는 그곳에서 1579년경 가톨릭 사제인 리처드 데이비스(Richard Davis)를 만나 가톨릭으로 개종하였다. 그리고 1582년 가톨릭의 사제가 되기 위해 프랑스 북부 랭스(Reims)의 영국 대학으로 가서 사제직을 준비했다. 그는 1583년 4월 9일 랑(Laon)에서 사제품을 받고 그해 5월 4일 영국 선교를 위해 파견되었다. 그는 자신을 가톨릭으로 이끌어준 리처드 데이비스 신부와 함께 런던 서쪽에 인접한 미들섹스(Middlesex)의 해로우 온 더 힐(Harrow on the Hill) 근처 벨라미(Bellamy) 저택에 머물면서 당국의 눈을 피해 활동했다. 1584년 11월 벨라미 저택이 당국의 습격을 받자 복자 토마스 홀포드는 고향인 체셔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듬해 5월 낸드위치에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복자 토마스 홀포드는 체셔에서 성공회 주교로부터 심문을 받으면서 순교를 각오하고 있었기에 추방 제안도 거부했다. 그래서 재판을 위해 런던으로 이송되었고, 경비병의 감시가 허술한 틈에 탈출할 수 있었다. 때때로 토마스 액톤(Thomas Acton)이란 가명을 사용하던 그는 1586년 영국 내 일단의 가톨릭 신자들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암살하고 감금 중인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를 구출하려던 ‘배빙턴 음모’(Babington Plot)가 실패로 돌아간 후 당국의 감시와 체포를 피해 한동안 런던을 떠나있었다. 1588년 그는 옷을 사기 위해 런던에 왔다가 성 스위투노 웰스(Swithunus Wells, 12월 10일)의 집이 있는 홀본(Holborn)에서 비밀리에 미사를 거행한 후 뒤따라온 재단사의 신고로 체포되었다. 뉴게이트(Newgate) 감옥에 갇힌 그는 그해 8월 26일 반역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8월 28일 런던 중심 지역인 클러큰웰(Clerkenwell)에서 교수형을 받아 순교하였다. 그날과 그즈음의 처형은 통상적인 장소가 아닌 곳에서 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에스파냐 무적함대의 침공에 따른 반가톨릭 정서와 시민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려고 의도적으로 도시 전역에서 형을 집행한 것이었다.

   복자 토마스 홀포드 신부는 1929년 12월 1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순교한 날인 8월 28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회의 새 전례력이 교황청에서 승인된 후에는 1970년 10월 25일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해 시성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0위 순교자’(The Forty Martyrs of England and Wales)와 종교개혁 시대에 순교한 모든 복자 · 성인들이 ‘영국의 순교자’(The English Martyrs)라는 이름으로 5월 4일 전례 안에서 기념하게 되면서 복자 토마스 홀포드 또한 그날 함께 축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이날은 종교개혁 시대 영국에서 순교한 영국 성공회의 순교자와 성인들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8월 28일 목록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때인 1588년 8월 28일 영국 런던과 인근 다른 장소에서 교수형으로 순교한 ‘복자 윌리엄 딘(William Dean) 사제와 7명의 동료 순교자들’에 대해 전해주며 그들의 이름을 기록했는데, 복자 토마스 홀포드도 그중의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