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가우덴티우스(또는 가우덴시오)는 965년경 보헤미아(Bohemia)의 리비체(Libice, 오늘날 체코 중앙에 있는 도시) 성(城)에서 그곳의 영주인 슬라브니크(Slavniks) 공작의 아들로 태어나 라딤/라짐([체] Radim, [폴] Radzim)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슬라브니크 공작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어머니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프라하의 성 아달베르트(Adalbert, 4월 23일)와는 이복형제 사이이다. 성 라딤은 982년 프라하의 두 번째 주교로 축성된 성 아달베르트처럼 성직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990년경 성 아달베르트를 따라 로마로 갔고, 그곳에서 형과 함께 아벤티노(Aventino) 언덕에 있는 ‘성 알렉시오와 성 보니파시오의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수도승이 되면서 가우덴시오라는 수도명을 받았다. 그런데 로마 수도원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992년에 볼레슬라프 2세(Boleslav II, 967~999년 재위) 대공의 요청을 받은 교황 요한 15세(Joannes XV)의 명령으로 성 아달베르트가 프라하로 돌아갈 때 다른 수도승들과 함께 따라갔다.

   프라하에 도착한 성 아달베르트는 함께 온 베네딕토회 수도승들을 위해 프라하 근처에 수도원을 설립했는데, 이는 체코 영토에 세워진 최초의 수도원이었다. 그런데 성 아달베르트와 귀족들 간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995년에 다시 프라하를 떠나야 했다. 성 가우덴시오는 형과 함께 로마의 아벤티노 언덕에 있는 수도원으로 되돌아왔다. 성 아달베르트는 오토 3세(Otto III) 황제와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프라하에서 더는 자유롭게 선교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프로이센(Preussen) 지방의 이교도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유럽 북동부 발트해 연안으로 가서 적극적인 선교 활동을 펼쳐 처음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성 가우덴시오는 1003년에 동료들과 함께 순교한 성 베네딕토(Benedictus, 11월 12일)와 함께 형을 따라 선교 여행에 동행했다. 하지만 이교 신앙을 고수하려는 많은 이교도의 반발을 사서 성 아달베르트가 997년 4월 23일 그단스크(Gdansk)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할 때 이를 목격하고 그 또한 감옥에 갇혔다.

   오래지 않아 성 가우덴시오는 감옥에서 풀려나 로마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형인 성 아달베르트의 순교에 대한 기록을 전해주어 그의 전기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동시에 시복시성을 위한 주요 자료로도 활용되었다. 성 가우덴시오가 언제 주교품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999년 12월 2일 파르파(Farfa) 수도원과 관련한 분쟁에 대한 오토 3세 황제의 법적 판결문에 ‘성 아달베르트 순교자의 대주교’라는 칭호로 그의 이름이 올라갔기에 성 가우덴시오가 고정된 주교좌는 없으나 이미 대주교로 축성되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1000년 봄에 성 가우덴시오가 그니에즈노 대교구의 대주교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그는 1011년경 선종하여 그니에즈노 묻혔고, 1038년에 성 아달베르트 유해와 함께 프라하의 성 비토(Vitus) 대성당으로 이장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폴란드에서는 두 성인의 유해가 여전히 그니에즈노 대성당에 안치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10월 11일 목록에 폴란드의 그니에즈노에서 기념해온 성 가우덴시오의 이름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육체적 · 영적으로 프라하의 주교인 성 아달베르트의 형제요 충실한 동료였던 성 가우덴시오(또는 성 라짐) 주교가 성 아달베르트의 순교를 목격하고 투옥되었다고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