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2023-12-31.....성가정 주일(나해) |
---|
성가정 축일(나해) 집회 3,2-6.12-14 콜로새서 3,12-21 루카 2,22-40 2023. 12. 31. (주일) 주제 : 다른 이의 본보기를 보면서 오늘은 2023년, 토끼띠 해,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에게 신앙의 내용을 강조하는 전례의 달력으로는 예수님과 마리아 그리고 요셉의 가정을 본보기로 삼는 신앙인들에게 의미가 있을 성가정 축일이고, 가정을 위해서 기도하는 날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생각은 아닐 수도 있지만, 신앙인의 많은 수가 가족의 구성원이 모두 세례를 받았으면, 성가정(聖家庭)이라는 표현을 쓰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성가정이라는 표현은 신앙인으로서 신앙을 실천하고 산다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기에, 오늘 전례에서 사용하는 성가정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세례를 했다는 사실’보다는 '가족들이 모두 올바른 신앙생활을 함께 실천하는 공동체(!!)'라는 의미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쓰는 말이나 표현에 따라서 각자가 드러내는 삶의 모습을 다르게 드러내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쓰는 표현의 하나가 ‘저기에 사람 하나와 군인 하나가 지나간다’는 웃지 못할 표현을 말할 수 있습니다. 군인 하나와 사람의 하나가 무슨 차이가 있는 의미가 되기에 다르게 쓰겠습니까? 그런 말을 생각한다면, 내가 좋거나 올바른 표현을 쓰는 일은 세상의 삶에서 좋거나 올바르게 산다는 의미가 될 것이고, 이것이든지 저것이든지 별 상관없이 말하거나 행동한다면 삶의 모습에서도 그렇게 행동한다고 할 것입니다. ‘예수님과 마리아 그리고 요셉의 성가정’이 현실의 삶에서 겪은 어려움은 무엇이었겠습니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현실에서 성가정을 본보기로 삼는다고 말합니다만, 삶의 모습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와 함께 실제로 어떤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할 것입니다. 각 가정에서 우리가 만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떤 분들일까요? 환경에 따르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녀들과 함께 살아계신 분도 있을 것이고, 한 분이나 두 분이 모두 세상의 삶을 마친 가족도 있을 것입니다. 어른들보다 후대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잘 살도록 무척이나 애쓰신 분이 부모님의 삶이고 역할입니다. 사람의 세계에 통하는 사랑의 의미는 ‘내리사랑’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자녀들이 어리거나 젊다고 말할 때는 부모의 사랑이나 정성을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보이신 사랑의 힘을 자녀들이 알 때쯤이면, 부모님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는 서글픈 소리도 있습니다. 세상의 일에 그렇게 하는 판단을 적용한다면 신앙의 일에는 어떠할까요? 부모님으로서 자녀들이 신앙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분은 우리가 많이 만날 수 있지만, 부모의 정성을 자녀들이 온전히 깨닫는 일은 매우 적기에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째서 부모님들은 애쓰시는데 자녀들은 그 정성을 알지 못할까요? 이유는 무엇이라고 설명하겠습니까? 아무래도 세상을 넓게 보는 것은 그 세상에서 지낸 삶의 길이가 긴 사람이 드러내는 특징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상의 삶의 길이가 짧은 사람은 자기 앞에 놓인 이익이 되는 길은 잘 본다고 말해도, 다른 사람과 관련된 일은 정확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안타까움 때문으로 생기는 일입니다. 오늘은 성가정축일입니다. 성가정의 구성원이었던,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님에 세상에 태어나신 뒤, 40일이 지난 뒤,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으로 예수님을 데리고 가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도록 배려했습니다. 그 모습과 그 일이 오늘날 우리의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하신 세례와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신앙의 선물을 전달받은 자녀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사람이 드러내는 특징은 자기 홀로 뛰어난 사람이라서 세상에 생겨났고, 나만 세상에서 잘 살면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믿는 자만심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삶이 그렇게 바라는 대로 되기만 한다면 정말로 좋은 일이지만, 세상의 삶은 사람이 생각하는 일처럼 단순하지도 않고, 간단하지도 않습니다. 성가정이 가난한 집이라서, 적게 제물을 바쳤을 수도는 있지만, 세상의 부유한 사람만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려고 하는 일은 공통적인 모습이지만, 부자만이 세상에 사는 다른 사람을 향하여 의미가 있고,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삶이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지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은 아니고, 포기하는 자세를 보여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성가정이 보였던 모습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부모님을 공경하고, 자녀들도 사랑하는 가정이 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자녀로 산 것처럼, 부모님을 공경하고, 부모님을 사랑하는 자녀들이 되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달라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0 96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