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주님수난 성지주일-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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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4-12 ㅣ No.314

사순 제 6 주일 (주의수난성지주일)

 

            이사야 50,4-7   필립 2,6-11   루가 22,14-23,56

    2001. 4. 8.

 

주제 : 사람이 죽고 사는 일

 

교우 여러분.

오늘은 사순 6주일, 예수님을 구원자로 환호하고 맞이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억을 따라 생명의 올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그분을 환영하는 날, 성지주일입니다. 적어도 그분의 행위를 이해하고, 그분에게서 지도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았던 수많은 백성들은 그분을 구원자로 받아들였던 날입니다. 이 날은 이스라엘의 전통 축제일인 이집트 탈출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행사입니다.

 

오늘 우리도 시간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지만 준비한 나뭇가지를 들고 그분을 환영하는 짤막한 예절을 거행했고, 그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떤 힘에 밀려서 이상한 길로 갔는지 그 내용을 수난기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성지주일에 수난을 기억하는 '수난기'를 읽는 것은 삶과 죽음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교회의 의도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 전례에 참여하는 우리도 예수님을 진정 우리의 구원자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삶을 돌이켜보고 부족한 힘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려고 애씁니다. 일부러 죽으려고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그 당연한 사실을 앞에 두고도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지 옳은 길을 찾는 사람 드물고, 그 길을 가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삶을 보면서 이리저리 구별하는 것보다는 올바른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더 필요한 일입니다.

 

죽음을 두렵지 않게 여기는 사람, 사람들의 모욕과 냉대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살해의 위협 앞에서도 자신을 올바로 세울 줄 알며, 현실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아보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적당한 조화라는 이름아래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며 사는 것이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서 세상을 채우고 있기에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보면 '한숨이 먼저 나오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어떻게 사셨는지, 왜 죽음의 길을 선택하셨는지 성주간의 전례는 예수님을 환호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한 주간 모습을 자세히 전합니다.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삶의 뿌리를 확인하려면, 성주간 전례만큼은 성실하게 참여하고 그 의미를 깨달아 각자의 삶에 실천하려고 노력할 일입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면서도 아주 작은 차이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 차이를 분명히 느끼지 못했기에 예수님을 환호했던 사람들이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한 주간만에 그 도시에서 죽음의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2001년의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일입니다.  어제까지는 서로 잘 지내다가 오늘 갑자기 다시는 마주 대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그 마음을 돌이키기를 힘들어합니다.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따르려는 신앙인의 삶이라고 해서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과 비교할 때 쉬운 것은 아닙니다. 같은 생활을 하면서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 삶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동참하는 일로써 내게 오는 것이라고 한다면, 마음 자세를 새롭게 가져야 할 필요성은 있는 법입니다.

 

교황님은 젊은이들의 모임에서 "교리에 어긋나는 유혹을 받았을 때는 거부할 것 촉구"하셨습니다. 적당히 타협하는 자세는 잘못이라는 소리가 될 것입니다.

 

오늘 2001년의 사순시기 마지막 주간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은 어떤 것이며,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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