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연중 16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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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7-21 ㅣ No.337

연중 제 16 주일 (다해)

 

        창세기 18,1-10ㄱ    골로사이 1,24-28   루가 10,38-42

    2001. 7. 22.

 

주제 : 내 인생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는 장마도 거의 끝나는 때가 되었다고 했는데, 뒤늦은 비가 또 옵니다. 갑작스런 비에 조심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제 반갑지 않은 태풍이라는 것과 휴가라는 이름으로 즐기게 될 뜨거운 여름이 남은 셈입니다. 마음의 긴장마저 풀어버린다면 우리는 삶에서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맞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연중 16주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할 일은 하루하루 정신 없이 바쁜 내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은 무엇인지 복음에 나오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관계'를 통해서 살피는 일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언니와 동생이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셔들인 다음 생기는 일이 오늘 복음의 내용입니다. 우리가 누구의 본보기를 선택해야 옳은 것이겠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몸으로 움직이는 일 아무것도 없이 기도하겠다'는 마리아의 자세가 옳은지, 아니면 손님을 모셔들였으니 그가 '불편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챙겨주고 신경 써 주어야 한다'는 마르타의 자세가 옳은지 참 곤란한 선택이 우리 앞에 있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적당히 조화시킬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가능한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아브라함도 무더운 날, 천막 문간에 나와 있다가 낯선 손님을 영접하게 됩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손님을 그냥 보내지 않고 극진히 대접합니다. 없던 떡을 서둘러서 만들고, 송아지를 잡아 고기도 준비합니다. 우리가 삶에서 그대로 따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똑같이 해도 아브라함이 들었던 확실성 있는 축복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하고 먼저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누구에게나 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길이의 시간을 사용하면서 내가 어떤 것을 먼저 볼 것인지, 그리고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받아들인 사실을 내 삶에 어떤 모양으로 드러내는지에 따라서 우리에게 다가온 세상의 모습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소리는 다들 어렵다고 말하는 세상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각이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태도를 보였던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축복을 자녀를 통한 선물로 받는 것입니다.

 

이론이 중요한지 현실 삶이 중요한지 어떤 모양을 택하든 그것은 우리의 자유입니다. 누구도 우리의 선택을 탓하지 않을뿐더러 탓하겠다고 나서지도 않을 일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권리는 나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택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내가 택한 일에 남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소리를 하던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에서 볼 수 있는 마르타가 범한 실수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잘못된 일의 탓을 남에게 미루기 시작하면, 불편해지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으로서 우리에게 오신 분이었으므로 십자가의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분명 아셨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피하면서도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을 아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신 분이었고 당신이 받은 사명대로 일관성 있게 행동하십니다. 예수님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현실에서 어떻게 우리 삶을 만드는지, 그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올바로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축복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알고 하느님의 뜻을 아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무더운 여름입니다. 습기도 높고, 옆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견디기 힘든 계절입니다. 올바른 것을 잘 생각하고 삶에서 행복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잠시 내 마음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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