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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아마존 시노드 결과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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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11-20 ㅣ No.1693

[믿음과 은총] 아마존 시노드 결과를 기다리며 (1)

 

 

아마존의 우림이 올 7월부터 몇 달째 화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1분에 축구장 크기 만한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 나사의 관측에 따르면, 남미 대륙 전체가 타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인간의 힘으로 진화작업이 무의미할 정도라 완전히 진화하려면 11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나 되어야 할 것이다. 올 한해에만도 약 80,000건에 달하는 화재가 일어났다. 특히 올해 출범한 브라질 새 정부의 규제 완화로 방화는 무법천지 상태이다. 산불은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라 유독한 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도 방출하므로 온실가스는 폭증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 하고 있다.

 

본래 아마존은 약 3백만종의 다양한 식물군이 매년 수백만톤의 탄소를 흡수하며 지구 온도를 조절한다. 또한 생물다양성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며 지구 대기중 총 산소량의 20%을 배출하고 있는 이른바 지구의 허파이다. 하지만 현재 불법 삼림벌채는 약 17%에 이르고 20~25%에 이르면 아마존 생태계가 사막화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 모든 무차별 삼림파괴는 불행하게도 너무도 근시안적인 경제프레임으로 인해 자행되고 있다. 훼손된 지역의 65%가 소를 위한 목초지와 사료용 농지로 쓰였고 일부 광업개발지로도 변했다. 최근 중국의 14억이나 되는 인구의 육식조달을 위한 사료 농지를 위해 아마존이 불타고 있다는 기사도 보도되었다. 아마존의 방화는 “우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다”라고 할 만하다.

 

2018년 10월 송도에서 개최된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대비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 1.5도 유지를 실패하면 지구복원력이 상실되고 우리는 인간을 포함하여 되돌릴 수 없는 대멸종의 파국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미 1도 오른 상태이고 나머지 0.5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사투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것도 매년 0.2도가 오르는 현실을 볼 때 2030년이면 이미 1.5도에 이를 수도 있다는 긴박한 상황이다. 수많은 과학자들, 환경운동가들이 오늘날의 요나가 되어 지구촌에 외치고 있다. 최대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야 한다고… 그레타 툰베리라는 스웨덴의 16세 소녀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라는 전 지구적 움직임이 일고 있는 이유다. IPCC 보고서는 지구촌 식구들이 육식에서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기만 해도 지구 온도 상승 억제 20%의 효과를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다고 하였다.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은 지금 당장 멈추어도 수 백년 간 대기 중에 존재하며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만, 축산업과 관련된 온실가스(메탄, 아산화질소 등)는 모두가 동시에 채식으로 돌아선다면 단기간에 사라지는 가스들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운명이, 결국엔 우리의 운명이 이토록 우리의 식단과 밀접하다.

 

수십 년간 진행되어온 아마존의 삼림파괴는 단순히 환경파괴만이 아니라 토착민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아마존 지역의 복음화가 더욱 어려워지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이에 로마 교황청에서는 지난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아마존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개최하여 ‘아마존; 교회와 통합생태론을 위한 새로운 길’을 주제로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되었다. 33쪽 120항에 이르는 최종보고서가 교황청으로 넘어갔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능한 연내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 하였다. 여러 제안 중에 아마존 지역이 인류의 탐욕으로 환경파괴와 토착문화가 말살되는 것을 우선적으로 진단하였다. 아울러 시노드의 대의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현재의 과도한 소비문화’에 대항해 하느님의 창조가 가진 가치를 재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또 생태적 회심을 통해 통합적 생태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구상에서 가장 약한 이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고 자연을 보호할 것을 당부하며 현재의 개발 모델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10월 27일 아마존 시노드 폐막미사 강론에서 ‘아마존의 원주민들이 수많은 희생을 통해 피조물을 착취할 수단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집으로 살아가고 손을 벌려 선물로 받아들이며, 현실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우리에게 증언했다’고 언급했다.

 

아마존 시노드의 최종 결과가 우리 지구의 허파를 복원하는 길로 인도해줄 것을 간절히 기대하게 된다. [2019년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인천주보 4면, 인천교구 환경사목부 제공]

 

 

[믿음과 은총] 아마존 시노드 결과를 기다리며 (2)

 

 

‘아마존; 교회와 통합생태론을 위한 새로운 길’이라는 주제로 지난 10월에 실시된 아마존 시노드 최종보고서에서 채택된 내용들이 다양하다. 그중 특기할만한 제안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한해 공동체에 모범이 되는 합당한 조건의 기혼 남성에게 사제서품을 주자는 방안이다. 아마존이라는 방대한 지역에 흩어져 사는 인구수에 비해 사제 수가 현저히 부족하여 신자들의 영성체 기회가 1년에 한 번 주어지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성체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가톨릭교회의 기본생활과 복음화를 고려할 때 아마존의 신자들이 겪는 영적 기아 상태는 분명히 교회가 돌보아야 할 긴급한 과제이므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 다른 제안은 환경을 해치는 행위를 ‘생태학적인 죄’로 규정하자고 한 것이다. 최종보고서는 우리가 돌보지 않는 한, 인류는 아마존을 잃을 것이고, 환경파괴로 인해 우리가 사회생태학적 위기에 처해 있으며 “대응을 위해서는 생태학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 교회는 2008년 3월에 이미 교황청 내사원1)을 통해 현대의 칠죄종을 제시한 바 있다. 전통적인 칠죄종2)을 넘어서서 현대 사회에 새로이 등장한 죄들을 규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칠죄종은 ‘환경파괴, 윤리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과학실험, DNA 조작과 배아줄기세포연구, 마약 거래, 소수의 과도한 축재(蓄財), 낙태, 소아성애(小兒性愛)로 규정되었다. 이 새로운 칠죄종에서 ‘환경파괴’가 첫 번째로 등장한 것이다.

 

이번 아마존 시노드의 결과로 환경을 해치는 행위가 ‘생태학적인 죄’라고 교황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된다면, 우리가 고해성사 안에서 그동안은 잘 고하지 않았던 다음의 내용들을 죄로 고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발생을 과도하게 하는 것,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과소비하는 것, 일회용 물건을 사용하는 것 등…. 이런 일들은 자신의 편리를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만 하고, 환경이 나빠짐으로 인해 모두가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창조 업적을 파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교회 안에서 죄로 규정되든 그렇지 않든 정상적인 하느님의 자녀라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게 모르게 피조물에게 저지른 해악들에 대해 돌아온 탕자처럼 고백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21)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윤태웅 교수는 기후변화가 사회 정의와 윤리의 문제라고 하였다.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공간적인 측면을 보자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한국 등 부유한 나라들은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하여 적절한 기후의 혜택을 입고, 지구 자원을 사용하여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덕분에 편리하고 윤택한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온실가스를 과도하게 방출하여 전 지구적 생태계가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다. 반면에 남반구 대부분 나라는 북반구의 나라들이 잘살게 되는 데 이용당하거나 극한의 기후조건 속에서 전쟁과 기아, 물부족 등으로 빈곤의 굴레를 살아가고 있다. 특히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남태평양의 투발루나 키리바시 같은 작은 섬나라들이 수몰되고 있다.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나라들은 부를 누리면서도 피해를 적게 입지만, 온실가스를 거의 내지 않았음에도 가난한 나라들은 국가 존폐가 달릴 정도의 피해를 보고 있으니 기후 위기는 정의와 윤리의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시간적 측면에서는 현세대의 과도한 자원 착취와 과다한 온실가스 방출이 미래 세대의 생존에도 큰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웃의 고통과 미래세대의 생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윤리적인 존재가 될 수 있겠는가? 교황 프란치스코도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며 기후변화 대응은 시급한 도덕적 의무라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편리하게 지내고 싶을 때 지구 반대편에서 피해를 당하게 될 사람들을 기억해야만 하는 것이다.

 

1) 죄의 사면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교황청의 세 법원 중 하나

2) 기존의 7죄종(일곱가지 대죄)이란 교만, 인색, 음욕, 탐욕, 분노, 질투, 나태로 그 자체가 죄이면서 동시에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 7가지 죄로 6세기 말 교황 그레고리오 1세에 의해 교리화 되었다. [2019년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인천주보 4면, 인천교구 환경사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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