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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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10: 냉담교우 모시기 3단계 -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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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0-30 ㅣ No.151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10) 냉담교우 모시기 3단계 : 방문


'똑똑' 진심어린 방문으로 닫힌 마음의 문 열기

 

 

공동기획 평화방송ㆍ평화신문 / 미래사목연구소

 

2단계 '사랑의 편지 전달'을 통해 냉담교우의 관심을 유도하고 다소 친밀감을 회복한 후 다음 단계는 대상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단계다. 일반적으로 소공동체 구역반이나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을 중심으로 방문계획을 짜는 것으로 냉담교우와 화해를 위한 여정이 본격화된다.

 

 

방문 계획 및 출발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위해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둘씩 짝지어 보내셨듯이(루카 10,1-3) 혼자보다는 두세 명이 방문활동 조를 편성해 함께 방문하는 것이 좋다.

 

냉담교우 가정을 찾아가기 전에 먼저 방문 허락을 받아야 한다. 방문 허락을 요청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통보 없이 불쑥 찾아가면 냉담교우를 당황하게 만들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먼저 전화나 편지로 어느 날 몇 시에 몇 명이 방문한다고 연락을 취한다. 물론 단 번에 허락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방문 허락을 받기 보다는 일방적 통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당에서 냉담교우 가정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전하면 대상자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도 있고 집을 비울 수도 있다.

 

방문허락을 받지 못하더라도 일단 방문계획을 알리고 만일 집에 없으면 메모를 남겨 놓는다. 메모에는 다음 방문 일자와 시간, 방문자 연락처를 적어 놓는다. 첫 방문에서 현관문을 열어주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나 세 번 정도 계속 찾아가면 대부분 허락한다.

 

아울러 두세 명씩 짝을 지어 방문을 할 때 편의상 냉담교우 집 앞에서 만나 찾아가는 경우가 많을 테지만 가능한 성당에 모여 냉담교우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함께 출발할 것을 권한다. 가정 방문은 냉담교우에 대한 나의 사랑을 보여주는 행위인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주님 사랑의 향기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남(방문)

 

몇 번의 방문을 통해 냉담교우 허락을 받아 집 안에 들어가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첫 번째는 '인사'. 현관에서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기도하고, 준비 단계에서 연습한 것처럼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한다.

 

2) 그다음은 '칭찬'. 일단 냉담교우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더라도 굳은 표정과 어색한 분위기에서는 어떤 대화도 무의미하다. 이때 칭찬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칭찬도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우선 집안 분위기나 특별히 눈의 띄는 점을 칭찬한다.

 

"어머,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고 분위기 있어요." "화초가 많아 꼭 카페에 온 것처럼 아늑하고 운치가 있어요."

 

가족사진이 있다면 자녀들을 먼저 칭찬하고, 그다음 배우자를 칭찬한다.

 

"어머, 아드님이 믿음직하니 잘 생겼네요. 사진을 보니 정말 듬직해 보여요." "따님이 정말 예쁘네요. 장래 미스 코리아 감이에요."

 

처음엔 칭찬을 해도 그냥 인사치레로 생각해 잘 받아주지 않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해 칭찬하면 고개를 끄떡일 것이다. 그다음부터는 술술 잘 풀려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은가. 단 꾸미지 말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해야 한다.

 

3) 다음은 '경청'이다. 냉담교우들은 본당이나 신자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다거나 본인이 하소연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냉담교우 가정을 방문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것이 냉담교우에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냉담교우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줄 때는 상대방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하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요령이다.

 

우선 '맞장구 수긍법'이다. 마치 판소리에서 추임새를 하듯이 냉담교우가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아, 그랬군요"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표정으로 맞장구를 친다.

 

또 하나는 '반복법'이다. 간혹 가전제품이 고장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면 상담원이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반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테면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하면 "네, 고객님. 휴대전화가 물에 빠져 고장이 나셨다고요? 마음이 무척 상하셨겠습니다"하고 반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 이야기를 반복해 주면 '내 이야기를 잘 듣고 있구나'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훌륭한 대화란 한 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공감'하는 데에서 이뤄진다. 특히 냉담교우와 대화에서는 무엇보다 '공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냉담교우들은 본당이나 신자들에게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감'을 표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상대방과 그 '행동'에 대해 무조건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 알 것 같다'는 식으로 공감을 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냉담교우가 "나는 새벽부터 성당에 나와서 열심히 일했는데 그 자매는 제일 늦게 와서 수녀님에게는 자기 혼자 일을 다 한 것처럼 떠벌이더라고요. 기가 막혀서…"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이때 덩달아 "맞아요. 그 자매가 원래 그런 사람이에요"라고 똑같이 나쁘게 말을 한다면 일단 같이 흥분하고 동조는 할지 몰라도 오히려 냉담교우는 방문자에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기도해 주기

 

냉담교우를 방문할 때 대상자와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방문 기도를 통해 냉담교우 마음을 열 수 있다.

 

어느 냉담교우를 방문해 성가 1절을 불렀는데 그 교우가 성가를 계속 불러달라고 청해 4절까지 정성들여 불렀더니 성가를 마칠 무렵 눈물을 흘리면서 '성당에 다시 나가겠다'고 본인이 먼저 고백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무엇을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더라도 하느님 섭리에 의지해 성가 한 곡만 정성껏 불러줘도 냉담교우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딩동', 냉담교우 방문 이렇게 합시다

 

 

냉담교우를 방문할 때는 다음과 같은 요령에 따른다.

 

① 냉담교우를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냉담교우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를 바친다.

 

② 반드시 두 번 이상 방문한다. 한번 냉대를 당했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속담처럼 계속 관심을 갖고 방문하면 언젠가는 마음이 열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러 번 방문한다.

 

③ 절대 혼자 방문하지 말고 두 명 이상 함께 방문한다. 여럿이 방문할수록 그만큼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표현이 된다. 아울러 혼자 방문할 때는 냉담교우의 심리 상태나 신앙생활 재개 의사에 대한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다.

 

④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왕이면 빈대떡 등 집에서 만든 간단한 음식이 좋다. 준비하기 어려우면 과일이나 아이들에게 줄 과자 약간을 사 가지고 간다. 본당에서 참기름이나 쟁반 등 방문선물을 마련해도 좋다.

 

⑤ 냉담교우에게 허락을 얻어 가정을 위한 기도를 봉헌한다. 자신과 가정을 위해 기도해 준다는 데 마다할 리 없다. 하지만 원치 않는데 억지로 기도한다면 그 역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⑥ 방문한 다음에는 방문 결과를 냉담교우 신상 카드에 기록한다.

 

[평화신문, 2010년 10월 24일, 유태근 요한 세례자(미래사목연구소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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