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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 그리스도교 명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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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8-14 ㅣ No.295

그리스도교 명상법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많은 도전 중 가장 큰 도전은 영적 쇄신에의 도전일 것이다. 현대는 외적인 풍요와 편리함에 비례하여 영혼의 갈증을 겪으면서 관상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사실 관상으로의 초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개방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영성사 안에서 특별하고 비범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는 새 문명이 잉태되기 위한 대 전환기로서, 머지않아 영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의 명상법을 제대로 인식하여 올바른 영혼의 길을 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다양한 그리스도교 명상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명상기도에 대하여

 

명상기도는 수도승 영성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깊은 영적 삶을 추구하는 자라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다. 그것은 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평범하고 단순한 수행의 한 방법이며 순간순간을 소중히 지내며 하느님의 현존인 사랑 안에서 깨어 살기 위한 기도이다. 이 시간은 행함의 기쁨(the joy of doing)을 누리는 시간이라기보다 있음의 기쁨(the joy of being)을 누리는 시간이다. 거기에서는 생각은 멈추고 침묵 안에 머무는 시간만이 존재한다.

 

이 명상기도는 오늘날 동방 수도승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예수의 기도, 주로 미국의 트라피스트 수도승들이 행하고 있는 구심기도(求心祈禱, centering prayer), 금세기 위대한 기도의 스승인 존 메인(John Main)신부에 의해 주도된 명상을 총망라한 기도 방법인 것이다. 이 기도는 불교나 힌두교 등 고등종교의 수행 전통 안에서도 유사한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보편적 명상 방법이다.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의 단순한 묵상법(Christian Meditation)을 보급하는데 기여한 존 메인 신부는 단순한 묵상법을 제안한다. 그것은 하루 두 차례 30분씩 앉아 성경의 짧은 구절이나 단어 하나에 마음을 집중하는 단순한 수련이다. 이 방법은 복잡한 것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별로 호감이 가지 않겠지만 본질을 향한 그리움으로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영혼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구심기도를 살펴보면서 더 깊이 다루겠다.

 

모든 명상기도가 지향하는 것은 본질적 삶의 자리를 찾고, 있는 힘을 다하여 그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수련의 방법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명상에 앞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인식할 것은 하느님께로 가는 길은 결코 우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가장 영적인 것은 가장 현실적이다. 영성 생활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 대 데레사 성녀도 이점에 대해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기에 현실의 삶을 등한시하면서 영적인 것에만 매료되는 균형이 깨진 삶의 수련을 경계해야 한다.

 

 

명상기도의 방법

 

(1) 적절한 장소와 시간을 마련한다.

 

영성 생활 역시 집중적인 훈련으로서의 수행이 필요하며 장소를 마련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가능한 한 적당한 장소, 좋은 시간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꾸준히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실시하는 것이다. 하루 2회 아침과 저녁에 각각 30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작스런 열심에 하루 몇 차례씩 바치는 명상기도의 영적 과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장소는 성당이나 경당, 기도소가 이상적이지만 한적하고 조용하며 너무 밝지만 않다면 어느 곳이나 좋으며 잘 정돈된 방의 십자고상 앞에서라면 더 좋겠다.

 

(2) 긴장을 풀고 편하게 앉는다.

 

서두르지 말고 느긋이 하라. 어떤 기대도 갖지 말라. 조급함은 금물이다. 먼저 눈을 지그시 감아라. 신심의 긴장을 풀기 위해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라. 가부좌 자세나 의자에 앉든 허리를 곧게 펴고 가능한 한 허리를 의자에 기대지 않으며 가슴을 가볍게 펴고 상체의 힘을 뺀다. 목과 허리는 바로 세우고 눈은 가볍게 감는다. 손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는다. 자세가 그릇이라면 마음은 물과 같다. 그릇의 위치가 불완정하면 마음이 흐트러지고 불안해 진다. 명상기도는 몸의 기도이자 마음의 기도이다.

 

(3) 잠시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한다.

 

여기서부터 타종교 명상과의 분기점이 된다. 인위적으로 노력하지 말고 고요히 있어라. 예수께서 “두세 사람이 있는 곳에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고 말씀하였다.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심을 믿으며 의식적으로 하느님의 현존 안에 잠기라. 하느님께는 주변이 없고 ‘지금 여기’가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중심이다. 명상은 하느님 사람의 충만한 고독 안에서 주님과의 친교를 돈독히 하는 시간이다. 이런 바탕에서 비로소 그리스도교의 명상기도는 시작된다.

 

(4) 주님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고백한 후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린다.

 

이것은 명상기도의 수행에 앞선 필수적 전제조건이다. 주님의 현존 의식을 깊이 하는 데는 신 ? 망 ? 애 향주삼덕의 고백이 좋다.

 

"주님! 주님을 믿습니다.

주님만이 저의 희망이십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영혼 깊숙이에서 고백할 때 평화가 온다.

 

(5) 호흡에 맞춰 일정한 한 말씀(만트라)을 되뇌며 듣는다.

 

이제 명상기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시작에 앞서 호흡에 집중한다.

 

(6) 명상기도 중 생각이나 상상이 떠오르더라도 즉시 원위치로 돌아가서 한 말씀(만트라)을 듣는 것을 계속한다.

 

생각이나 상상, 분석, 추리, 체험에 집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명상기도의 목표는 주님과의 일치를 이루기 위한 마음의 순결(Apatheia)이다.

 

(7) 불편하더라도 가능하면 같은 제사를 견지한다.

 

(8) 마침 시간이 되면 감사와 찬미기도로써 명상기도를 마친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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