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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나의 신앙에 주인공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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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3 ㅣ No.312

[레지오 영성] “나의 신앙에 주인공이 되자”



하루하루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런 날씨면 일이건 봉사건 간에 그냥 쉬고 싶은 마음만 드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들일 것입니다. 일이야 먹고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지만, 천상낙원만을 바라보며 시간과 마음을 내어 하느님께 봉헌하고 있는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모두에게 하느님의 넘치는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지난 6월에 ‘성직자 수도자들을 위한 성령 묵상회’를 다녀왔습니다. 솔직한 마음은 의무적으로 다녀온 연수였습니다. 교구청에서 제가 맡고 있는 일이 ‘평신도 사도직 단체’의 활동에 관계된 것이기에, ‘성령 기도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체험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정말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주어진 일정에 따라 습관적으로 강의를 들었고 이어진 나눔에 함께 하였습니다. 제 머리는 이미 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이곳에서 얻고자 하는 것만 얻어 가면 된다는 식으로, 조금은 건성으로 참여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성령 묵상회’ 안에 있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떠한 바람도 없이 이 연수에 참여한 저였는데, ‘단지 연수에 오게 된 소기의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저였는데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 안에서 다른 단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무엇인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관계맺음에 자신의 목소리 내야

저는 교구에 있는 ‘사도직 단체’들이 하는 교육엔 거의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꾸르실료, M?E, 아버지학교 등을 포함한 교육에 다녀왔었지만, 그러한 연수는 ‘사도직 단체’에서 실행하고 있는 연수 프로그램이 어떠하며 평신도분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떠한 것을 체험하는지를 알고자 참여하였던 것입니다. 저의 마음이 이래서인지 전 거의 방관자처럼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평신도분들을 관찰하기에 저의 모든 마음을 썼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부담도 없었고 편안했죠.

그런데 성령기도회 연수는 달랐습니다. 여기서는 어느 누구도 대충 시간만 보낼 수 없었습니다. 나의 삶과 생각을 말하며 연수 프로그램에 몰입되어야만 했습니다. 도대체가 요령을 피울 여지를 주지 않았기에 예전에 행했던 연수와는 달리 힘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성령 묵상회’ 프로그램에 빠져 있는 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은사체험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성령기도회는 다른 사도직 단체 모임에 비해 유달리 눈에 띄고 요란을 떠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톨릭은 점잖은 종교라고 여겨지는데 반해 ‘성령기도회’의 유난스러워 보이는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 반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너무 ‘성령, 성령’하며 마치 ‘성령기도회’에만 성령님이 함께하시는 것처럼 말하듯 하여 반감을 사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성령 묵상회’에 참여하며 느낀 것은, 이들이 왜 이토록 열성적으로 ‘기도회’를 갖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들의 기도가 체험이 있는 기도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예수님에 대한, 성령님에 대한 체험이 있었기에 그토록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기도가 하늘만 바라보며 막연하게 바치는 기도가 아닌 확신에 찬 기도로서 느껴졌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도 하느님과의 관계맺음에 있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함을, 공동체 속에 묻혀 마치 객(客)인 것처럼 지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령묵상회’를 통하여 느낀 이러한 모습이 전 너무 부러웠습니다.


성모님 군대라면 내 체험에서 하느님 만나야 해

가끔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너무 수동적으로 보입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궁극적인 목적이 ‘개인의 성화와 하느님의 영광’을 구현하는 것일진대, 우리는 공동체에 묻혀 공동체가 원하는 모습만을 하루하루 따라가며 자신의 목소리는 묻어놓고 지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은사는 우리가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으며 이미 받은 것이지만, 은사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과 청원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나의 소리로 하느님께 청해야 하며, 내가 체험한 은사를 교회의 가르침에 맞게 사용하여 개인의 성덕으로 쌓아가야 합니다. 그럴 수 있을 때 우리는 ‘개인의 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레지오 마리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참으로 많은 요즘입니다. 그러한 비판 가운데 ‘레지오 마리애의 고령화’, ‘활동 없음’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고령화와 활동 없음에 대한 이야기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너무 소극적으로, 그냥 공동체에 묻혀 지내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이는 하느님 체험이 없기에 드러날 수 있는 모습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성모님의 군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더 이상 공동체의 목소리에 묻혀 지내지 말고 나의 체험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 스스로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구원 수혜자는 바로 나임을 잊지 않으며 능동적?주체적으로 기도하며 활동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하느님 체험이 레지오 마리애의 궁극 목적인 개인의 성화를 통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8월호, 김연상 비오(신부,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 차장, 의정부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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