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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그리스도께로 향한 불타는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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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3 ㅣ No.313

[레지오 영성] 그리스도께로 향한 불타는 사랑으로



지난 3월에 있었던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2차 시복 제목을 확정했습니다.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 132위’가 그 제목입니다. 이 시복 대상자들은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들입니다. 또 다른 시복 제목을 정했는데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입니다. 이 시복 대상자들은 근?현대 신앙 증인으로 해방 후 6?25 북한 남침 전쟁을 전후해 공산정권 하에서 순교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미 1차 시복의 제목은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로 정해져 로마 교황청에 시복이 청원되어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수도원을 중심으로 해서 시복을 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이미 103위 순교성인성녀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회 200주년을 맞아 지난 1984년 5월에 고(故)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방한하셔서 여의도에서 시성을 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가 청원한 순교자들이 시복되고 시성되면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더 많은 성인들을 모시고 살아갈 것이고 풍부한 교회의 유산이 될 것입니다.


‘순교정신’ 이어 받는 것이 더 중요

이런 설렘과 기쁨을 가지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다보니 부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우리 성인 103위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몇 성인 성녀의 이름만 기억할 뿐 그분들의 행적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물론 이 성인 성녀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또 103분이라는 성인 성녀를 한꺼번에 모셨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다른 순교자들이 시복 시성 되고 우리 교회에 더 많은 성인 성녀들이 계신다 해도 우리의 관심과 태도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교회 안에 많은 성인 성녀들은 교회의 큰 자산이고 우리들이 본받아야 될 분들입니다. 하지만 숫자 자랑만 한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일 수 없습니다. 그분들의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주님에 대한 불타는 사랑과 믿음, 즉 ‘순교정신’을 이어 받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실 저 자신을 둘러보고, 또 다른 사람을 보아도 우리 선조들의 순교정신을 물려받았고, 또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주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고 이 세상에 너무 안주하고 집착하면서 과연 우리는 주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목숨을 내어 놓을 수가 있겠습니까? 일찍이 사도 요한은 그의 첫째 편지에서 바로 이 점에 대해서 언급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세상도 또 세상 안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마십시오. 누가 세상을 사랑하면, 그 사람 안에는 아버지 사랑이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의 욕망과 눈의 욕망과 살림살이에 대한 자만은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온 것입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1요한 2,15-17)


순교자성월, 새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50만 한국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바로 이런 정신과 믿음과 사랑으로 헌신, 봉사해오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으로서 꿋꿋하게 살아오셨습니다. 그리고 불철주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시려고 동분서주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세대와 세상에 깔려있는 세속화와 물신주의(物神主義)의 사상들이 우리 신앙인들을 위협하고 악의 구렁텅이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이비 종교들이 우리 신앙인들을 미혹해서 그들의 소굴로 끌어들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사목자들의 노력만으로는 이 어려움을 다 해결하고 이겨낼 수 없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들의 도움과 활동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모두가 ‘순교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순교자 성월에 시간을 내어 성지를 방문하고 순교 성인 성녀들께 우리의 기도를 전달해주시라고 기도하고, 다른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으시렵니까? 더불어 우리 순교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서적이나 자료들을 정독하여 우리 신앙의 유산으로 삼지 않으시렵니까?

우리가 먼저 무장하고, 우리의 믿음이 투철하고, 우리의 사랑이 열렬해야 다른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고, 또 우리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순교자 성월이 우리에게 여느 해보다 더 가깝게 다가오고 우리들이 새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50만 한국 레지오 마리에 단원 여러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크신 축복을 빌면서 사도 바오로의 힘찬 말씀으로 끝맺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5-39)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9월호, 손삼석 요셉(주교, 부산교구 총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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