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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레지오 단원의 가장 멋진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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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27

[레지오 영성] 레지오 단원의 가장 멋진 삶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푸른 말처럼 곧고 활달한, 진취적인 신앙을 실천하는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히브11,1) 그러한 확고한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며 그분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에 감사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최근 급변하는 시대적 정황은 우리를 신앙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무신론을 만연시켜 급기야 “지옥이 없으니 삶을 즐겨요”라는 광고 문안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뿐인가요? 가령 개신교 교회도 다니면서 천주교 성당도 다니고 불교의 템플스테이도 참여하며, 별신굿이 열린다고 하면 거기도 다녀오는, 그런 종교성을 가진 ‘멀티신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즘 신자들에게서 ‘마음수련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도 들려 마음이 착잡합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 전적인 투신이 결여되어 있을 때 반그리스도교적인 신흥영성운동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신흥종교인 신천지일 것입니다. 신천지의 제2인자라는 사람이 열심한 천주교 신자 출신이라고 합니다. 신천지는 천주교 신자들을 포섭하기 가장 쉬운 대상으로 삼고 접근합니다. 요즘은 ‘신개념 문화선교의 밤’이라는 행사를 통해 스트레스 측정, 도형 심리 테스트 등의 설문을 진행하면서 이름, 나이, 성별, 학교?전공, 전화, 주소 등을 파악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끼리끼리’라는 ‘우리주의’로 추락할 가능성 있어

사실, 본당에서 가장 신심 깊은 단체는 레지오 마리애입니다. 성모님의 일생과 신앙을 본받아 기도와 봉사를 실천하는 레지오 마리애는 초보신자에게 신앙의 기반을 다지게 해주고, 기존신자에게는 영적인 성숙을 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에 바람직한 신심단체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레지오 마리애는 고령화 추세에 밀접한 영향을 받아 단원들의 노령화로 활동이 줄고 약화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레지오 마리애가 친목단체로 변질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주회합을 끝내고 여성들은 함께 식사하거나 놀러가기도 합니다. 남성 역시 주님(?)을 모시러 2차 주회를 가는 게 다반사입니다. 서로 친교를 위한다는 면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어 활동하는 단원들도 있습니다. 신앙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보다 ‘시간 보내기’나 ‘인적 네트워크 만들고 관리하기’로 그저 즐기거나 목적 지향적 성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쁘레시디움에게 배타적 태도를 보이면서 ‘끼리끼리’라는 ‘우리주의’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신앙 역시 변질되어 일종의 취미생활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분명 레지오 단원은 모든 본당 일에 솔선수범해야하지만 단원들 중에 일부는 소공동체 모임에 전혀 참석하지 않고 오로지 레지오만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공동체 모임과 레지오 마리애는 결코 대립적이거나 상호배타적 관계는 아닙니다. 오히려 상호보완적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일부 단원들이 양자택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 모임이나 구역모임은 레지오 단원들이 참석할 때에만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주님 뜻대로 살아가는 삶’의 모델

서울대교구는 중장기 사목계획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새로운 시대는 다름 아닌 ‘문화의 시대’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변화는 문화의 변화입니다. 우리 삶의 총체적 방식인 문화는 늘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자본과 권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 신앙의 실천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믿음을 항상 새롭게 쇄신 필요가 있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이 노령화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르신들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신앙의 실천 항목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중장년층은 같은 취향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 간에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가 있는 본당에서는 작년 후반부부터 국내성지순례단을 구성하여 전국 100여개가 넘는 성지를 매달 버스 한 대와 봉고차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분명 레지오 활동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얼마 전에 저의 본당에 두봉 주교님이 오셔서 “가장 멋진 삶”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였습니다. 85세의 연세에도 매우 정열적인 강의로 모든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분의 메시지는 매우 단순합니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우리에게 공짜로 주셨는데, 이를 깨닫고 그것을 잘 활용한다면 멋진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하느님이 매일 매순간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받고 있음을 깨닫고, 주님 뜻대로 살아가는 삶이 멋지다는 것입니다.

바로 성모님이 그런 삶의 모델이 아니겠습니까? 가브리엘 천사의 방문을 받으셨을 때,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아드님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하셨던 성모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삶을 사신 분이십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성모님을 본받아 ‘가장 멋진 삶’을 살아가는 한해가 되기 바랍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1월호,
김민수 이냐시오(신부, 서울대교구 불광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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