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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고난관상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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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2-27 ㅣ No.79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고난관상수녀회 (상)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지속하도록 자신들을 봉헌한다. 원내는 수녀회 창설자인 십자가의 성 바오로.

 

 

청주시내에서 약 20여분 거리. 멀지 않은 이곳에 봉쇄를 지키며 관상을 통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세상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작은 공동체가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예수고난관상수녀회(원장=존 메리 수녀, 청주시 흥덕구 미평동 산 46-5). 

 

있던 건물을 고쳐쓴 것이라 수녀원으로선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그 모습이 오히려 수녀회의 정신을 잘 드러내 주는 듯 하다. 수녀원 입구에서부터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름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기억하고, 전하는데 수도회 영성의 바탕을 두고 있다. 『하느님 사랑의 가장 위대한 업적인 예수 고난에 대한 감사에 찬 기억을 영속시키는 것』이 수도생활의 목적이다. 

 

모든 영성의 핵심은 「하느님과의 일치」이다.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특별히 「하느님 사랑의 기억으로서의 고난의 기억(memoria Passionis)」을 일치로 가는 지름길로 인식한다. 「예수 고난」은 하느님 사랑의 가장 위대하고 놀라운 업적이며, 회개와 완덕(完德)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예수 고난」은 고난(죽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과 영원한 새 생명을 품고 있기에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가장 위대한 사실이다. 따라서 예수 고난에 대한 기억은 「은혜로운 기억」이며, 이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기에 「고난의 기억」은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 것이다. 

 

고난회 수녀들은 교회 안에서, 십자가 아래 서 계신 성모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고난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 끊임없이 감사드리며,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지속하도록 자신들을 봉헌한다. 

 

고난회 영성의 특징은 서원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정결, 청빈, 순명의 3대 서원외에 네 번째 서원, 즉 「예수고난에 대한 헌신」의 서원을 한다. 이 서원은 『고난회원들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의 살아있는 기억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도직은 여느 봉쇄 관상수도회와 비슷하다. 「끊임없는 기도와 관상 안에서 영혼들을 기억하는 것」이 사도직의 핵심이다. 특별히 창립자인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영감을 따라 『고난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확산시키는 고난회 형제들의 사도직을 기도로써 받쳐주는』 사도직을 수행한다. 

 

하루 7번의 성무일도와 두 시간의 묵상기도를 매일 바치며, 봉쇄 구역안에 마련된 밭일 등을 하며 기도와 노동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를 추구한다. 

 

일로서는 제병을 만들고, 영.육의 휴식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소규모 피정의 집을 운영한다. 피정자는 외부 성당에서 수도원 전례에 참여할 수 있으며, 성체조배 등도 자유로이 할 수 있다. 

 

※ 연락처=(043)295-5940 예수고난관상수녀회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7일, 전대섭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고난관상수녀회 (하)

 

 

수련자들과 함께 한 첫 한국인 서원자 조옥기 수녀, 존 메리 원장 수녀, 마리아 돌로레스 부원장 수녀(오른쪽부터). 작은 사진은 고난회 표지(상징).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예수고난회」를 창설한 십자가의 성 바오로에 의해 창립됐다. 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남자 고난회 창설(1720) 때부터 같은 정신으로, 형제들이 십자가의 사랑을 설교하고 있을 때 십자가 아래 성모님과 함께 서서 기도하는 여자수도회 창설을 열망했다. 

 

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1737년 훗날 수녀회 창립의 협력자가 된 가경자 마드레 마리아 크루칩사를 만났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숱한 곡절과 어려움을 겪고 33년 뒤인 성인의 말년에 가서야 이루어졌다.

 

1771년 5월 3일, 마드레 크루칩사는 다른 11명의 지원자들과 함께 이탈리아 탈퀴니아 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수도원으로 들어가 봉쇄의 문을 굳게 걸어 잠궜다.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나폴레옹의 종교탄압이 끝나면서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탈리아에서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영국, 브라질, 필리핀,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26개국에 40개 수녀원이 설립돼 활동중이다. 

 

한국 수녀원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이탈리아 퀴탈리아에서 미국 피츠버그에 수녀원을 설립했고, 피츠버그수녀원은 1957년 일본 오사카에 수녀원을 설립했다. 

 

그와중에 1977년, 예수고난관상수녀회 첫 한국인 지원자 조옥기 수녀가 일본 수도원에 입회했다.

 

81년 조수녀가 첫 서원 후 한국진출을 모색하던 중 1983년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진석 대주교(서울대교구장)의 초청을 받았고, 1988년 6월 18일 조옥기 수녀와 존 메리 수녀, 마리아 돌로레스 수녀 등 3명이 청주시 미평동, 지금의 수도원에 정착하게 됐다. 

 

이후 3개월 뒤인 88년 9월 15일 첫 지원자 3명을 포함한 6명의 공동체 식구들은 정진석 주교 주례로 봉쇄구역 설정과 수도원 봉헌식을 가졌다.

 

현재 한국수녀원에는 종신서원자 9명과 유기서원자 1명, 수련자 1명 등 모두 11명이 생활하고 있다. 

 

입회희망자는 1~3개월 정도 수도원 생활을 경험하는 지원기를 거쳐 1년간의 청원기를 지낸다. 이후 2년간의 수련기를 거쳐 유기서원을 하게 된다. 성소모임은 따로 없고 개인 면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043-295-5940).

 

▩ 고난회 표지(상징)의 의미

 

남여 예수고난회의 검은 수도복엔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표지」가 달려 있다. 이 표지는 1741년 수도원 회칙 개정때부터 확정되어 사용되고 있다. 

 

▲ 하얀색의 십자가는 이 표지를 착용한 수도자의 마음이 십자가에 봉헌됐으며, 항상 십자가의 발치에 머무를 것임을 고백하는 의미다. 

▲ 흰 심장은 예수님의 고난을 항상 간직할 수도자의 순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 못 세 개는 예수님의 고통과 수난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고통을 상징한다. 

▲「IESU XPI PASSIO」 란 문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이란 뜻이다.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14일, 전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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