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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상대와 같은 점을 찾아라(친밀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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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38

[레지오와 마음읽기] 상대와 같은 점을 찾아라(친밀함 만들기)



처음 만난 사람이 나와 같은 천주교 신자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굳이 종교가 아니더라도 낯선 그 사람이 고향이나 학교, 심지어 취미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갑자기 느꼈던 그 감정을 기억하는가? 그것은 그와 내가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는 친밀감이다.

샘 휴스턴 주립대학의 랜디 가너는 친밀함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동질성도 포함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일정의 설문지를 발송하면서 한 그룹은 봉투에 발신자인 연구자의 이름이 수신자의 이름과 일치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발신자를 수신자와 다르게 하여 보내고 그 응답률을 보는 것이었다.

즉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수신자가 ‘프레드 스미스’라면 ‘프레드 존스’라는 연구자의 이름으로 설문지를 보냈고, 다른 그룹에게는 이름이 ‘줄리 그린’이라면 ‘아만다 화이트’라는 연구자의 이름으로 설문지를 보냈다. 이 간단한 조작이 응답률에 과연 영향을 미쳤을까? 결과는 설문 응답자의 이름이 연구자와 일치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응답률이 30%, 설문자의 이름이 연구자 이름과 ‘일치한’ 그룹에서는 응답률이 2배에 가까운 무려 56%나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 비슷한 것에 호감을 느낀다.


다른 실험 연구에서도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을 지지하거나 그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높고,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자신과 생일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부탁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거울효과’라고 하는데 우리가 같은 신자에게서 느꼈던 호감의 경우도 바로 이런 심리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심리가 매우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지금도 우리 사회에 학연이나 지연이 상당히 큰 위력을 발휘하는 현상으로도 알 수 있다.


‘같다’는 느낌은 대단한 친밀감 줘

정치인들이 국회에 나타날 때는 넥타이에 정장이지만, 공장이나 시장에서 노동자와 상인을 만날 때는 편한 점퍼 차림인 것은 옷의 유사성으로 친밀감을 일으키고자 하는 대표적인 경우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이 또래의 은어를 따라하는 것이나 대화 상대의 고향 사투리 등을 함께 쓰는 것은 언어의 습관으로 유사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나아가 상대방의 몸짓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거울자세’도 이런 심리가 작용된 것이다. 실제로 이 ‘거울 자세’는 연인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연인이 나의 자세를 따라하는 지 따라하지 않는지만 보아도 애정의 깊이를 알 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 ‘같다’는 느낌은 대단한 친밀감을 준다. 물론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이처럼 우리도 레지오 활동 대상자들과 일치점을 찾아 그것으로 다가간다면 쉽게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옷이나 나이, 종교나 정치에 대한 견해, 음주 습관 및 흡연 유무와 좋아하는 음식이나 성격, 심지어 몸짓까지, 삶과 관계된 모든 것들에서 일치점 찾기는 가능하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예를 들어 활동배당 때는 대상자와 고향이 같거나, 같은 종류의 직업을 가졌거나, 비슷한 나이 혹은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을 연결할 수도 있고, 활동대상자를 대할 때는 그와 나의 비슷한 점을 찾아 그 점을 말하면서 유사성을 확인하는 것 등이다.

또한 이야기를 나눌 때 대상자의 몸짓을 조심스레 따라하는 것도 친밀감을 형성시키는 좋은 심리학적 방법이다. 물론 너무 자주 몸짓을 따라하면 상대가 기분나빠할 수도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친밀함을 바탕으로 예수님께 이끌어야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을 만든다.’고 부처가 말했듯이 이렇게 형성된 친밀감은 그것을 무엇을 위해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즉 그와 나의 친밀감이 서로의 성화(聖化)를 위해 쓰인다면 이런 행동들은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들어 이용하자는 의도라기보다, 서로 이해하고 보다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여 함께 하고 싶다는 욕구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교본의 ‘레지오 활동의 본질은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와 ‘일단 친밀한 관계가 맺어지면 거의 모든 일을 이룬 셈’이라는 말들은, 대상자를 예수님께로 데리고 오기 위하여 친밀함이 필요하고 또한 친밀함은 모든 좋은 관계의 바탕이며 나아가 참된 우정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를 보라’는 말도 있으니 이렇게 친밀감으로 시작한 감정은 서로 닮게 하는 결과도 가져온다.

중요한 관계일수록 친밀함은 중요하다. 우리는 하느님과도 친밀하여야 닮아갈 수 있고 예수님과도 성체를 통한 친밀함으로 함께 할 수 있으며, 성모님과도 레지오를 통하여 친밀함을 유지해 닮아갈 수 있다. 이런 친밀함을 바탕으로 우리는 그러지 못한 형제자매들을 예수님께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실제로 다음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과 성모님의 친밀함을 생각한다면 상대와의 친밀하기 위한 노력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같은 피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두 분의 체격이나 외모, 성향이나 취미나 덕행이 비슷하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중략) 이러한 두 분의 관계는 가정 공동체 안에서 두 분의 친교를 굳건히 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을 터놓고 은밀한 생각까지도 서로 나누는 사이로 발전해 갔다.”(드 콘칠리오 / De Concilio : 성모님에 대한 이해)

참고도서
1. 사람의 마음이 읽힌다 - 경향 미디어
2.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 지식갤러리
3. 59초 - 웅진 지식하우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7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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