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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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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13 ㅣ No.490

[신앙의 해 특집]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 (19) 평신도 사도직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들 중에서도 우리의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평신도의 사도직 활동입니다. 공의회가 반포한 문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펴본 네 가지 헌장, 즉 계시헌장, 전례헌장, 교회헌장, 그리고 사목헌장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9개의 교령과 3개의 선언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입니다.


교회 전체에 주어진 직무

사도직은 ‘사도로서의 직무’라는 뜻인데, 그 표현 안에는 이것이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책상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부르심을 받고 파견되었다면, 반드시 주님께서 맡기신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이 직무를 함께 수행해야 합니다. 공의회는 교회헌장 12항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 “주교로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이 직무는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주신 직무이고 우리 또한 주님의 파견을 받아 수행하는 것이므로 마땅히 ‘사도직’이라 불립니다.


성화하고, 가르치고, 다스리는 직무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당신의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그 사명이란 바로 “파스카 신비에 결합되어 끊임없이 기도하고 하느님을 함께 찬양하며(사도 2,42-47 참조),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고(로마 12,1 참조), 세상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힘차게 증언하며,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에 대하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을 설명해 주어야 하는(1베드 3,15 참조)” 사명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받은 은혜는 우리만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가 복음을 증거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이 사명에는 예외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집안에, 학교에, 회사에 주님 오시도록

공의회는 평신도 사도직이 결코 수동적으로 순종만 잘 하면 되는 활동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교회를 구성하고 교회의 직무인 예언직, 사제직, 왕직에 함께 하는 사도직임을 강조합니다. 다시 말해 직장이나 장터에도 예수님께서 현존하시고 복음이 전파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특히 파견된 이들이 바로 평신도라는 가르침입니다. 특별한 조직이나 운동에 가입하기 이전에, 세속 사람들과 꼭 같이 결혼도 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일터와 가정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드러내는 일 자체가 이미 사도직인 것입니다. 이 일은 하면 좋고 못해도 그만인 일이 아니라 주님의 파견에 의해 발생하는 거룩한 직책이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2013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대구주보 3면, 문화홍보실]


[신앙의 해 특집]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 (20) 평신도 사도직의 세 가지 목표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지난 호에 살펴본 대로 사도직을 평신도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회 전체의 직무라고 가르칩니다. 가르치고 성화하며 봉사하는 일에 평신도가 다만 참여할 뿐 아니라, 그런 활동들이 주님께서 주신 자기 책임인 줄로 알고 주역이 되어 나서야 한다는 말입니다.


“네 입에 내 말을 담아준다”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제2장에서 평신도 사도직의 목표를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합니다(5~8). 그 첫째는 복음화와 성화 사도직입니다. “평신도들에게는 복음화와 성화 사도직을 수행할 기회가 무수히 열려 있다. 바로 그리스도교 생활의 증거와 초자연적 정신으로 실천하는 선행은 사람들을 하느님과 신앙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고 교령은 밝히면서 이와 더불어 말로도 복음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6). 이웃에게 좋은 표양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입으로도 복음을 전해야 하고, 이것 역시 평신도 사도직의 한 목표인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에 드는 세상을 향하여

평신도 사도직의 둘째 목표는 현세 질서의 그리스도교화입니다. 교령은 “현대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과신한 나머지 현세 사물을 마치 우상으로 섬기며, 그 주인이 아니라 오히려 노예가 되어 버렸다.”(7)고 진단하면서 “사람들이 현세 질서를 바로 세우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는 것이 온 교회의 임무”이며, 특히 평신도들은 목자들의 영성적 도움을 받아 현세 질서의 개선을 추구하며, 그 질서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확고하게 바로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7).


거룩한 의무이자 권리인 자선

평신도 사도직의 셋째 목표는 사랑의 실천으로서, 그 가운데 특히 자선은 사랑의 생생한 표현이자 그리스도인의 표지입니다. 교령은 “다른 사람들의 자선 활동을 기뻐하면서도 자선 활동이 남에게 넘길 수 없는 자신의 의무이며 권리”라고 지적하고,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이웃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모습과 그리스도를 보아야 하며 그렇기에 사랑의 실천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리추구와 지배욕에 대해 경고합니다(8). 세상 한 가운데서 복음을 소리 내어 전하고, 우리 사회가 더 복음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애쓰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이 세 가지를 통해 평신도는 자기가 주님께 받은 거룩한 직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2013년 7월 28일 연중 제17주일 대구주보 3면, 문화홍보실]


[신앙의 해 특집]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 (21) 평신도 사도직의 여러 형태들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사도직이 무엇인지, 또 사도직을 평신도가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언급한 다음 보다 구체적으로 평신도 사도직의 여러 영역들을 나열하면서 각 분야에 적합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교구와 본당

교령이 언급하는 평신도 사도직의 첫 번째 영역은 본당 공동체입니다. 10항은 “본당은 그 안에서 발견되는 모든 인간적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이를 교회의 보편성에 융합시킨다. 평신도들은 … 인간 구원에 관련되는 문제들은 물론, 자신과 세상의 문제들을 교회 공동체에 들고 와서 함께 논의하고 연구하고 해결하여야 한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본당은 행정 단위이기 이전에 사도직의 전초 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교령은 본당 교우들이 “자기 목자인 주교의 부름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교구 사업에 자신의 역량을 바칠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정 공동체

평신도 사도직의 둘째 영역은 바로 가정입니다. “만물의 창조주께서 부부 공동체를 인간 사회의 원천과 기초로 삼으시고, 또 당신 은총으로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큰 성사가 되게 하셨으므로” 부부가 된다는 것, 부모 노릇을 하고 자녀 노릇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도직입니다.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며, 바로 교회의 가정 성소가 될 때에, 가정은 그 사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온 가족이 교회의 전례에 참여할 때에, 그리고 나그네를 극진히 대접하며, 어려운 모든 형제의 요구에 봉사하는 정의와 다른 선업을 증진할 때에 가정은 그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11)라고 공의회는 가르칩니다.


청소년

공의회는 특히 청소년을 지목하여 사도직의 영역으로 꼽습니다. 이 대목에서 놀라운 것은,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청소년 교우들이 스스로 수행하는 사도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청소년들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다. … 사회에서 이처럼 커지는 청소년들의 비중이 거기에 비례하는 능동적인 사도직 활동을 요구하며, 그들의 타고난 품성 또한 그러한 사도직 활동에 적합하다. … (청소년들의) 열정이 그리스도 정신으로 충만하고 교회의 목자들에 대한 순종과 사랑을 갖춘다면, 참으로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지적은, 공의회가 성령의 도우심으로 시대를 훨씬 앞서 생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어린이들에게도 어린이다운 사도직 활동이 있다. 친구들 가운데에서 그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참 증인이 되는 것이다.”(12) 얼마나 신선하고 힘이 있는 가르침입니까! [2013년 8월 4일 연중 제18주일 대구주보 3면, 문화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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