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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새로운 복음화 사명과 레지오 마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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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0 ㅣ No.250

[레지오의 영성] 새로운 복음화 사명과 레지오 마리애


 

2011년 한 해도 어느덧 절반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7월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장마 속 세찬 빗줄기가 공존하는 역동적인 계절입니다. 이 시기에 만물은 자연의 에너지를 받아 더욱 성숙해가고, 사람들은 그러한 산과 바다의 기운을 벗 삼아 삶을 정비하는 휴가를 떠납니다. 이렇듯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재충전의 기간에, 레지오 단원이 지향해야 할 기본적인 사명을 성찰해보고자 합니다.

레지오 영성은 사도직 활동과 떨어질 수 없으므로, 단원들은 마리아에 대한 신심과 교회를 향한 봉사를 의무적인 사도직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본당 사목자를 돕고 다른 단체와 협력하며, 어떠한 종류의 사도직 활동도 기꺼이 떠맡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 사명들 가운데 가장 으뜸은, 바로 성모님의 군대로서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차게 전파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서 그리스도교적 삶을 강조하고 복음의 정신을 사람들에게 침투시키는 근본적인 사도직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방면에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지향적 문화와 능률과 편리주의적 가치관은 신앙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교회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신자 개개인의 삶에 대한 반성과 쇄신 없이 세상 안에 하느님 나라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힘들다’는 도전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거리 선교와 입교 홍보를 통해 믿지 않는 이들이 교회로 나오기를 기다리는 종래의 선교 방식은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깊이 이해하고 ‘시대의 징표’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시키려는 새로운 자세가 요구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의회 이후 교회는 제도적인 교회관에서 벗어나 세계로 개방되고 다양한 문화와 사회 그리고 인종과 풍습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교회의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이러한 성과는 ‘그리스도인의 선교사명’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고, 오늘날 ‘새로운 복음화Neo Evangelizatio’라는 용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말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삼천년기?라는 교서를 통해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교회의 ‘새로운 선교’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복음화를 간단히 정의하면, 내적인 신앙의 쇄신을 통해 외적인 복음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자신의 비복음적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는 회개를 통한 내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과거사를 새롭게 해석하고, 현실을 새롭게 분석하며, 세상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역사를 동시대인들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복음적 언어로 전하는 새 복음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복음 선교는 현세에서 하느님 나라 구현이라는 총체적인 사회 구원과 복음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백성은 자신의 선교 활동 영역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인류 공동체와 역사 전체로 넓히고 녹아들어가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그러한 역할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앞당기려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먼저 본당 안에서부터 사목자와 신자, 단체와 단체 그리고 신자 상호간의 벽을 허물고 실제적인 나눔을 통해 ‘친교의 교회’ 모습을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사명을 수행할 우리에게 놓여진 상황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고, 도시의 경우 본당의 대형화로 무관심과 소외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친교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국교회의 많은 교구는 지난 10여 년 간 ‘소공동체 사목’에 힘을 쏟았습니다. 아직은 그 효과를 평가하기에 시기상조이지만, 21세기 교회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모델 정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러한 노력에는 한국교회의 사도직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기도와 솔선수범을 펼친 레지오의 영성과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즉 단순히 개인의 신심강화와 본당 봉사활동 지원의 차원을 넘어 본당 공동체의 주인이며, 복음화 사업의 주체요 조력자로서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단원들은 기도와 전례생활의 충실은 물론 성경과 교리 공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러할 때 자신이 먼저 신앙으로 성숙되어 마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올바르게 전할 수 있는 성모님 큰 군대로 거듭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1년 7월호, 
문희종 요한 세례자 신부(수원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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