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새해 첫날-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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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1-01 ㅣ No.241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 [0101]

 

        민수기 6,22-27    갈라디아서 4,4-7    루가 2,16-21

    2001. 1. 1. (월).

 

주제 : 복은 내가 챙기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잘 시작하셨습니까?

단추가 있는 옷이라면 첫 단추를 제대로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옷을 다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단추를 다 풀고 다시 끼우는 안타까운 일을 하지 않으려면 올바로 해야 한다는 소리가 될 것이고, 두 번 살수 없는 세상에서 올바른 삶의 결실을 맺자고 서로 격려하는 말도 되는 소리가 이 격언일 것입니다.  옷을 다 입기는 했는데, 그 모양새가 맘에 들지 않거나 올바르지 않다면 우리는 쉽게 그 일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들여가며 하루하루 역사를 쓰는 일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되돌릴 수도 없고 다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희망을 갖고 시작하는 2001년, 새해 첫 날, 우리가 갖는 시작의 마음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누군가 이야기해 주어야 아는 소식도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많은 신자들과 함께 산꼭대기에 올라 큰 소리도 질렀고, 우리 교회와 본당 공동체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발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특별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2000년 한 해를 지내고, 오늘은 말 그대로의 새로운 밀레니엄 첫 해 2001년을 맞이하고 한마음으로 모여 우리 가정이 화평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새해 첫날은 교회에서 정한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또한 인류의 구원자가 사람으로 태어나는 데 특별한 마음자세로 함께 참여했던 마리아를 통하여 기도하는 대축일이기도 합니다. 첫 단추 끼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특정한 시기에 우리가 갖는 마음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세상에 사는 동물들 가운데 시계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시간을 몰라서 사용하는 일도 되기는 하겠지만, 맞이하는 순간이 늘 같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자세를 갖자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합니다.

 

사람이 평화를 얻으려하거나 그 평화를 실천하고 사는 일은 어려운 일 중의 한가지입니다. 오늘 평화를 기원하는 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평화의 실천은 어떤 것이 있겠는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먼저 민수기 독서에는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서 해야 할 사제들의 기도가 나옵니다. 사제들이 해야할 올바른 삶의 자세는 '자신이 평화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평화를 얻기를 바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모세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정신을 받아들여 오늘 미사에는 우리 가정과 공동체, 우리나라와 세계가 다 함께 평화의 길을 찾아서 실천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무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것은 우리 자유입니다. 하지만, 내가 평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내가 만들어 갈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고, 내 이웃에게 보여줄 삶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 1988년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 성체대회 때에는 '평화에 대한 이야기'가 강조되었습니다.  '평화는 단지 싸우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고 했던 선언'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평화란 그런 것입니다. 시작은 싸우지 않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친다면 뭔가 부족한 일이 그것입니다. 싸움을 만들어내지 않을 마음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마치도 특별히 나 혼자 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로 시작되는 것이지만, 그 결실은 사람이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도 모세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제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빌면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들에게 평화를 내릴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기억하여 잠시나마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평화를 비는 기도를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평화는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좋은 것은 오래 간직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보러왔던 목자들이 남긴 소리가 무엇인지는 전하지 않지만, 분명 하느님의 업적을 찬양했을 것이고 감탄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려는 마음자세를 오늘 새해 첫날을 시작으로 해서 2001년 한해도 가득 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해 첫 날이 의미 있는 것은 우리가 갖는 마음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한 해도 하느님의 은총을 듬뿍 받으시고 하느님이 허락하시는 축복을 받는 한해가 되기를 잠시 기도했으면 합니다.

 

"사랑의 하느님, 이 자리에 모여서 기도하는 저희의 바람을 들어주소서. 저희가 하나되어 인류를 구원하신 당신의 사랑을 실천하게 도와주소서. 저희의 행동으로 이웃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게 하시고, 삶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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