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연중 03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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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1-21 ㅣ No.256

연중 3 주일 ( 다 해 )

 

        느헤미야 8,2-4ㄱ.5-6.8-10    1고린 12,12-30    루가 1,1-4; 4,14-21

    2001. 1. 21.

주제 : 내가 가진 특성을 제대로 살리기

 

이제는 움츠러든 어깨를 조금이나마 펼 수 있는 날씨가 된 듯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몸의 긴장도 쉽게 풀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몸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1월의 3번째 주일, 연중 3 주일입니다.  어느 덧 올해도 시작한지 3주간이 꼬박 흘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은 기간에 올해 실천할 계획으로 무엇을 세웠는지, 그리고 그 계획은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묻는 것은 좀 빠른 듯한 생각이 드는 시기입니다. 그래도 우리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한해의 첫 달인 1월을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는지에 따라 올해 이룰 삶의 결실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파종을 위한 씨의 선택이 올바로 되어야만 그 해 농사의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연중 3주일에 듣는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가 지금 처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그에 따라서 새로운 다짐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자기 이름을 드러내고 한 걸음 나아가서 다른 사람이 내 존재를 알아주기를 바라고 내가 좀 더 뛰어난 인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마음은 누구나 갖는 자세일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삶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옳은지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것을 알려주십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떠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사십니까?

이런 질문은 여러분이 듣지 않아도 괜찮은 것의 하나로 생각하고 사시는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생각하는 것 모두가 다 중요하지, 특별히 중요한 것이 있겠나?'하는 분도 있으실 것이고, 건강이나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제가 드린 질문에 따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오늘 독서와 복음에 나오는 말씀을 좀 더 잘 알아듣고 이해하기 위해서 제가 드린 질문일 뿐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배생활에서 돌아온 다음의 이야기, 기원 전 450년경을 배경으로 하는 때입니다.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이 하나로 엮어져있던 신정일치(神政一致)의 세상에서 하느님의 법은 곧 세상살이를 규정하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떠났기에 당했던 고통이 유배였기에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 삶에 하느님의 계명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를 강조하는 것이 에즈라 사제의 선포입니다. 그는 하루종일 서서 말해도 지치지 않았던가 봅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 뜻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힘이 생기기도 하는가 봅니다.  요즘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지만, 그 말씀에 그다지 충격을 받지도 않는 세상이고 때로는 별로 관심이 없는 세상인 듯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우리의 행복은 돈이 해결해준다고 믿기에 그 녀석이 우리 삶의 많은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두 번째 독서인 고린토 서간에는 신앙인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직책들이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가 쓴 편지의 주제는 '그렇게 다양한 삶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느님의 뜻을 이루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독서에 등장하는 순서에 따라 우열(愚劣)을 가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일에는 수많은 종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떤 일들이 있는지 그 종류들을 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치하려는 마음이고 서로 걱정해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일에서 우리가 만족할만한 결실을 만들어내려면, 우리가 받은 사명을 올바로 깨닫는 일이 급한 것입니다.  복음에는 예수님의 사명이 나옵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고유한 사명이 무엇인지 글로 써 있는 곳은 없지만, 예수님이 받은 사명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리는 일, 앞으로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이 돼 주는 일, 억눌린 사람들을 위하여 자유를 가져오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가에 따라 우리가 맺을 열매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의 모습은 각자가 다릅니다. 같은 사람 하나 없습니다. 모습이 다른 것처럼 우리가 가진 능력도 그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그 다음 문제는 각자의 고유한 것들을 얼마나 잘 조화시킬 수 있는지 하는 것이며, 누가 남을 위하여 자신의 능력을 먼저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깨달은 순간부터 성취되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지만 우리의 동의(同義)가 없다면 하느님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확인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잠시 마음을 모아 기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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