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강론자료

2012-0222...재의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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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2-22 ㅣ No.1184

재의 수요일

요엘 2,12-18 2코린토 5,20-6,2 마태오 6,1-6.16-18

2012. 2. 22. 등촌3( 10:00 / 19:30 )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으므로 참회식은 생략합니다.>

  주제 :

여러분은 오늘 금식하셨습니까? 하루라도 제대로 움직이려면 하루 세 번 식사하는 일을 중지하지 말아야 하는데, 신앙과 전례에서는 먹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전례에서 이렇게 말하는 의미를 우리더러 굶어죽으라고 알아들으면 안 될 일입니다. 사람은 자기 앞에 닥쳐오는 일을 알아듣고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알아듣는 일은 참 중요합니다.

 

오늘은 올해, 2012년도 사순절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올해 부활대축일로 기념할 날은 오늘부터 46일이 지나면 다가옵니다. 특별한 날을 정해놓고, 그에 앞서는 특정한 날짜를 정하여 우리는 아주 특별한 자세로 그 시간을 지내야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가 실수할 수 있는 일의 하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가 지금 참여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일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실수하는 요소라고 했습니다만, 세상에 사는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판단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굳이 다른 사람을 먼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사순절을 잘 시작하고, 제대로 지내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이런 질문에 우리가 또 한 가지 실수할 수 있는 일은 남들에게 드러내는 특별한 행동으로서 내가 잘 지내거나, 아니면 잘못 지내거나 하는 판단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의 한 가지가, 조금 전에 복음말씀으로 들은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관한 문제입니다. 요즘에는 단식(斷食-일반의미)이라는 표현 대신에 금식(禁食-종교의미)’을 씁니다만, 뜻에는 별 차이 없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를 내가 만족하거나 남들의 칭찬을 받는 수준정도만 실천하면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일입니다.

 

세상 삶을 판단하는 방법과 기준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스스로 판단하기만 하면 충분한지, 아니면 세상의 평가만 잘 받으면 되는지,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직 내가 눈으로 본 적이 없고 만난 일도 없지만 하느님의 판단기준은 따로 있는지를 살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단계별로 생각하는 모습에 따라 사람의 삶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고, 평가도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잠시 후에 이마에 재를 얹게 될 것입니다. 재는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에 있던 물질이 불에 타고 나서 남은 가루를 말합니다. 다른 생물의 성장에 도움이 될 요소가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세상에 남은 것들 가운데서 보잘것없는 것이라는 표현만 남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재를 우리의 이마에 얹는 것은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바르면서 사람은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거나,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라는 말씀 가운데서 한 가지를 들을 것입니다. 편의에 따라서 짧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만, 의도는 차이가 없는 일입니다. 내가 지금, 하느님의 말씀이 울리는 장소에 나와서 이마에 재를 받으면서 듣는 그 소리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알아듣는 바에 따라서 우리 삶은 달라질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선인도 있고, 악인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모두 선인으로 살아야한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따를까요?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악인으로 사는 것의 의미를 애써 얘기하면 모든 사람이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 그대로 받아들일까요?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 제가 모든 사람의 삶을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이 특별한 자리에 함께 하고, 우리가 마음과 생각을 모아 이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기도를 하면 세상일 가운데서 그 어떤 것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그것 역시도 우리가 알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한가지로 마음을 모아 청했을 때,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심판도 미루어지거나 달라질 수 있음을 요엘예언자는 얘기했습니다만, 우리가 그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정말로 세상 삶이 달라질 일입니다.

 

오늘은 사순절을 시작하는 첫 번째 날입니다. 이마에 재를 얹는다고 해서, 우리가 삶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느님 앞에 선 내 모습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에 뭔가 달라져도 달라질 일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늘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내가 마음과 생각을 열고 그 은총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느냐, 하느님의 은총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세상일에 바빠서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하는 사람이 되느냐의 차이뿐입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이 때, 과연 어떤 자세가 옳은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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