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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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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19 ㅣ No.158

[경향 돋보기 - 아시아 교회와 평신도]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얻은 것

 

 

사랑이신 하느님을 전하고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자신의 재위 첫 해인 2005년 예수성탄대축일에 발표한 첫 번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첫머리에서 요한 1서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4,16)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일러준다.

 

“그리스도인은 이 말로써 자기 삶의 근본적인 결단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1항). 그러면서 회칙은 다음의 복음서 구절을 덧붙인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0년 12월 7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선교교령’ 반포 25주년을 맞아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을 반포했다. 이 회칙은 오늘날 교회가 세계 곳곳에 퍼져있지만, 실상 복음선교는 끝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지역교회들이 외방선교 활동에 전 교회적인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야 지역교회도 쇄신될 수 있고,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인 만민을 위한 구원의 ‘표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회에 위임된 구세주의 사명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고 회칙 1항에서 천명한 교황은“성령께서는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선포하도록 재촉하신다.”면서 바오로 사도의 다음 서간 부분을 인용한다. “내가 기쁜 소식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내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기쁜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면 내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1코린 9,16).

 

회칙은 또 3항에서 “모든 백성이여, 그리스도께 문을 열지어다.”라고 촉구한다. “그리스도를 모르고 교회에 속하지 않은 사람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공의회 폐막 이후 거의 두 배나 증가하고 있다.”면서 ‘문을 열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받아들임으로써 결정적 말씀이신 분에게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라며,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고 그들을 위해 당신 아들을 파견하신 인류의 거대한 부분을 보면 교회의 선교가 급박함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컨대 우리가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히 사랑받고 있으므로 이를 모르고 사는 외교인들에게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려주고 함께 하느님 백성을 이루며 살자고 하는 것이 교회의 선교사명이다.

 

근래의 교황들은 선교활동 면에서 평신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평신도’를 주제로 열린 1987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인류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수억만의 무수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복음을 전해야 할 영원한 사명을 교회는 결코 중단할 수 없다.”(35항)고 강조하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선교적 성격과 특히 평신도 사도직을 밝히면서 이 전통을 확인했고(교회헌장, 17.30항 참조), 평신도들이 소명 받은 선교활동에 이바지할 특수 부분에 대해 강조했다(선교교령, 35-36.41항 참조). 평신도들은 “세례성사로써 그들 나름의 사제요 예언자요 왕이신 그리스도의 삼중 사명에 참여하는 것”(“평신도 그리스도인”, 14항)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열려

 

이와 같은 평신도들의 사명을 다하고자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금년 2010년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에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회원국과 준회원국 25개국 중 18개국 교회 대표와 36개 단체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Proclaiming Jesus Christ in Asia)’라는 주제로 열렸다. 참석자는 335명(외국인이 217명, 한국인이 118명)의 대표와 봉사자 105명을 합하면 440명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는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을 비롯해 FABC의 평신도가정위원회 의장 로날도 트리아 티로나 주교 등 고위 성직자와 아시아 각국 평신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개최국 교회 대표로, 인도의 란치 대교구장 텔레스포어 토포 추기경이 연사로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 총무 민병덕 신부)와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최홍준, 담당 민병덕 신부)가 주관해 준비위원회(위원장 한홍순)를 가동시켜 행사 진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그동안 ‘동아시아 평신도대회’는 더러 열렸으나 ‘아시아 평신도대회’는 ‘교회의 사회교리’를 주제로 지난 1994년 9월 한국(경기도 의왕시 아론의 집)에서 당시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 에두아르도 피로니오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 열렸고, 그 뒤 2001년 3월 19-24일 태국 삼프란의 ‘반푸안’ 사목연구소에서도 열린 적이 있다. 14개국 남녀 평신도, 청년, 수도자들이 신부, 주교들과 함께한 이 대회에서는 ‘평신도 : 새로운 교회의 사랑과 봉사의 원동력’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성찰했다. 이 주제는 제1차 대회 주제와 맥을 같이 하면서 2000년 1월 FABC 제7차 정기총회의 주제인 ‘아시아 교회의 쇄신 : 사랑과 봉사의 사명’과도 연계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교황청 평신도평의회가 직접 주최한 행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제1회 대회와 이번 서울대회와는 그 맥을 달리한다.

 

이번 서울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는 16년 전 아시아 평신도대회에서 성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열린 것으로서, 지난 2006년 10월 18-22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아시아의 예수님 이야기’를 다룬 FABC 복음화위원회 주최 ‘제1차 아시아 선교대회’의 정신까지 이어받고자 하였다. 아시아적 상황 아래서 선교의 열의를 점검하고자 하는 이 대회에는 교황 문헌 등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열린 것이다.

 

대회 참석자들은 박해를 무릅쓰고 복음을 증언한 한국 신앙선조의 순교정신을 되새기며 아시아 복음화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했고, 참가자들은 특히 선교사 없이 평신도의 힘으로 교회를 세우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역동성과 저력을 한국 교회 1번지 명동성당 일대에서 경험하기도 했다.

 

복음화율(인구대비 신자비율) 10%를 넘어선 우리나라와 달리 아시아 대륙은 필리핀을 제외하면 평균 복음화율이 1%에 머물고 있다. 또 아시아 교회의 상당수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종교 간 분쟁, 혹독한 박해 등으로 복음을 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서 확인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교회가 이런 현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대다수 아시아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국제적 행사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 ‘아시아 교회의 선교사명 수행 2천 년 : 복음화와 성덕과 순교의 물결’(Felipe Gomez, S. I. 교수) 이라는 주제 강연을 시작으로 ▲ ‘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 선물 : 오늘날 복음선교의 요건, 과제, 도전’(Telesphore Placidus Toppo 추기경) ▲ ‘1987년 시노드 후속 교황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중심으로 본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Josef Clemens 주교) ▲ ‘아시아에서의 그리스도교적 양성과 평신도들의 선교 노력’(Dinh Duc Dao 교수) ▲ ‘용감한 신앙의 증인들’(Bernardo Cervellera, P. I. M. E. 신부) ▲ ‘평신도 단체의 새 시대’(Guzman Carriquiry 교수) ▲ ‘평신도 : 아시아 백성들의 유익을 위한 희망의 증인들’(Stanislaw Rylko 추기경) 등 7가지 주제발표와 다섯 차례에 걸친 패널토론, 각국 대표와 교회 운동단체 대표의 발표, 마테오 리치 신부 전시회와 영화 상영, 절두산 순교성지 순례 미사 봉헌 등이 있었다.

 

 

아직도 박해받는 아시아 교회들의 다짐

 

복음 선교 면에서 아시아의 현실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아시아 대륙의 교회는 세계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숱한 변혁을 거듭하고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불평등과 가난에 시달리고, 인권이 짓밟히는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수천 년의 문화와 대종교들이 지배하고 있는 대륙인 아시아에서는 세속적인 사고방식이 판을 치고 있고, 종교의 자유에 제한을 받고 있다. 명시적인 복음 선포가 금지돼 있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박해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9월 3일 교황청외방선교회(P.I.M.E.) 베르나르도 체르벨레라 신부는 ‘용감한 신앙의 증인들’이란 제목의 강의에서 “현재 아시아의 52개국 가운데 적어도 32개국은 어떤 면에서 종교 활동이 제한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은 참으로 소수이고, 박해까지 감내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이 소수의 사람들은 “믿음에서 피어나는 고무된 활력으로 가득 차있는 것”(9월 1일 리우코 추기경의 개회 연설)이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아시아 교회들과 평신도들은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해야 한다고 이번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다짐했다.

 

대회 폐막을 앞두고 참가자들은 베네딕토 16세 교황께 보내는 편지를 통해 “성찰의 시간이었던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차례 등장했던 주제는 아시아의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세례에 대해, 또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로서의 그들의 존재에 대해 더 잘 인식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대회 참석자들의 증언은 평신도 선교사명에 대한 인식이 최근 몇 해 동안 어떻게 성숙돼 왔는지를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특히 “뿌리를 뒤흔드는 듯한 깊은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아시아 사회 한가운데에 살고 있지만, 저희는 오히려 그럴수록 인간의 모든 측면에서 훨씬 더 품위 있는 삶의 조건들을 확립하는 데에 협력하고 싶습니다. 저희 모두는 세례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성덕에로의 오솔길을 향해 회개하도록 저희 삶을 이끄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님과 쇄신된 만남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이에 인도의 토포 추기경이 강연(‘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선물 : 오늘날 복음선교의 요건, 과제, 도전’)에서 들려준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복음화는 두 차원이 있습니다. 첫째, 선교사로서 ‘나가는’ 차원입니다(‘가서 말하여라.’ 차원). 둘째, 복음을 ‘삶으로 증언하는’ 차원입니다(‘와서 보아라.’ 차원). 복음이 공허한 이론이 아니라, 정말로 작용한다는 것, 우리의 삶에서 작용하고, 우리를 변모시켰음을 와서 보십시오.” 그는 또 “아시아의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서 복음을 말한다는 의미에서 선교사가 될 수는 없지만, 아시아의 모든 그리스도인은 생활양식과 가치관, 행동의 변화를 통해 증언함으로써 선교사가 될 수 있다.”면서 이것은 주교나 사제들뿐 아니라,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에게도 진리라고 하였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과 교회의 예언자직 사명,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단순함을 본받는 것 등 세 가지 분야의 증언은 특별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가 남긴 것

 

아시아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첫째는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오직 진실한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둘째, 아시아는 생태적인 재해에 직면해 있다. 이는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도와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셋째, 아시아는 농업에 의존하는 곳이 많고 특별히 소농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농을 보호하는 일은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총체적인 인간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한 일이다.

 

아시아의 여성 인권 문제와 노동자 문제를 보면서 연대 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세계화의 문제는 우리 신앙 공동체가 늘 깨어있으면서 모든 이에게 희망의 증거자가 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이 밖에도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사무총장 클레멘스 주교가 강의한 교황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해설과 역시 평신도평의회 구스만 교수의 ‘평신도 단체 활동의 새로운 시대’를 주제로 한 강의는 평신도사도직 수행을 위한 지침으로 삼기에 중요한 내용이고, 인도의 토포 추기경이 강의한 ‘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 선물’은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아시아에서 선포하고자 한 이번 대회 주제를 깊이 들여다 본 좋은 계기가 됐다.

 

이번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헌장’을 비롯해서 ‘사목헌장’, ‘평신도사도직 교령’과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기본적이고 구체적인 정신을 새롭게 돌아보면서, 교황회칙 “교회의 선교사명”과 교황권고 “아시아 교회”, 신앙교리성 선언 “주님이신 예수님”을 바탕으로 한 ‘공부’를 통해 다음 세 가지를 다짐할 수 있었다.

 

첫째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나가서 선포해야 한다. 그러려면 평신도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사명에 충실해야 하며, 그러한 평신도를 많이 양성하고 교육하는 데 힘써야 한다. 둘째, 평신도들은 ‘자기 성화’에 힘써야 한다. 곧 자신부터 복음화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세 번째로는 이웃 사랑을 통한 사회복지, 곧 애덕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시아의 평신도들이 십자가를 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지난 11월 14일 평신도주일을 맞아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내놓은 강론자료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폐막미사 끝에 진행된 선교 파견예식에서 참석자들은 하얀 묵주와 함께 목에 거는 십자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대회에 참석한 300여 명만 받은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교회, 아니 온 아시아 평신도들이 받은 것을 의미합니다.

 

성모님의 시선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열심히 기도를 바치고, 세상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 수난을 겪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따르겠다고 매 순간 다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만나는 모든 고통을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님의 수난에 합쳐드리면서 ‘서로 사랑하라.’(요한 13,34)는 ‘말씀’을 실행에 옮기고 이웃에 전함으로써 이땅과 온 아시아에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최홍준 파비아노 -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이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상임위원,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 생명운동본부 운영위원과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 ·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0년 12월호, 최홍준 파비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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