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노인사목] 노인을 위해서 본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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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2 ㅣ No.110

노인을 위해서 본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세계는 지금 빠른 속도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평균수명 연장과 출산율 감소로 2000년 현재 7.2%로 이미 고령화 사회(ageing society)에 접어들었으며, 2019년에는 14.4%로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0%로 본격적인 초(超)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30년 8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00년보다 5.3배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통계청, 「장래인구 추계결과」, 2001년). 

 

이러한 사정은 교회 안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2002년)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의 신자 비율은 전체 신자의 13.5%(592,673명)로 전년도 대비 11.8%의 증가율을 보인다. 통계 기준 연령의 차이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교회의 노인인구도 위의 통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결국 고령화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상당히 진척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일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의 연령비를 보면 상당수의 신자들이 노인층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고령화 현상은 아무래도 농어촌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른바 '노인문제'의 핵심은 이런 통계에서 드러나는 고령화 현상 그 자체에 있지 않다. 한 사회에서 노인인구가 많다는 사실에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문제는 오히려 고령화 현상을 경제인구의 감소, 또는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부양비용의 증가로만 파악하는 반(反)인본주의적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노인에 관련된 사항들을 오직 경제주의적 논리로만 파악하고 거기에 스스로 '노인문제'라고 이름 붙임으로써 사람들의 시선을 왜곡시킨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노인, 곧 더 이상 노동할 수 없는 육체에 어떤 배제적 시선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노동할 수 없고, 그래서 더 이상 생산할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람'의 범위 밖으로 밀쳐내려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노동과 상품, 그리고 자본의 고귀함만을 강조하는 유물론적 관점들은 이제 이 불임의 육체들을 분리시킨다. 그에 따라 평생의 노동으로 단련된 거친 손과 주름들은 삶의 훈장이 아니라 거기서 유리된 자의 낙인이 된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노인문제는 이 극한적 산업화가 낳은 부산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시 근대 이전의 관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본다. 근대 이전의 전통적 효나 장유유서 개념을 부활시키는 것이 지금의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결국 노인, 그리고 노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노인, 늙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1. 노인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나?

 

노인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는 일차적으로 노인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교정하는 것에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무질서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노인들을 부당하게 소외시키는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노인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며 많은 가정을 정신적으로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어서 교황은 "노인의 생활은 인간 가치의 폭을 명백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세대들의 연속성을 보여주며 하느님 백성의 독립성을 드러낸다. 노인들은 흔히 세대 격차를 메우는 특은을 가진다.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노인들의 눈과 말과 그 어루만짐에서 이해와 사랑을 발견하였던가!"(27항) 하고 경탄한다.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1998년에 유엔이 제정한 '세계 노인의 해'를 맞아 "교회와 세상 안에서 노인의 존엄과 사명"(「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11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7-77면)을 발표했다. 여기서 노년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하느님의 집으로 인도하시는 여정의 한 단계로 이야기된다. 따라서 우리는 신앙을 통해서만, 또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희망으로 힘을 얻을 때에만 진정 그리스도인다운 방식으로 노년을 하나의 은혜이며 과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이 문헌에서는 노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 사심 없는 마음효율성과 물질적 성공을 중시하고 지나치게 바쁜 사회에서 여유 있는 노인들이 생각없이 무엇인가를 준다든지 자신을 내어주는 등의 사심 없는 마음을 상기시켜 줄 수 있다. 

 

2) 기억노인을 소외시키고 고립시켜 온 삶의 체계, 곧 세대간의 대화를 방해하는 삶의 체계로부터 젊은 세대는 역사의식을 잃어가고, 정체성을 잃어간다. 

 

3) 경험노인들이 평생 쌓아온 경험의 가치를 과학과 기술이 대신하고 있는 듯한 세상에서 노인들은 아직 젊은 세대에 해줄 말이 많으며 나눌 것도 많다.

 

4) 상호 의존노인들은 교우관계를 추구함으로써, 약자가 버림받고 있는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상호 의존적인 사회관계의 구조를 회복할 필요성과 인간의 사회성에 주목하게 한다.

 

5) 더욱 완전한 인생관노인들이 구현하는 정서적 도덕적 종교적 가치는 사회와 가정, 개인의 조화를 증대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또한 책임의식, 하느님께 대한 신앙, 우정, 권력에 대한 무욕, 신중함, 인내, 지혜, 피조물을 존중하고 평화를 증진시킬 필요성에 대한 깊은 내적 확신과 같은 것들이 이러한 가치에 포함된다. 곧 노인들은 '소유'보다는 '존재'의 우위성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연령층을 막론하고 이러한 노년의 은사들에서 많은 것을 얻을 줄 알 때 사회와 교회는 더욱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인에 대한 인식 전환은 노인 자신부터 노년의 긍정적 가치를 찾아내고, 하느님께 받은 은총의 선물인 이 시기를 기쁘게 보냄으로써 시작될 수 있다. 또한 다른 누구보다 교회 공동체를 돌보는 사목자들은 강론과 훈화, 말과 모범으로 이를 신자들에게 가르치고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 본당에서의 노인사목을 위한 전제들 

 

1) 본당을 노인에게 호의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본당의 노인사목에서 일차적인 것은 역시 본당 공동체를 어떻게 친(親)노인적 공간으로 꾸며가느냐에 있지 않을까 한다. 무슨 말인지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당 안에서 이미 수많은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인가? 이것은 노인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이미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이 곧바로 본당 공동체가 노인들에게 수용적인 환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먼저 본당 공동체는 정서적인 차원에서 노인들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한껏 진작시켜야 한다. 또한 성당 건축이나 성사 전례, 신심활동, 친목행사 등이 본당에서 가장 약자라고 볼 수 있는 노인들을 배려하는 환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불편한 건축구조나 그들을 보조하는 인력의 부재로 노인들이 그러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이 모든 일을 철저하게 노인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함을 말한다. 그렇지 못할 때 노인들을 위한 행사라고 하는 경우에도 정작 노인들은 소외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본당 신자들은 끊임없이 노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아보려 노력해야 하며, 사목자는 이런 노인들에게 본당 구성원들이 연대의 정신을 보여주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세대간의 연대와 호의의 정신들은 젊은이와 노인들이 본당 안에서 함께 활동하는 기회가 늘어날 때 자연스럽게 증진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2) 노인사목의 범위를 지역사회 안으로 확대해야 한다 

 

본당은 일정한 지역 안에 있는 신앙 공동체이기에 마땅히 비신자 노인들을 위한 배려에도 한층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오늘날 많은 노인들에게는 시간의 여유에 비해 마땅한 활동공간이나 문화생활을 영위할 시설이 아주 부족하다. 몇몇 설문조사에서 노인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활동 가운데 하나가 종교생활이라는 응답 결과도 나왔다. 특히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에 이른 노인들의 경우 종교에 귀의하려는 열망이 무척 강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노인들을 적극적으로 교회 내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방법적으로는 일방적 전교활동보다는 여러 가지 본당의 문화행사에 초대하거나, 이들을 향한 본당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본당의 식당을 독거 노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로 이용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각종 지역 내 관공서나 사회복지단체와 연계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3) 노인의 상황들을 최대한 고려하는 다각적인 사목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지금까지 교회에서의 노인사목은 노인 전체를 단순화시켜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본당 노인사목에서는 노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들, 곧 나이, 가족관계, 거주 환경, 경제적 문제 등을 최대한 고려하여 거기에 적절한 다각적인 접근 방법이 고안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연령별 사목 프로그램의 세분화 

 

보통 '노인'을 말할 때 만 65세 이상을 가리키지만,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65세 이상을 모두 한 부류로 묶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인구 통계학자들은 65세에서 70세 사이의 사람들을 새로운 계층의 노인들, 곧 직장에서 은퇴하기는 했지만 아직 내적으로 큰 힘을 지니고 있고 공동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로 '젊은 노인들'이라 부르고, 이 시기를 제3 연령기라 한다. 또한 75세 이상은 '최고령 노인들'의 계층으로 분류하고, 이 시기를 제4 연령기라 지칭한다. 이 계층에 속한 사람들 역시 그 수가 더욱 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교회에서 노인사목 분야에서 주로 집중하였던 노인대학에서도 이러한 연령별 구분 미비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곧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 계층이 모두 노인대학의 수강자이기 때문에 60대의 노인들이 참여하기를 꺼림으로써 노인대학의 노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령층의 구별은 노인대학뿐 아니라 노인사목 전반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 하겠다. 젊은 노인을 위해서는 취업을 알선하거나 각종 봉사활동을 포함하는 활동적인 사목 프로그램(지역 내 사회봉사와 자선활동, 교리교사, 전례 봉사자, 신심단체 활동, 성지순례, 피정 등)을 마련하고, 최고령의 노인들에게는 신체적 쇠약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2) 가족관계를 고려한 사목 프로그램

 

서울대교구의 「노인 관련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2002년)에 따르면, 65세 이상 가톨릭 노인 신자 중 절반 이상(53.9%)이 자녀와 동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기혼 자녀 39.5%, 미혼 자녀 14.4%). 그러나 부부 또는 혼자 사는 별거 노인 비율이 41.6%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4명이 자녀와 떨어져 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독거 노인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노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독거 노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도 더욱 적극적으로 고안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본당 차원에서 그룹홈을 만들어서 독거 노인을 모시는 본당이 늘고 있다. 

 

4) 노인사목 분과를 만들고 노인사목을 위해 정기적으로 예산을 할당한다

 

이것은 본당에서의 노인복지 서비스와 관련한 여러 선행 연구들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사항이다. 서울대교구에서도 이번 교구 시노드 이후 노인사목부를 설치하겠다는 결정을 했는데, 본당 안에서도 이와 연계를 갖는 노인사목 분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 노인사목 분과를 갖고 있는 본당들과 그렇지 못한 본당들 사이에는 노인사목 프로그램이나 그 결실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통해 본당의 예산에서 그 활동을 적절히 뒷받침하도록 매년 일정한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이런 제도와 예산의 책정은 노인사목 프로그램을 일시적이거나 임의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지양하고, 어떤 중장기적 계획 안에서 지속적으로 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아직은 본당 차원에서 전문 사회복지사를 자원봉사자로 활용하거나 유료 직원으로 고용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인데, 지속적인 예산 편성과 별도의 노인사목 분과의 설립은 이것을 가능케 함으로써 더욱 전문적인 분야까지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3. 본당에서의 노인사목 실례 

 

본당에서 노인들을 '위해서' 그리고 노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노인사목의 구체적 실례들에 대해서 소개하려 한다. 본당에서의 노인사목에 대한 선행연구나 교구 차원의 본당 노인사목 지침이 아주 부족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는 이렇게 일견 사소해 보이거나 산만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가운데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1) 노인 예비신자 교육 

 

노인 예비신자들을 위한 교리반을 따로 만든다.

 

노인들을 위한 「노인 교리서」를 편찬한다. 기본 교리를 노인의 신체적 조건이나 이해 수준에 맞게 편집하면 될 것이다. 

 

몸이 불편해 본당 교리반에 참석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교리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교리를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본당신부를 방문하여 그 주간 예비신자 교리를 배운 다음 그 내용을 다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가르치는 '릴레이 교리교육'을 할 수 있다. 

 

(2) 노인들을 배려하는 미사 전례 

 

노인들이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노인들만을 위한 미사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미사 속도가 너무 빨라서 노인들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노인신자들을 위한 특전미사를 신설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미사를 마친 다음 식사를 같이 하거나 여흥을 즐기는 시간도 갖는다.

 

성가책이나 기도서의 글씨가 작아서 불편하다. 자리에 돋보기를 비치해 놓으면 노인들도 미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노인대학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는 노인대학에서 생일잔치를 하거나, 안전사고와 노인 질환 예방에 대해 교육하고, 성지순례 등을 진행한다. 

 

노인대학 활동에서 준비한 작품들로 전시회를 가질 수도 있고, 왈츠, 부채춤, 포크댄스, 가장행렬, 고전무용 등으로 예술제를 개최하는 것도 좋다.

 

노인보다는 어르신, 노인대학보다는 효도대학 또는 경로대학 등으로 명칭을 바꿔 노인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4) 신나는 성서공부

 

다른 사람이 성서를 읽는 것을 듣고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하면 노인들도 쉽게 성서묵상을 할 수 있다. 

 

노인 성서공부 프로그램인 「새로 나는 성서공부」(바오로 딸)는 그림 색칠 등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방식으로 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 내면의 힘을 얻는 피정과 캠프

 

일상을 떠나 동료 노인들과 공동작업을 통해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은 노인들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거의 하루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내던 노인들의 외로움이 레크리에이션, 갯벌 체험, 캠프파이어, 공동작업 등을 통해 싹 가시기도 한다.

 

(6) 삶의 활력을 얻는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노인들로 구성된 실버벨 밴드, 이들의 공연을 보는 이들은 모두 즐거워한다.

 

노래를 좋아하는 노인들은 성가대를 결성하여 미사를 아름답게 꾸미기도 한다. 지구나 교구 차원에서 성가 잔치를 하기도 한다.

 

산을 좋아하는 노인들은 산악회를 결성하여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

 

컴퓨터 교육, 바둑 교육 등도 관심 있는 노인들에게 요긴하다.

 

평일 오전 어린이 복사들이 학교에 가는 동안 할아버지 복사단이 전례를 돕기도 한다. 

 

평소 사물놀이에 대한 관심과 소질을 가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로 농악부를 구성한다.

 

노인들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성당에서 서당을 열고 한문을 가르친다. 

 

노인 봉사단은 '주보접기, 성당 뜰 청소, 화단 가꾸기, 성당 주변 도로나 지하도 청소, 재활용품 수집' 등을 기쁘게 해낸다.

 

지역 봉사의 일환으로 시작된 '빗자루회'는 관할 구역을 청소하며 지역민들에게 신앙인으로서 좋은 표양을 보여준다. 

 

(7) 건강한 생활 지원

 

한 달에 한 번 노인 건강강좌를 열어 노인들에게 필요한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노인들의 건강에 대해 상담해 준다. 또한 X선 촬영과 내과, 치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료를 하고, 9월에서 10월에는 독감예방주사를 놓아준다. 이와 함께 건강체조를 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수지침 봉사팀은 관절통 같은 질병 치료는 물론 중풍과 치매를 예방하는 침술로 노인의 건강을 돕는다.

 

'의료 사도회'를 결성하여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 노인 환자를 방문하여 돌보아준다. 가정간호 전문 간호사를 중심으로 모임을 결성하는 것이 좋으며,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아픈 마음까지도 다독여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뜻있는 사람들에게 호스피스 간병인 교육을 실시하여 지역 내 노인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신속하게 돌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말기 암환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병원 검진과 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해 준다. 목욕을 돕고, 머리를 감겨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신자 환자들에게는 성가와 기도로 하느님의 사랑을 일깨우고 믿음 안에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북돋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환자 가정에 반찬거리가 떨어지면 직접 만들어 전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봉사가 환자에게는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음악을 통해 노인 질환을 치료하기도 하는데, 이 가운데 탈춤과 민요 등 우리나라의 전통국악을 통해 정신과 신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국악 치료 프로그램도 있다. 국악 치료에서 하는 탈춤 체조는 타령 장단에 맞춰 어깨나 목, 다리, 옆구리 등 신체 각 부위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어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건강체조다. 또 민요를 통한 건강증진법은 민요의 특성상 복식호흡과 내지르는 발성을 함으로써 심폐기능 강화와 목 울대를 확장시키고, 민요를 부르며 다양한 춤동작을 함께하기 때문에 육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치매를 예방하는 미술 교실도 노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승용차를 갖고 있는 신자들을 중심으로 비상 연락망을 만들어 독거 노인들의 갑작스런 병환이나 응급상황에 대비한다. 

 

(8) 잔치 

 

주부 회원들이 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밥과 반찬으로,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을 위해 점심을 대접한다. 점심 대접에 소요되는 경비는 사순시기에 모은 저금통과 신자들이 틈틈이 내는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채소가게를 하는 신자는 채소를, 생선가게를 하는 신자는 생선을 후원금 대신 내놓기도 한다. 

 

신자들이 직접 재배한 무공해 배추와 무로 담근 김장 김치를 노인들에게 대접하거나 나누어 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여름철이라면 노인들을 초대해 삼계탕 잔치를 벌이는 것도 좋다. 

 

(9) 미용 봉사 

 

미용기술을 갖고 있는 봉사자의 도움으로 성당 한 곳을 미용실로 꾸며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 준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집으로 방문할 수도 있다.

 

(10) 임종 준비 

 

사진관을 운영하는 봉사자가 있다면 노인들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본당에서 근교에 납골묘를 마련해 본당 신자들이 이용하게 한다면 좋을 것이다.

 

(11) 노인을 위한 시설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장소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지 시공할 수 있는 장애인용 승강기, 화장실에 설치하는 장애인용 변기와 손잡이는 노인들에게도 요긴하다.

 

노인들이 새벽미사를 좀 더 편안하게 참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성당과 사무실, 유아실 바닥 전체에 보일러 난방 설비를 한 곳도 있다.

 

본당 신자들과 지역 내 노인들이 언제든지 성당에 찾아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노인 쉼터를 마련하고, 물리치료기나 안마기 등을 비치해 둔다. 

 

노인 상담 센터를 운영하여 노인학대에 대한 상담은 물론 다양한 법률 정보나 의료 서비스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의탁할 곳 없는 노인들을 모시는 보호시설을 본당에서 운영하기도 한다. 본당 신자들에게서 교무금을 13개월치를 받아, 한 달치는 시설 운영비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12) 홀몸 노인 돌보기 

 

'한 단체 한 노인 모시기' 운동을 통해 단체마다 노인들을 방문하여, 잔심부름부터 목욕, 청소, 빨래, 식사준비에 이르기까지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뭐든지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혜택조차 받을 길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성당 한 곳을 정하여 누구든지, 통조림을 비롯한 각종 가공 식품과 농수축산물, 세제와 가전제품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 등을 갖다 놓게 하여 봉사자들이 홀몸 노인을 방문할 때 적당히 나누어 주기도 한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다.

 

(13) 노인능력은행 설치

 

이것은 노인들에게 상담을 통해 과거 경력, 현재의 신체적 정신적 활동 능력, 원하는 일이나 봉사활동 등을 기록하여 노인들의 여가 활용과 생산활동, 또는 풍부한 경륜을 활용하기 위해 실시된다. 곧 본당 사무실 등에 이에 대한 기록을 카드로 작성해 비치해 놓고 본당 신자들 가운데 인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시켜 주거나 본당 전체 행사와 관련된 일들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목, 2003년 11월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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