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4-0305.....재의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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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4-03-05 ㅣ No.1479

재의 수요일

요엘 2,12-18           2코린토 5,20-6,2         마태오 6,1-6.16-18

2014. 3. 5. 등촌3( 10:00 / 20:00 )

<미사 시작 때에 하는 말>

오늘은 재의 수요일, 2014년도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는 누구나 다 안다고 여길만한 말입니다. 시작의 마음자세부터가 아주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할 말이기도 합니다.

사순(四旬)시기는 날짜로 40일을 계산하는 숫자를 넘어, 회개와 참회의 시기를 가리키는 말이며, 부활이 무엇인지 미리 생각하고, 내가 그에 참여할 준비를 생각하는 때입니다. 우리가 사순절의 의미를 올바르게 생각하며 금식을 실천하고 자선과 기도로써 우리의 삶을 깨끗이 하며, 하느님의 말씀에 더욱 충실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그 첫째 날인 오늘 우리는 이마에 재를 얹으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재의 수요일미사를 봉헌합니다.

 

주제 :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기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하루가 시작한 다음부터이니, 벌써 20시간이 넘었습니다. 사람은 특정한 시기를 정해놓고, 사람들에게 특별한 마음을 갖기를 권고합니다. 때때로 이런 권고는 우리 삶에 부담스러운 일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기쁨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의무로 실행하려면 부담스럽다고 말하겠지만, 휴식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급료를 받기 위한 특정한 계획이나 일이라면, 같은 사람이라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서론을 얘기해놓고, 사순절의 시작에 해당하는 내용을 생각하면 우리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내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들 삶에 강제하는 자세로만 다가오는 일은 없습니다. 이왕이면 좋게 갖는 마음의 자세가 좋은 결과를 우리의 삶에 가져온다고 합니다만, 우리가 항상 그렇게 모든 일을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에 삶에 생기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사순절을 시작하는 첫째날 복음말씀에서, 자선,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낱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는 해마다 사순절을 시작하면 이 말을 반복해서 듣습니다. 들을 때마다 우리의 마음이 다 똑같을 수 없고, 다를 수밖에 없지만, 무엇이 각자 달라서 그런지 함부로 말하기는 어려워도 사람들은 삶에서 저마다 다른 결실을 맺습니다. 왜 차이가 가는 것이겠습니까?

 

사람은 세상살이에서 원하는 소리가 있고, 듣고 싶어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사실과 달라도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고, 사실과 달라도 선하고 남들의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합니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좀 더 내부적으로 진실한 사람이라면, 있는 그대로의 평가가 올바른 것이라고 하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우리는 귀에 들리는 소리들 가운데서 듣기에 편하고 듣기에 좋은 소리를 더 먼저 원할 것입니다.

 

이런 기준에 맞춰 말한다면, 오늘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첫째 날, 자선,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한 얘기는 우리들 귀에 기쁘고 활기를 주는 소리일까요? 아니면 힘들게 하고 맥이 빠지게 하는 소리가 되겠습니까? 물론 어떤 것이 됐든, 모든 것은 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자세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내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자세라거나, 기도한다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골방에 들어가서 하는 일, 단식한다는 사람이 그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일은 아무나 하는 일도 아니지만,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실현하려는 사람이라면 올바른 자세로 실천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아는 하느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이 질문도 사람들마다 그 대답이 다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 요엘예언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려고 기다리시는 분이지만, 문제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과연 그렇게 느끼고 사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올바로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의 생각을 담아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뜻을 하느님께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펼쳐진 하느님의 뜻을 우리가 알아듣게 해달라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2014년도 사순절을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해마다 시작하고 마치고, 다시 시작한 사순절이겠지만, 그렇게 시간을 지내는 일로서, 우리가 하느님과 하나가 되기 전까지는 한걸음씩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선,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한 부담스러운 소리(!)를 들은 날, 이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느님 앞에 우리의 모습을 떳떳하게 드러낼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을 주시겠다고 선언하시는 날, 올바른 마음자세와 삶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 잠시 다짐할 시간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우리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초대의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 소리를 듣게 될 때, 나는 어떤 기도를 할 것인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강론 후, 재 축성.....얹고.....보편지향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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