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삼위일체대축일(다해) - 200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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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6-07 ㅣ No.664

 

삼위일체 대축일 (다해)

            잠언 8,22-31    로마 5,1-5    요한 16,12-15

    2004. 6. 6.  퇴계원


주제 : 성삼의 관계는 진정한 사랑의 관계

찬미 예수님!

오늘은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고 본받기를 권하는 예수성심성월의 첫 번째 주일이며, 삼위일체 주일입니다.  삼위일체는 우리 사람들에게 드러내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한 분 하느님이라는 신앙의 진리를 말하는 주일입니다.


현실 생활에 바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에 충실하게 응답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삼위일체교리는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바꾸어 이야기한다면 하느님이 한 분이거나 두 분, 혹은 세분이든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하기 쉬울 거라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여러분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질문은 쉬워도 대답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대답을 한다고 해도 현실 삶에서 그 말뜻이 드러나는 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대답이 되고 말 일입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우리 신앙의 근본을 간략하게 정리한 네 가지 교리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신앙의 근본요소 네 가지는 <천주존재, 삼위일체, 강생구속, 상선벌악>입니다.


오늘 삼위일체 주일에 들은 독서와 복음에는 성령에 대한 언급이 공통적으로 나옵니다.  하느님이 존재하신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현실 삶에서 그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존재를 고민한다고 해서 조금 전까지 계시던 하느님이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삼위일체라는 신앙고백 내용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고, 구세주 예수님의 에 관한 일을 간단하게 정리한 강생구속 역시 우리가 고민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달라질 사실은 아닙니다.


우리가 현실 삶에서 가톨릭의 중요한 교리를 꿰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요소를 말하라면 그것은 상선벌악(賞善罰惡)일 것입니다.  교회의 정신이 우리를 협박하거나 위협하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일부러 악하게 살아야 기분 좋은 것도 아니고 마음 뿌듯한 것도 아닌데 ‘내가 하느님을 알았기에 나쁜 일을 마음껏 못하고 살았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효과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바로 성령의 힘입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드러나는 하느님의 힘이라고 지난 주일에 말씀드렸습니다.  그 하느님의 힘은 우리가 보려고 애를 써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특수한 성격을 갖는 것이 성령이기는 하지만, 그 성령의 도우심이 없다면 우리가 올바른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가능성이 없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살아가는 존재는 아닙니다.  내 눈에 당장 보이지는 않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염려와 도움으로 우리는 살아갑니다.  살아야하는 장소가 외로운 섬이 아니라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한다는 것은 생각에서나 가능할 수 있는 꿈같은 소리입니다. 


성령, 하느님의 힘은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시겠습니까?  복음에서 들을 수 있는 삶의 지침은 ‘하느님에 관해 듣고 알게 된 사실들을 굳은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며, 잠언서와 로마서 독서를 통해서 알아들어야 할 것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던 성령께서 주시는 힘을 받아들여 삶에서 참된 희망을 간직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은 갑자기 준비하는 자세만으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힘을 느끼고 받아들이려는 사람이라면 노력에 노력을 더하고 하느님의 자비도 청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인생에서 자기 삶에 자신감 있다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힘과 도우심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본당 신자들 가운데도 그런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대로만 모든 일들이 이루어진다면 그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 세상을 올바른 삶으로 다스리도록 우리에게 사명을 주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당신의 힘으로 우리가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인생살이가 쉽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이 어렵다고 중얼거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일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자신보다 우리 곁에 더 가까이 계시며,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많이 사랑하신다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성령의 도우심을 힘입어 사는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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