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3-0825...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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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8-24 ㅣ No.1402

연중 21 주일 (다해)

이사야 66,18-21             히브리 12,5-7.11-13       루카 13,22-30

2013. 8. 25. 등촌3

주제 :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바라시는 것(!)

세상의 삶에는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쉽거나 힘들거나 다가오는 일도 있기는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에게 다가오는 일들은 똑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쉬운 것이 되기도 하고, 어려운 것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비슷해도 그 일들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각 사람들에게 생기는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쉽게 살 수도 있는 길을 내버려두고 우리더러 누군가가 힘들게 살아야 한다(!)하고 말하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구원받을 사람의 숫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 예수님께서 분명하고 아주 짤막한 대답대신에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라(!)’는 대답을 하신, 동문서답의 질문과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논리의 비약이 있는 대답이 나온 배경은 무엇이겠습니까?

 

흔히들 신앙인의 길을 나선 사람들이 갖는 자세는 자신의 선택을 크게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에 사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똑같이 나서지 않은 힘든(?) 신앙인의 길을 간다고 했으니, 우리의 삶을 보시고 하느님은 우리에게 축복을 주셔야 한다고 우기는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우리 삶을 살펴보면,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하느님께 축복을 요구 할 만큼 어려움과 희생을 드러내고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요?

 

사람들이라고 전체를 일반화시킬 일은 아닙니다만, 제가 사는 모습을 돌아보면, 사람은 아무래도 쉽고 편한 일을 먼저 하려고 하는 존재일 것입니다.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야 한다는 소리는 반복해서 들을수록 힘겨울 수밖에 없는 대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애써야 할까요? 오늘 복음말씀을 들으면, 분명히 그래야 하기는 하겠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당위성(當爲性)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노력도 해야 간신히(?)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우리말 번역으로 읽은 오늘 복음말씀에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적당히 노력하다가 그냥 주저앉으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힘을 주셨으니, 그 결과를 얻기까지 우리가 충실하게 노력하고 애쓰라는 것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살다보면, 자칭 열심히 산다고 하는 신앙인들도 듣고 싶은 얘기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잘못을 범해도 그런 일에 대한 꾸짖음보다는 그만큼이나마 한 일에 대해서 격려와 칭찬을 요구하는 얘기, 하느님의 뜻에 관한 알아듣기 힘든 얘기보다는 그저 한바탕 웃고 넘길 수 있는 세상얘기를 듣기 원하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사람이라면 그 어떤 사람도 힘들고 어렵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하느님의 뜻이 담긴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서도, 내 행동으로 나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쉽고 편한 길을 찾는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는 그 쉽고 편한 길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하느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듣기는 어려워도 우리 눈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보고, 우리 몸으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려면,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하고 실천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무엇이겠습니까? 히브리서를 통해서 듣는 말씀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라.”는 권고대로 신앙인의 길에 다가오는 힘겨운 소리를 거부하고 흥분하면서 반발하는 것이 내 권리라고 여기지 말고, 그런 표현 안에 담겨있는 올바른 의미를 깨닫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내는 요즘, 이 더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실천하도록 애써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움직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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