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성체와 성혈 대축일.....200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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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6-17 ㅣ No.750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나해)

             탈출기 24,3-8       히브리 9,11-15      마르코 14,12-16.22-26

     2006. 6. 18. 무악재

주제 : 예수님을 모시는 사람으로서......

찬미예수님.

오늘은 부활절 시기를 마치고 이어지던 대축일의 마지막 축제일, 성체와 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고 살면서 그 뜻을 따라 내 삶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우리에게 음식과 음료가 되신 하느님을 특별히 생각하는 날입니다.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은 먹고 살아가는 것이 세상 삶의 커다란 목적이었을 때, 그 삶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의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하느님이 우리들 사람에게 다가오셨음을 이야기하고,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합당하게 실천하며 사는 것이 성체와 성혈 대축일의 중요한 의미중의 한 가지입니다.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3-40년 전에는 그저 먹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습니다만, 요즘에는 ‘웰빙’, 혹은 ‘참살이’라는 말을 쓰면서 먹어도 사람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 돈이 좀 더 들어도 이왕이면 몸에 해로운 농약을 많이 쓰지 않은 것을 찾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도 꽤나 중요하게 따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먹는 것의 영양가를 따지고, 먹는 것에서 얻는 삶의 힘을 따지는 일 앞에서는 돈의 크기를 그다지 계산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낮춰서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만, 성경에 나오는 대로 말한다면, ‘인생이 햇수는 70년, 근력이 좋으면 80년’(시편 90,10)을 살 수 있는, 언젠가는 사그라져야만 하는 몸에도 그렇게 좋은 투자를 생각해야 한다면,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 혹은 하느님 앞에서 영원한 세상을 살고 그 영원한 세상을 갈망하며 살아갈 영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오늘 성체와 성혈대축일입니다.


성체는 예수님의 몸입니다.  성혈은 예수님의 피입니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몸과 피를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미사에 참여하면서, 성체가 어떤 의미를 갖고 내 삶에 다가오는지 모두 아는 사람들입니다.  삶에 합당한 준비를 했다면, 미사에 함께 하면서 우리는 성체를 영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받아먹는 성체는 우리의 배를 부르게할 정도의 빵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현실에서 만나는 성체의 모양이지만, 실제로 우리는 삶을 통해서 내 배에 다가오는 신호보다는 훨씬 더 큰 힘을 느끼고 삽니다.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성체를 받아먹지 못하는 미사라면, 그 미사에 참례했다는 생각도 갖지 못하는 것이 느낌이라고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3년간의 생활동안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가르쳐주시고, 우리가 삶을 통해서 하느님나라를 이 세상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이제는 삶에서 지치지 않고 살악게 하려고 음식과 음료로 당신의 몸과 피를 주시는 ‘미사’, 즉 성체성사를 세우신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일로 새롭게 세우신 미사는 구약의 묵은 제사를 바꾼 것입니다.  구약의 제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 땅을 나오면서 바쳤던 과월절제사를 가리킵니다.  과월절제사는 어린양을 잡아서 피를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고 그 고기를 구워먹음으로서 이집트 땅에서 홍해바다를 거너 시나이 광야를 거쳐 가나안땅에 이르게 하던 출발점에서 봉헌한 제사였습니다.  이 의미를 갖는 과월절 제사는 신약의 미사로서 완성됩니다.


미사, 다른 말로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신 성사로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음식과 음료로서 먹고 마시며, 예수님이 알려주신 삶의 본보기를 우리도 실천하고, 세상 삶을 마친 다음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열어주실 천국에 함께하는 힘을 주시는 축제였습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살아가는 삶의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합당한 준비를 한 다음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런 준비없이도 대충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만으로는 안으로 어떤 삶의 자세를 가졌는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재간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달라지는 우리의 속사정을 가장 정확히 아는 대상은 바로 하느님과 우리들 가운데 바로 자기 자신 한 사람뿐입니다.


올바른 자세란 어떤 것이겠습니까?  제가 이 자리에서 그 내용을 설명하거나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려고 애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음식과 음료로 주신 축제에 참여한 제자들은 찬미가를 부르면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고 합니다.  산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우리도 미사를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모시고 세상으로 나아가 그 하느님의 역사를 내 이웃과 내가 만나는 낯선 사람들에게라도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잘 산다고 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우리가 모시고서 성당을 출발하여, 이웃에게 나를 통하여 그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면, 분명 하느님은 우리들 각자를 통하여 큰 업적을 이루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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