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선교ㅣ복음화

한국 천주교회의 복음화 사명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8 ㅣ No.60

한국 천주교회의 복음화 사명

 

 

지난 4월 2일(우리나라 날짜 4월 3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선종하신 뒤에 그분이 세계인의 관심과 존경을 받는 인물이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CNN 방송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의 대대적인 보도와 국내의 신문·방송들의 적극적이고 상세한 보도는 교황님께서 얼마나 훌륭하고 위대한 인물이신지를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또한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장례미사로 그분께서 얼마나 위대하신지가 입증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말씀은 세상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이 시대의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셨습니다. 또한 복음 선포에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는 선종하신 다음에도 많은 사람들을 하느님의 품으로 불러들이신 분이 되셨습니다. 한편, 재위 26년 6개월여 동안에는 선교에 대한 열정을 지니시고 인간 생명 존중과 자유, 평화를 증진시키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자 세계 129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여기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대희년 폐막에 즈음하여 발표하신 교서 『새 천년기』(2001.1.)를 주로 참고하여 복음화 사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복음화를 위한 노력

 

교황님께서는 2002년 전교주일 담화에서 “교회 복음화 사명의 본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인류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와 용서를 선포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 안에 점차적으로 하느님과의 일치가 자라고 성숙해 간다면 선교의 열정은 새로움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복음화 방식(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새로운 복음화)에서 새로운 것은 주교, 사제, 남녀 수도자, 그리고 일부 평신도 같은 몇몇 소수의 사람들만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 복음화를 위해 일한다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새 천년기』(25-28항)에서 고통과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스도 메시지의 핵심은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또 ‘복음화란,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그들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 생명을 주셨고, 인간을 영원한 삶으로 초대하신다는 사실을 교회가 모든 사람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우리에게 이 복음화는 우리나라를 넘어서 주위 다른 나라, 온 인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가깝게는 북한과 중국, 멀리는 남아메리카, 유럽 등지로 눈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평신도는 교회 공동체의 형성을 위하여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지니고 있으며, 아직도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과 세례 때에 받은 신앙을 더 이상 실천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을 향한 선교 열정과 활동을 통하여 교회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요구를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처음의 정열을 되살리고, 오순절에 뒤이은 사도들의 복음 선포 열정이 넘쳐나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1고린 9,16) 하고 외쳤던 바오로의 불타는 신념을 우리 안에 되살려야 합니다”(40항).

 

 

젊은이들을 위한 사목과 선교방법

 

교황님께서는 특별히 젊은이들에 대한 사목을 생각하고 그들의 열정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젊은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1986년 로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가 그 결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에도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우리는 그분을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 2,2)라는 주제로 독일의 쾰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왔습니다. 내일의 교회 일꾼들인 청년들이 복음의 참뜻을 알아듣고 생활에서 복음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교구에서나 본당에서도 이들에 대한 큰 관심과 사랑을 갖고 사목을 해야 할 것입니다. 

 

불교계에서는 최근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과 포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문화 체험을 통한 포교를 중시할 뿐만 아니라 조용한 산 속 사찰에서만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으로 내려와 도심 속에 불교대학을 설립하는 등 포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많은 유치원과 유아원을 설립하여 어린이들에 대한 신앙교육에도 큰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젊은이들에 대한 선교에 열을 올리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를 교육한다는 것은 결국 예수님을 만나게 해주고, 그분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생활 안에서 살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마르 10,14)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단지 종교적인 양성뿐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양성하려는 복음적 교육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복음화

 

자기 자신의 복음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교서 『새 천년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복음화활동에서 ‘말씀의 봉사자’가 되고자 우리 자신을 풍부한 말씀으로 무장하는 것이야말로 새 천년기의 여명을 맞는 교회가 무엇보다 우선하여야 할 일입니다”(40항). 그리고 개인적인 복음화는 사랑의 실천에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교서 『새 천년기』를 반포하셨을 때, 각 그리스도인은 새 계명을 실천하면서 복음적으로 양성되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요약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우리의 사목 계획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하신 말씀에서 영감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계제도의 최고 장상에서부터 마지막 신자에게까지 전체 백성이 예수님의 새 계명에서 생겨나는 친교의 영성을 살도록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친교의 영성은 모든 신자가 친교의 열쇠이신, 십자가에 못 박히고 버림받으신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볼 때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를 친교의 원천이며, 친교의 학교로 만드는 것이 새 천년기에 우리가 당면한 큰 과제입니다”(『새 천년기』, 43항).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교황님께서는 ‘새로운 복음화는 하느님과 친밀한 일치를 이룬 후에 지붕 위에서 선포할 때 효과가 있다.’고 하시며 ‘복음화된 나라들에서 복음의 가치가 그 빛을 잃어가고 있으므로 복음 선포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소공동체를 형성하여 복음을 사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며, 그러할 때 가까이 함께 사는 사람들이 점차 복음화될 것입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 또는 직장을 중심으로 복음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본당은 지역사회에 개방되고, 지역문화와 놀이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직장에서 공동체 모임은 냉담자나 비신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큰 본당이 넓은 구역을 다 관리하려고 하기보다, 구역을 나누어 미사나 모임을 할 수 있는 상가 같은 장소를 구하고, 책임신부를 임명하여 관리를 맡기고 공동 사목을 펼쳐나간다면, 땅값이 비싼 지역에서 큰 비용이 드는 본당 설립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교 200주년이 지나면서 우리 교회의 신자 증가율이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교황님의 선종을 계기로 다소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미래의 교회를 위해 아동이나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과 집중적인 사목, 선교가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목, 2005년 10월호, 최영수(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 대구대교구 보좌주교)]



1,06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