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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 31위 시복시성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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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2-25 ㅣ No.1234

[기획]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 31위’ 시복시성 노력


1982년부터 초기 박해 순교자 시복 작업하며 준비 갖춰



한국교회 전래 초기부터 신앙의 여정이 시작된 여주 지역은 최창주 마르첼리노와 그의 사위 원경도 요한을 현양하고 있다. 사진은 2009년 6월 2일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홍문리 48-7에서 열린 ‘여주 순교자 현양비’ 축복식 모습.


지난 8일,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승인이 발표된 가운데, 이들 124위 중 교구와 관련한 31위의 발자취를 돌아보려는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온갖 박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신앙의 길을 걸었던 신앙 선조들의 삶과 신앙을 공경하고, 배워나가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특히, 교구민들에게 신앙의 유산으로서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 총무 김동원 신부는 “한국교회는 평신도들 스스로 교리를 연구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했으며 친교로서 신앙을 전수해온 교회”라며 “우리 신앙 선조들의 이와 같은 삶과 신앙의 모습을 현대사회 안에서도 기억하고, 본받기 위한 노력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호에서는 교구 관련 하느님의 종 31위의 이야기와 함께, 특별히 교구 내에서 이뤄진 이들을 향한 현양 운동의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 교구 시복시성 추진 운동의 역사

1982년,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1984년)을 준비하던 기념사업위원회는 초기 박해시대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의 필요성을 제기, 지속적인 논의와 준비과정을 거쳐 왔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 발상지 천진암성지에서도 초기 순교자들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이번 시복 대상자로 선정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를 포함한 한국교회 초기 평신도 지도자 5위를 현양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1995년 12월 김병열 신부(현 교구 원로사목자)가 교구 관련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 가운데, 윤민구 신부(현 손골성지 전담)와 함께 어농성지 개발과 시복 대상자들에 대한 연구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문모 야고보 신부, 윤유일 바오로, 윤유오 야고보, 윤점혜 아가타, 윤운혜 루치아, 정광수 바르나바, 지황 사바, 최인길 마티아 등 8위의 시복시성 추진에 대한 공문을 교구청에 접수, 1996년 당시 교구장 고(故) 김남수 주교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후, 교구 내 시복 추진 운동은 시복시성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성지별로 자료 조사와 각 순교자들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1997년부터는 주교회의와 전국 각 교구가 별도로 진행하던 시복 사업을 주교회의에서 통합 추진할 것을 결정하면서, 교구 관련 순교자들을 포함한 하느님의 종 124위에 대한 한국교회 전반의 노력이 시작됐다.

주교회의는 지난 2000년 교황청 시성성에 통합 추진에 대한 공문을 보내 승인을 받았으며,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구성, 시복 추진을 위해 매진해왔고, 지난 7일 교황 프란치스코의 최종 재가를 통해 그 결실을 맺었다.

시복 사업이 주교회의로 넘어간 이후에도, 시복시성추진위원회는 주교회의의 시복 추진 노력에 힘을 보태고, 수원교회사연구소를 통해 자료를 보충해가며, 하느님의 종 시복 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교구 내에서도 연구 및 자료 수집을 계속해 나갔으며, 한국교회 창설주역 시복시성을 위한 4차에 걸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아울러, 순교자들의 믿음과 삶에 대한 책자 자료들을 계속해서 발행해 왔고, 앞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만화책을 발간할 예정이며, 신앙 선조들의 영성을 체득하는 순교영성강학을 오는 3월 4일부터 시작한다.


■ 교구 관련 하느님의 종 31위 현양하는 교구 내 성지들의 기록

한국교회 창립의 배경이자 기원이 된 강학이 이뤄진 장소인 천진암성지는 1981년 10월 31일 경기도 화성 반월면(현재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으로부터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의 유해를 이장, 묘역을 조성해 현양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정약종에 관련된 각종 연구자료와 정약종이 쓴 한글교리서 「주교요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보급하고 있으며, 이 웹사이트는 8개 국어로 제작돼 세계인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남한산성순교성지에서는 동료 순교자들의 시신을 수습했던 한덕운 토마스 순교자의 행적을 기리며, 그를 한국교회 최초의 연령회장으로 칭하고 공경해왔다.

수리산성지는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을 중심으로, 그의 부인이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어머니인 이성례 마리아를 현양해 왔으며,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 봉헌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장주기 요셉 성인과 그의 6촌 형제인 하느님의 종, 장 토마스가 태어나 성장한 신앙의 터전, 요당리 성지는 이들의 뿌리가 성지에 있음을 새롭게 알리는 등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죽산성지는 하느님의 종 박 프란치스코와 오 마르가리타 부부를 기리고 있으며, 성지 순례를 통해 시복대상자들의 현양운동을 펼쳐왔다.

양근성지는 조숙 베드로·권 데레사와 윤점혜 아가타의 동상을 세워 현양하고 있으며, 인근 양근 섬에 시복대상자와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조형물 ‘영원으로 가는 사다리’를 건립했다. 이와 함께, 해마다 순교자 현양대회를 개최한다. 또 도보·수상 성지순례 코스를 개발, 순례자들이 순교자들의 영성을 체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하느님의 종 124위 중 가장 많은 순교자(17위)를 모시고 있는 어농성지는 교구 내 시복 운동의 기틀을 닦은 곳이기도 하다.

성지에는 윤유일 바오로, 지황 사바, 최인길 마티아, 주문모 야고보 신부, 윤유오 야고보, 윤점혜 아가타, 윤운혜 루치아·정광수 바르나바 부부, 강완숙 골룸바를 현양하기 위한 가묘가 조성돼있다.

또한, 이곳에서 현양하고 있는 순교자들이 청년들이라는 점에 착안, 성지는 청소년들의 성지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교회 전래 초기부터 신앙의 여정이 시작된 여주 지역은 최창주 마르첼리노와 그의 사위 원경도 요한을 현양하고 있으며, 따로 성지로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여주본당이 관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순교터에 순교치명기념비를 세워 현양하고 있다.

이밖에도 교구에서는 경기도 광주의 마재(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출신이자 정약종의 큰아들 정철상 가롤로와 신유박해 이후 교회 재건과 신부 영입, 교회서적 필사와 교육 등에 힘썼던 신태보 베드로 등을 함께 현양해왔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4년 2월 23일, 이우현 기자]

 

 

‘복자’란 무엇인가? - 덕행 · 순교로 시복된 이들의 경칭



지난 8일 교황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을 승인하는 교령을 반포하도록 허락했다. 이후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청 시성성과 협의해 시복식의 일정과 장소를 결정하고 준비하게 되며, 순교자 124위는 시복 미사를 통해 복자로 불리게 된다.

복자는 교회가 생전의 덕행 또는 순교 사실 등을 검토해 특별히 시복한 이들에게 붙이는 경칭이다. 교회가 성인으로 공경하는 이들과 복자로 공경하는 이들의 차이가 그 당사자의 성덕의 차이를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하느님 나라에서 성인보다 더 많은 영광을 누리는 복자도 있을 수 있다.

시복식은 교황이 시복 후보자에게 복자의 칭호를 드리며, 공적 공경을 허락하는 교서를 선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다음으로 새로 시복된 복자의 초상화 제막식이 거행되고, 장엄하게 감사의 기도를 드린 뒤 교황이 직접 미사를 봉헌한다. 이것이 복자에 대한 최초의 공적인 공경 행위이다.

시복 청원서가 접수돼 ‘하느님의 종(Servus Dei)’으로 불렸던 후보자들은 시복 미사 이후 복자로 불리게 된다. 복자로 선언된 이는 한정된 지역에서 한정된 공경을 받는다. 다시 말해 복자에 대한 공경 예식은 성인에 대한 공경 예식과는 달리 보편 교회에 의무적인 것이 아닌 특정 교구와 지역, 국가 내어서만 이뤄진다. 복자가 수도자라면 해당 수도회에서 한정된 공경을 받을 수 있다.

복자의 유해는 공적으로 경배하도록 전시된다. 경기도 분당 팔로티회 본원과 강원도 양덕원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피정집에 있는 복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복자는 신자들의 기도의 중재자로서 교회의 공식 기도문 안에 포함되며, 복자의 그림을 그릴 경우에 머리 위에 금 테두리를 그릴 수는 없지만 후광을 그려 넣을 수는 있다.

시복이 거행된 이후 복자의 전구로 새로운 기적들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접수되면 시성을 위한 새로운 절차가 시작된다. 성덕이나 순교에 대한 평판의 조사는 시복 때 이미 이뤄졌으므로 이때에는 기적에 대한 심의만 한다. 수많은 토의와 조사 끝에 하느님께서 그 복자의 전구를 통해 기적을 행하셨다는 것이 증명되면 교황은 시성을 결정하고 시성식이 준비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4년 2월 23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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