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선교ㅣ복음화

2010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개막식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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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9-11 ㅣ No.136

2010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개막식 연설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

 

존경하는 추기경님, 주교님,

친애하는 신부님, 수사님, 수녀님,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스도안의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1. 대성당에서 이번 대회를 주님께 맡겨드리며 봉헌했던 엄숙한 미사를 마치고, 이 중요한 대회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에게, 여기 참석하신 추기경님들, 특히 당신의 지역 교회에서 이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저희를 친절히 맞아주시고, 대회 준비과정에서도 항상 도와주셨던 서울 대교구장이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 또한 대주교님, 주교님들, 특별히, 교황대사이신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님, 아시아 주교회의연합의 가정과 평신도 사무국 의장이신 로란도 조벤 트리아 티로나 주교님, 그리고, 사제, 남녀 수도자들께 저와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의 정중한 인사를 다시 한번 더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 대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주신 시당국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대회의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크리스찬적 경험과 전문성을 살린 소중한 기여를 하게 될 원탁회의를 수락한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에게 미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30여 개 이상의 국제적인 평신도 단체, 교회 운동, 새로운 공동체의 대표들 외에도 아시아의 20여 개국에서 온 대표들인 사랑하는 평신도 형제 자매 여러분에게 저의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합니다. 저희의 초대에 응하여 이 대회에 꼭 필요한 여러분들의 몫을 기여하기 위해 긴 여행의 피곤함을 감수하고 참석해 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은 크리스찬으로서의 삶과 사명에 있어 진정한 증거를 보여주는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들의 중요한 대표단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속한 공동체의 경험들을 다른 참석자들과 나누거나, 발표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십시오.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는 이런 대회를 여러 번 치렀습니다. 오래 전부터 대륙별 또는 지역별 가톨릭 평신도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이미 저희 평의회의 주요한 활동이 되었습니다. 첫 아시아 평신도 대회는 바로 이곳 한국에서 1994년에 열렸고,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와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FABC)[1]의 가정과 평신도 사무국의 도움과 긴밀한 협조 하에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16만에 다시 한국에 왔는데, 이는 특별히,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 멤버이고 얼마 전까지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회장이셨던 한홍순 교수님의 노력과 너그러움 덕분이었습니다. 한 교수님과 더불어 이 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많은 수고를 하신 한국측 준비위원회와 봉사자들께도 저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보시는 바와 같이 평신도, 주교, 사제, 남녀 수도자들이 참석한 이 대회는 선교적 친교의 신비적 교회의 모습이고 표징입니다. 여러분들의 얼굴과 개인적인 역사들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는 이 광대한 대륙에 있는 풍성하고 다양한 교회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사도 시대에 뿌리를 두고 적지 않은 평신도들이 포함된 많은 성인과 순교자, 증거자들의 무리로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입니다. 전체 약 40억 인구의 약 삼분의 2인, 1억 2천 만 명의 신자로 이루어진 “작은 양떼”는 선교적 열정으로 가득 차 역동적이며, 그 수가 증가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교회의 가톨릭 신자들의 수는 연 평균 4-5%의 증가율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이 교회는 오늘날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급속하고 수많은 변화가 일어 나는 이 대륙의 교회는 세계화된 세계의 자리매김의 경쟁 속에서 나름대로의 기술적, 경제적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동시에 극단적인 불평등과 가난, 짓밟히는 인권 등 심각한 사회 문제도 직면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 수 천 년의 문화와 대종교들이 있는 땅, 아시아는 세속적인 사고 방식을 형성하고, 크리스찬들 조차도 하느님을 제외한 삶의 방식을 택하는 포스트모던의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 대륙에서 직면한 가장 고통스런 시련 중 하나는 종교의 자유에 격렬한 제한을 가하는 근본주의적인 혼합주의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 교회>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오늘날 아시아의 많은 장소에서 명시적인 복음 선포가 금지되거나 종교의 자유가 거부되거나 조직적으로 축소되어 있어서, 여전히 생활을 통한 조용한 증거만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2] 사실, 고통스런 차별과 진정한 박해가 적지 않게 일어납니다. 순교자들이 다시 생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시아 교회가 그의 선교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큰 틀입니다. 진정 이 대륙의 크리스찬들은 매우 소수이지만, 내성적이고, 갇혀서 자신만 들여다 보는 그런 소수가 아닙니다. 반대로, 이들은 믿음에서 피어나는 희망으로 고무된 활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표현을 인용하자면, 아시아의 크리스찬들은 “창의적인 소수” 입니다. 그들은 전 대륙의 미래를 위해 의식적으로 결단을 내릴 줄 아는 이들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 (요한 바오로 2세)으로서, 아시아의 교회는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의 상처에 애정을 다해 다가가며 겸손하게 다른 이들에게 봉사합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이 대륙에 사는 인류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는 확신을 갖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분의 유일한 구세주이시고, 그분께서 구원을 주신다는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소식을 그들이 담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행동합니다.[3] 이런 확신과 자각은 이번 대회의 주제인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3. 아시아의 교회에 있는 가장 큰 희망 중에 하나는 “더욱 잘 양성되고 열성적이며 성령으로 충만한 평신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인데, 그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특별한 성소에 대하여 점점 더 깊이 의식하고 있다”[4]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대회의 첫 번째 목표는 세상과 교회에서의 고유한 사명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으로 강한 크리스찬의 정체성과 인격 양성에 더욱 활력을 불어 넣는 것입니다. 교회의 선교 사명에서 가르치는 바와 같이 성숙되고 책임감 있는 평신도의 양성은 사실 “교회 건설의 본질적으로 필수적인 요소”[5]입니다. 양성이라 함은 우선 세례 받은 이들이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도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갈라 3,27)라는 성 바오로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세례를 통해 사람들에게 주시는 선물의 위대함을 재발견하도록 크리스찬으로서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현재 아시아의 크리스찬들이 신앙과 그들의 사회를 특징짓는 문화적, 종교적 다원주의 사이에서 흩어지고 있는 것은 세례 받은 이들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혼합주의와 상대주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실재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순교자인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께서 권고하시는 것처럼 “크리스찬으로 불린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크리스찬이 되어야 합니다”.[6] 그러므로, 이 대회 동안 우리는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받은 소명과 선택이 굳건해지도록 애쓰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은 결코 넘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2베드로 1,10)라고 하신 베드로의 말씀과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에페 4, 1-2)라고 하신 바오로의 말씀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누군가 우리 크리스찬의 주된 문제는 소수인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존재로 드러나는 것,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서 자신의 소명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입니다.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은 매우 적지만, 맛을 냅니다. 반죽의 누룩도 적지만 반죽을 발효시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 5,13-16)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한 크리스찬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자신의 소명을 잊는다면, 그는 맛을 내지 못하는 소금이나 빛이 꺼진 등불과 같습니다. 이 대회는 우리에게 “크리스챤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베네딕토 16세께서 베드로 직무를 시작하시면서 하셨던 강론에서 우리에게 “그리스도와 복음을 알게 되고 이에 대한 놀라움을 느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과의 우정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 그리스도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삶을 자유롭고, 아름답고, 위대하게 만드는 그 어떤 것도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이 우정이 있을 때만 삶의 문들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이 우정이 있을 때 진정 거대하고 막강한 인간의 한계는 사라집니다”[7]라고 우리에게 기억시켜 주신 것처럼, 우리는 크리스찬적이 아닌 세상에서 열등감을 가져서는 안되며, 크리스찬임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크리스찬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과 더불어 우리는 항상 새롭게 교회의 현실을 재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유기적인 친교를 이루는 교회에서는 모든 신자들이 각자의 위치와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본당에서, 크리스찬 공동체에서, 여러분이 맡고 있는 일과 여러분의 지역 교회의 선교를 위해 느끼는 공동책임감은 아시아의 교회가 진정 “참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즉, 이 교회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고유한 소명에 따라 살고 고유한 역할을 수행합니다.[8] 이를 위해, 저희는 대회 동안 세상과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사명과 소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참된 원천에서 풍부히 길어 올릴 것입니다. 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헌들인, 교의 헌장 <인류의 빛>, 교령 <사도직 활동>,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 에서부터 시작하여, 가톨릭 평신도에 대한 대헌장인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까지,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아시아 교회>,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과 함께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다른 중요한 문헌이나 선언인 <주님이신 예수님>, <복음화의 일부 측면에 관한 교리 공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추린 사회교리>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저희들이 다룰 주요 문헌이 될 것입니다.

 

 

4. 이 대회가 우리 모두에게 크리스찬의 희망으로 쇄신되는 학교가 되길 주님께 바랍니다. 우리 크리스찬들은 희망의 사람들입니다. 저희에게 희망은 단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에 대해 우리는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갈라 2,20)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희망의 위대한 스승으로서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에서 다음과 같이 확언하십니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인간은 사랑으로 구원받습니다 […] 인간에게는 조건 없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인간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지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세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38-39). 이러한 절대적인 사랑이 이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과 함께 존재할 때 비로소 인간은 개별적으로 어떠한 상황에 있든 ‘구원’ 받게 됩니다.”[9] 존경하는 하느님의 종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삼 천년기에 다가서며 바로 이 희망에 대해 <교회의 선교 사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교의 새로운 봄을 준비하시고 우리는 이미 그 새벽을 보고 있습니다 […] 만일 모든 신자들과 선교사들과 특히 젊은 교회들이 아량과 성덕으로 우리 시대의 소명과 도전에 응답한다면, 우리는 결실 풍부하고 찬란한 새롭고 빛나는 선교 시대를 볼 것입니다.”[10]

 

그럼, 여러분 모두 수고 하십시오. 이 대회를 통해 아시아 평신도들의 삶에 풍부한 결실이 맺어지길 축원합니다!

 

중요한 소식을 전하며 결론을 맺겠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영상을 통해 축하인사를 하시며 저희 가운데 함께 하길 원하셨습니다. 이는 이 대회에 대한 교황님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역력히 보여주는 표시입니다. 보편교회와 저희의 깊은 친교를 표하며, 저희가 듣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교황님의 말씀은 저희가 하는 고찰의 확신한 안내자가 될 것이며 우리의 선교 사명에 대한 새로운 활력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교황님, 이 큰 선물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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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제1회 아시아 평신도 모임. 1994년 9월 4-9일, 오늘의 말씀 출판사 1995.

[2] 요한 바오로 2세,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아시아 교회> n.23.

[3] 참조. 위의 문헌, n.10

[4] 위의 문헌, n.9

[5]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n.72

[6]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마네시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쓴 편지, 1, 1-5; Funk 1,191-195.

[7] 베네딕토 16세, 베드로 직무의 시작을 위한 미사, “가르침들(Insegnamenti)” I (2005), pp. 25 & 26

[8]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아시아 교회> n.25.

[9] 베네딕토 16세,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n.26.

[10]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nn 86 &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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