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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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기쁨 해설8: 사목 활동의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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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24 ㅣ No.623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8) 사목 활동의 쇄신


아! 낙제라니…

 

 

교황은 교회 전체의 지속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현재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상황을 굳이 점수로 환산하자면 낙제점이라는 것이다. 교회가 너무도 무사안일하게 살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교회가 문제라기보다는 교회 안의 사목자들과 신자들의 삶의 자세와 태도가 문제이다. 이런 식의 태도와 자세는 그저 ‘단순한 관리’ 차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령께서 원하는 교회상

비신자들과 냉담에 빠진 자들,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형식적인 신앙인들은 백안시하고, 열심히 한 신앙인들의 최소한의 의무사항만을 관리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 쓰는 교회는 성령께서 원하시는 교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령께서 힘차게 활동하시는 교회를 원한다. 양 냄새 나는 목자의 교회, 선교의 열매로 기뻐하는 교회를 원한다. 이와 같은 기쁨과 아름다움이 전례로 표현되어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는 교회를 원한다. 과거의 화려한 유물과 유적의 보관과 관리만이 주된 목적인 박물관 같은 교회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교 사명에 불타는 이들은 어디에

교황은 교회 쇄신의 시점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명령하고 지시하여 강제적으로라도 변화의 결과를 내라고 윽박지르지 않는다. 교황은 신앙인들의 선한 의지에 호소한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한다. 이렇게 당신의 간절한 소망을 표현했다.

“저는 신앙인 모두가 모든 것의 변화를 가져오는 선교적 결단을 내려주길 꿈꿉니다. 이는 교회의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교회의 용어와 모든 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통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27항).

교황은 계속해서 본당과 교구, 사목자와 신자들 그리고 주교들과 본인의 교황 직분까지 언급한다. 모든 구조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과감히 쇄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본당을 지적하면서,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 아니라며 사목자와 공동체의 적극적 활동을 독려했다.

“본당 사목구는 공동체들의 공동체이고 길을 가다가 목마른 이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지성소이며, 지속적인 선교 활동의 중심지입니다. (...) 본당 사목구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살아 있는 친교와 참여의 장소가 되고 온전히 선교를 지향하여야 합니다”(28항).

우리 한국 교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타 본당에서의 낯섦과 공동체의 냉랭함 때문에 객지의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얼마나 자주 들었던가! 자신의 본당에서 친교와 나눔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 자신은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봉사자를 찾기가 힘들다. 많은 사람이 의무감에 사로잡혀 미사에 참여한 후, 쏜살같이 성당을 빠져나간다. 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선교를 위해 사명감에 불타는 신자를 찾기가 너무도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다.


복음화의 주역 교구

“개별 교회인 교구는 복음화의 주역입니다. 왜냐하면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30항).

교황은 개별 교회가 그 지역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주신 모든 구원의 수단을 갖추고 있기에, 그 지역의 변두리나 새로운 사회 문화적 환경을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야 함을 강조했다. 선교 열정이 더욱더 강렬하고 충만해지도록 개별 교회에 단호한 식별과 정화와 개혁의 과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다분히 서구와 남미 교회의 현실을 반영한 말씀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역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주교들과 교황 직분의 역할과 쇄신에 대해 언급하면서, 개방된 자세로 모든 부류의 사람들과 단체들의 생각과 의견에 귀를 기울이어야 함을 언급했다. 또한, 주교들은 자기 교구의 교회 안에서 선교적 친교를 증진하여야 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사목적 대화를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평화신문, 2015년 1월 25일, 홍기선 신부(춘천교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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