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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루르드 성모 발현 150돌6: 공식 전례 · 예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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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23 ㅣ No.1642

[루르드 성모 발현 150돌] (6) 공식 전례 · 예절들


죄인들 회개 위해 기도하고 보속 당부

 

 

"나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도하길 원합니다."

 

1858년 3월 2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가 베르나데트에게 13번째로 발현해 하신 말씀이다. 성모 마리아는 베르나데트를 통해 루르드 순례자들에게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보속할 것"을 당부하셨다(1858년 2월 21일 6번째 발현 메시지 중에서). 그리고 당신 자신이 직접 본보기로 베르나데트와 함께 묵주기도를 하셨다(1858년 2월 11일 첫 번째 발현에서).

 

루르드는 성모 마리아의 원의대로 '죄인들의 회개'라는 공동 지향으로 모든 순례자들이 다함께 행하는 공식 전례 행사가 마련돼 있다.

 

- 전 세계 순례자들이 야간 촛불 묵주기도 전례에 참례해 루르드 성모 요청대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야간 촛불 묵주기도

 

루르드 성지 공식 전례 예식은 미사와 성체행렬 및 성체강복, 야간 촛불 묵주기도 등 크게 세 부분을 들 수 있다. 이들 공식 전례 예식은 통상적으로 예수부활대축일 다음부터 10월 셋째주 토요일까지 거행된다. 동절기엔 미사와 고해성사는 매일, 성체강복은 매주 목요일 오후, 야간 촛불 묵주기도는 개별적으로 행해진다.

 

야간 촛불 묵주기도는 루르드 공식 전례 예식 가운데 백미(?)라 하겠다. 루르드에서 모든 순례자들이 모여 촛불 행렬을 하며 묵주기도를 바치는 까닭은 이곳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행한 첫 행동이 바로 베르나데트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기 때문이다.

 

묵주기도 예식은 밤 9시께 시작한다. 먼저 봉사자들이 촛불 행렬을 인도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줄을 친다. 그런 다음 꽃가마에 루르드 성모상을 모시고 성모 발현지인 마사비엘 동굴 쪽으로 온다.

 

루르드 성모 기념일 하루 전인 10일 루르드 성지에서 순례객들이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마사비엘 동굴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루르드(프랑스)=CNS]

 

 

언어권별 봉사자들로 구성된 성가대의 선창으로 행렬은 시작된다. 삼삼오오 모여든 순례자들이 서로에게 불을 당겨주며 한마음 한목소리로 노래하고 기도한다. 그 순간 바로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다. 성모상을 모신 꽃가마를 선두로 순례자들은 촛불을 밝히고 루르드 성지를 한 바퀴 돈다. 각 단이 끝나면 모두가 촛불을 하늘을 향해 높이 들고 "아베~아베~ 아베 마리아"를 찬양한다.

 

촛불로 어둠을 밝히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는 동안 순례자들 역시 자기 안에 숨어있는 죄들을 통회한다. 그리고 사랑이 있는 세상을 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보는 까닭을 깨닫는다.

 

 

미사와 고해성사

 

루르드에서 미사와 고해성사는 매일 있다. 로사리오대성당에선 매일 오전 11시 30분 순례자들을 위한 공식 미사가 거행된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마사비엘 동굴에선 새벽 6시부터 사제와 함께 온 순례자들이 예약 순서대로 미사를 봉헌한다.

 

고해소에선 프랑스어와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6개 국어로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주고 있다.

 

순례 시즌이라고 말하는 예수부활대축일부터 10월 셋째 주 토요일까지 매일 오후 5시 루르드 성지내 성 비오 10세 성당에선 성체행렬과 성체강복 예식이 거행된다.

 

성모 발현지인 마사비엘 동굴이나 강건너 성녀 베르나데트 성당에서 출발하는 성체행렬은 봉사자단과 기수단, 환자들, 복사단, 사제단, 성체 순으로 거동한다.

 

성 비오 10세 성당에서 성체행렬과 성체강복 예식이 거행되고 있다.

 

 

루르드 광장을 가로질러 성 비오 10세 대성당에 성체행렬단이 들어오면 트럼펫과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정적을 깨운다. 중앙 제대에 성체가 현시되면 곧바로 성체강복 예식으로 들어간다.

 

성광 안에 현시된 성체를 중심으로 사방에 사제단과 환자들이 자리한다. 환자들 주위에는 멜빵차림의 건장한 봉사자들이 자리잡고 있다. 루르드 성지에서 가장 많은 치유 기적이 일어나는 때가 영성체와 성체강복, 침수 때라고 한다. 봉사자들이 환자 주위에 있는 것은 치유 기적이 일어났을 때 그 기적을 보기 위해 갑자기 몰려드는 인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성체강복은 라틴어와 프랑스어, 영어, 독어, 이탈리아어 등 다국적 언어로 진행된다. 제대 멀리에 있는 순례자들을 위해 대형 모니터로 성체강복 예식을 생중계한다.

 

 

십자가의 길

 

루르드 성지 뒷동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하는 '십자가의 길'이 잘 단장돼 있다.1.5km 구간에 조성돼 있는 십자가의 길은 14처와 예수 부활을 상징하는 빈 무덤 등으로 구분돼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와 로마 병사 등 십자가의 길 기도에 등장하는 인물 조각상 115개로 꾸며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 조각상들은 프랑스 조각가 라피의 작품으로 1898년부터 1911년 사이에 제작, 설치됐다.

 

한국인 순례자들이 루르드 성지 뒷동산에 조성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며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있다.

 

 

또 십자가의 길 제1처에 못미친 지점에 루르드 순례를 오던 중 열차 전복사고로 숨진 33명의 프랑스 물랭교구 신자들을 위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알고 가면 기쁨 두 배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루르드 발현 150주년 희년인 올해 교황청과 루르드 성지 관할 교구인 타르브교구는 루르드 성지에서 다양한 국제 행사를 마련했다.

 

타르브교구는 호주 시드니 세계청년대회 기간인 7월 15~20일 루르드 성지에서 청년들을 위한 '그리스도교 록 및 팝 뮤직 콘서트'를 연다. 교황청 국제마리아학술원은 9월 4~8일 루르드에서 '국제 마리아 대회'를 개최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루르드 희년 기간에 루르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타르브교구 관계자들은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교황이 루르드를 방문할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했다.

 

또 루르드 성지측은 루르드 성모를 통해 기도를 바치길 원하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전자우편으로 청원기도 신청을 받고 있다. 접수된 청원기도는 매일 오후 3시 30분 성모 발현 동굴 앞에서 낭독된 후 마사비엘 동굴 안에 비치될 예정이다. 청원기도 신청을 원하는 신자들은 누리방(www.lourdes-france.org/bonjour.htm)이나 전자우편(intention@lourdes-france.co)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평화신문, 2008년 2월 24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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