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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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38-39: 춘천교구 사회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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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1-12 ㅣ No.1102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 (38) 춘천교구 사회복지회 I

 

 

교구 설립 초기는 일제 강점기였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활동에 많은 제한을 받았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은 해방 이후에야 본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성당을 지으면서도 학교와 병원을 운영하는 등 사회복지 분야에도 헌신하였다. 한국인 사제가 늘어나면서 교구는 산재해 있는 사회복지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사회복지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 일에는 배종호 토마스 신부(현 기린본당 주임)가 큰 역할을 하였다. 배 신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교구 사회복지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소양로 주임 신부로 사목을 하던 중이던 1987년 6월, 춘천 샘밭에 있는 춘천동원학교 부모님 4명이 찾아왔다. 춘천동원학교는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로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기에 자녀들을 위하여 시설을 지어 줄 것을 배 신부에게 부탁하고자 왔던 것이다.

 

당시 부모들은 “강원도 정박자 복지회”라는 사단법인을 설립(1982년)하여 매월 모임을 하고 있었으며, 중앙로 동일인쇄소 2층을 빌려 실생활에 필요한 구판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부모들은 거두리에 부지 600평과 현금 1000만원을 배 신부에게 인계해 주면서 함께 그 사업을 하기를 원했다. 배 신부는 같은 해 7월부터 1993년 강원도 정박자 복지회가 해체되기 전까지 강원도 정박자 복지회 회장직을 지냈다. 배 신부는 수익사업인 구판장을 실사하였는데, 직원 1명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구판장을 폐쇄하고 사무실을 소양로 성당 사무실과 함께 쓰며 사무일도 성당 사무장이 봐 주도록 하였다.

 

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당시 후원회비는 부모들이 내는 회비와 몇몇의 동참하는 회원이 내는 회비를 합쳐도 월 30만원이 되지 않았다. 춘천에서 후원자 모집에 한계를 느끼고 서울 청담동의 아는 신자(김경숙 카타리나)에게 부탁하여 그곳에서 후원회 활동을 하기로 하고, 청담동 한양 아파트에서 1988년 4월에 7명을 시작으로 서울 후원회 미사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서울 후원회 미사가 시작된 지도 벌써 3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춘천과 서울에서 마음을 모아 준 고마운 분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춘천교구 사회복지회가 존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 주에는 장애를 가진 자녀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어 시작했던 한 젊은 사제의 노력이, 어떻게 교구의 사회복지회로 정착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2019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일 춘천주보 2면, 교회사연구소]

 

 

기록으로 보는 춘천교구 80년 (39) 춘천교구 사회복지회 II

 

 

배종호 토마스 신부는 춘천과 서울의 후원회 미사를 통해 후원금을 모으면서도 정부 지원을 받고자 1989년부터 춘성군청, 강원도청, 과천 정부 종합 청사 등을 방문하여 도움을 청하였다. 하지만 하나 같이 나라의 돈을 개인에게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약 7억의 자산이 있는 사회복지 법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그 때에 알게 되었다.

 

정박자회 부모들이 기증한 땅과 기금, 강원도청의 도움과 2군단의 대민협조, 부림건설 회장의 도움, 그리고 그 뜻을 같이해 준 교구 사제들의 정성으로 지금의 혈동리 밀알재활원 건물을 짓게 되었다. 이 자산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법인 밀알회로 93년 12월 15일에 정부 인가를 받았다.

 

1994년 춘천에 부임한 장익 주교는 배종호 신부에게 교구의 사회복지회 일을 맡기면서 혈동리의 재활원뿐만 아니라 노인, 여성, 청소년, 병원, 교도소, 맹인, 농아 등 각 분야에 대한 일도 맡겼다. 한편 사회복지법인 밀알회를 사회복지법인 천주교 춘천교구 사회복지회로 명칭을 바꾸었다. 대표이사는 1996년부터 춘천교구장이 맡아오다가 2018년부터 다시 배종호 신부가 대표이사가 되었다.

 

2019년 현재, 춘천교구 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시설은 총 시설 33개, 이용자수 2,164명이고, 직원수는 473명이다. 노인복지 시설 8개소, 아동 및 청소년복지 시설 6개소, 장애인복지 시설 17개소, 지역복지 시설 1개소이다.

 

사랑의 봉사는 교회의 사명을 이루는 구성 요소이며 교회의 본질 자체를 드러내는 필수적인 표현이다. 이제껏 교회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 실천은 자선과 구제 측면에서 이뤄져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기를 요청한다.(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참조) 교회는 그들이 가난해진 원인과 그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들을 가난하게 만든 사회 병폐(구조악)의 근본 뿌리까지 해결하는 데 다가가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교황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시장의 신격화와 절대화를 가져오면서 사회적 배척, 또는 사회적 불평등, 소득 불균형을 초래해 가난한 이들을 양산하였다고 비판한다. 나라의 복지예산은 점점 늘어나지만 그 안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줄지 않는 현실에서 과연 교회는 어떤 방법으로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을 할 수 있을까? [2019년 10월 20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춘천주보 2면, 교회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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