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1-0529.....부활 6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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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6-08 ㅣ No.1042

부활 6 주일 (가해)
사도행전 8,5-8.14-17              베드로13,15-18              요한 14,15-21
2011 5. 29. 등촌3
주제 :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
저는 이 시간에 일반적인 내용으로 말을 시작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일반적인 내용들이 듣는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미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복음의 첫째 문장에 나오는 말을 따라서, 시작의 말을 사랑이라는 표현으로 말하겠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계명과 연결시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시작하셨지만, 사랑이라는 말을 계명과 연결시켜 말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로 말하자면, ‘사랑은 내가 하면 좋은 일이고,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정도로 여기는 탓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 계명이라는 말은 삶에서 반드시 실현돼야 할 것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그 말의 의미를 그렇게 중요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적은 탓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계명이라고 여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렇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들만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데에 사람이 생각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인정하지도 않으며 받아들이지도 않고, 세상의 힘에 눌려서 내 생각과는 다른 것을 마치도 진리인 것처럼 인정해도,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진리에 근거하지 않은 것의 수명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사랑의 실천을 계명으로 여기고 행동한다면, 그 결과로 우리 삶에 하느님께서 찾아오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 삶에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하고 싶다면, 꼭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일, 내가 남들에게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일들만 골라서 한다는 것은 부족한 자세라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너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하고 물으면, 그 대답에는 세상의 인기를 담는 표현들이 나옵니다. 나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요..... 나는 군대에서 최고로 높은 장군이 되고 싶어요...... 또는 나는 무대에서 아주 화려한 조명을 받는 돈 많이 버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것들까지, 대답은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말하는 것들 다음에 나타날 수도 있는 부작용은 생각하지 못합니다.
 
대통령은 늘 욕을 먹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거나 감옥에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쉽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고, 군대에서 최고로 높은 장군이라고 하더라도 그 계급에는 정년이라는 것이 있어서 죽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또한 남들의 영광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상당수는 가는귀를 먹게 되어 작은 소리도 잘 듣지 못하게 되거나 시력이 아주 나빠져서 사람들의 인기가 자신에게서 멀어졌을 때 목숨을 자기들 생각대로 빨리 끝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일들은 이렇게 그 끝이 보이는 길을 가지만, 신앙에서 말하는 일들도 똑같은 길로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사는 신앙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신앙에 관련된 것들조차도 철저하게 세상기준에 따라서 해석하기에, 신앙은 재미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내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먹을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에 흥미가 없다고도 하며,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만큼 명예가 따라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말합니다. 이러한 자세로 신앙을 대하는 사람 안에 일어나는 불협화음은 웬만해서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오늘 이 미사에 함께 하신 분들 가운데서, 하느님의 뜻이 담긴 계명들은 진정으로 우리 사람들의 삶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인정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내 삶을 방해하고 때로는 무거운 짐을 우리에게 강요하며, 삶에서 기쁨을 빼앗아간다고 말하지는 않을까요? 이렇게 사는 사람을 만날 때, 그들의 마음을 바꾸라고 해줄 수 있는 말은 실제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바뀌는 경우는 딱 한 가지, 세상에서 그들이 자기들의 힘으로 넘지 못하는 고통에 부딪혔을 때 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고통에 부딪힌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다 하느님 앞에 올바른 사람으로 돌아선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늘 사도행전 독서에 나오는 필리포스는 부제직분을 하도록 선택된 7명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필리포스 부제가 자기 명예에 취해서 기적을 일으키고 싶어서, 부제에게 맡겨진 직분을 넘어서서 사마리아에 복음을 전하러 갔던 것이었을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필리포스가 의도했던 바와 사람들이 받아들인 자세는 아주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제를 통하여 복음이 선포된 그 장소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그들을 찾아갑니다. 적어도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살았을 거라고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내가 세상일에 목숨을 바쳐 다른 사람들에게 온전히 좋은 결과를 남겨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미리 주저앉을 일도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의 삶에 희망을 주시는 하느님의 힘을 얻어 그렇게 살 수 있는 준비는 해두어야 합니다.
 
***** 오늘 예비신자 환영식에 참여할 사람들과, 이웃의 다른 형제와 자매들에게 나는 과연 내 삶의 신앙자세를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도 잠시 살펴야 할 일입니다. 세상에서 바르게 산다는 것은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따라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
 
언제일지 우리들 각자에게 그 시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하느님께서 우리 삶의 끝에 너는 세상에서 내 뜻을 알아듣고 배운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았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때에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자세로, 지금 살고 있는지 잠시 돌아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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