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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4년 서울대교구장 사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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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3-11 ㅣ No.538

2014년 교구장 사순 메시지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이 됩시다.(에페 4,22-24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을 빕니다. 

우리는 다시 사순시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거룩한 사순시기는 죽음을 상징하는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으로 시작됩니다. 이 사순시기의 전례는 신자들에게 회개와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을 일깨워 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순시기에 무엇보다 죄인들인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들의 삶 전체에 깃들어 있는 그분의 사랑과 자비로움의 손길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때입니다. 그러므로 사순시기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기만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되찾는 은총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번 사순절 메시지에서 “도덕적 결핍은 사람들을 죄악의 노예가 되게 하고 자살 위험을 높인다”며 “이 같은 도덕적 결핍은 경제적 파탄을 일으켜 영적인 결핍을 초래, 하느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사랑을 거부하게 만든다”고 우려하시며 무엇보다 “우리의 양심이 정의, 평등, 나눔에 귀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진정한 양심의 회복을 강조하신 것이며 이것이 사순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회개입니다. 

 

사순시기는 한마디로 참회와 회개의 시기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지난날의 잘못된 점을 겸손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회개란 하느님을 향해서 돌아가는 삶의 방향전환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보다 이 사순시기에 회개를 통해서 창조주이신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또한 사순시기에 우리 교회는 전통적으로 회개의 구체적인 표현인 단식과 자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에 대한 겸허한 뉘우침과 절제와 희생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사순시기에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수난을 자주 묵상하고,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회개와 보속,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도록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은 인간의 죄와 교만으로 물질만능주의,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을 섬기는 믿음이 없고 진정한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개를 통하여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 회개는 옛 생활을 청산하고 썩어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에페 4,22-24 참조)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주님의 수난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이웃에 대한 적극적인 자선과 희생을 실천합시다. 그리고 가정과 직장에서 가까이 있는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고, 할 수 있는 작은 선행부터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열심한 기도와 참회,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고 사순시기의 여정을 시작합시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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