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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3년 제46회 군인주일 군종교구장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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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9-17 ㅣ No.511

천주교 군종교구

제46회 군인주일 담화문

(2013년 10월 6일)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46회 군인주일을 맞이하여 군의 복음화를 위해 수고하는 군종사제들과 함께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한결같은 사랑으로 국군 장병들과 그들을 이끄는 지휘관들과 군종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도움을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의 포화 속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이 땅을 지켜내고자 자신을 오롯이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 그리고 이름조차 생소했던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젊음을 바쳤던 수많은 해외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노고와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희망해봅니다.

 

 

희망 안에서 예수그리스도께로 

 

교회헌장은 “교회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이룩하는 일치의 성사로서 교회는 이 구원을 모든 이들에게 전파할 의무가 있다.”(17항)고 가르칩니다. 또한, 교황 프란치스코께서는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에서 “그분의 빛은 교회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희망의 미래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정의와 권리와 평화에 구체적으로 행동하도록 재촉한다.”(51항)고 말씀하십니다. 

 

정전협정을 맺은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가 아직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현실에서,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과 정전협정 폐지 주장, 개성공단 폐쇄라는 도발공세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군종교구는 ‘희망 안에서 예수그리스도께로’를 올해의 사목목표로 정하고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모든 군인들이 현재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한 가운데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군 사목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구원의 성사로서의 교회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군인주일의 의미 

 

군인주일은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우리 젊은 군인들과 지휘관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활동하는 많은 성직자, 수도자, 봉사자들에게 기도와 관심을 쏟는 주일입니다. 군 선교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인주일은 모든 교회가 각별히 관심을 갖고 기억하는 주일이기보다는 의례적으로 보내는 주일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예전부터 군대를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또한 많은 교구에서 선교를 교구 사목의 핵심으로 삼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군대에 가 있는 젊은이들에게 선교의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군 사목의 대상이 바로 교회의 미래이며 인류의 미래인 젊은이들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 전통 가치에 대한 회의로 말미암아 위기에 처해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은 희망이 되어줍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많은 활동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인주일은 군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군 사목에 협력하는 주일이자 바로 우리 가족, 우리 아들, 우리 형제들을 위한 주일이며 우리 사회의 소중한 젊은이들을 위한 특별한 주일이기도 합니다.

 

 

특수한 사목적 배려인 군 사목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는 군 사목에 관한 교황 헌장 ‘군인들을 위한 영적 배려’(Spirituali Militum Curae)에서 “군인들은 그들의 특수한 생활조건 때문에 구체적이고 특수한 형태의 사목적 배려가 요구된다”(서문)고 말씀하십니다. 군 신자들은 그들의 신분과 복무여건의 특성으로 인해 미사 참례와 각종 성사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군 사목은 특수한 생활여건 때문에 교회의 구체적이고 특수한 형태의 사목적 배려를 필요로 합니다. 

 

군종교구는 한국교회의 모든 교구로부터 파견된 사제들로 구성되어 있는 특별한 교구입니다. 또한 지역교회와의 긴밀한 유대와 상호 협력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지체이기도 합니다. 각 군에 파견된 군종사제들은 특수한 생활조건 속에 있는 군인들에게 신앙의 빛을 전하는 가운데 그들이 올바른 삶의 가치를 가지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제이자 군인의 신분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군인 신자들의 꾸준한 증가와 그들이 믿음 안에서 성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군종사제들은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됩니다. 또한 군 사목을 위한 협력자로서 현장에서 함께하는 수많은 수도자와 봉사자들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아울러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군 사목을 후원을 주시는 후원자들의 정성과 기도를 통해 군종교구는 군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교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군 사목을 위하여 보내 주신 여러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젊은 장병들과 지휘관들이 믿음과 희망, 사랑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나라에 참된 평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하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3년 10월6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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