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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교회의 가르침1: 전체 개관 (1) 요한 바오로 2세의 전기 문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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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1-11 ㅣ No.525

[현대교회의 가르침] (1) 전체 개관 ① 요한 바오로 2세의 전기 문헌들


현대교회 흐름 새 각도에서 체계적 조명



생전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27년 재위 기간 동안 많은 교황 문헌을 발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현대 세계 안에서 다양한 사목적 주제와 관련해 진지한 성찰이 담긴 문헌들을 반포, 현대교회가 따라야 할 신앙적 기준을 제시했다.


현 교황 프란치스코(재위 2013~)는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Time)에 의해 2013년을 대표하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이렇듯 2013년 한 해 동안 온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이고도 신선한 행보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난 2013년 11월 24일 공포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Gaudium Evangelii)은 가톨릭교회 내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일반 언론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차제에 본지는 2014년 한 해 동안 현대의 대표적인 교황 문헌들에 관해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요한 바오로 2세(재위 1978~2005)부터 시작하여, 지난 2013년 2월말 사도좌의 직무로부터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재위 2005-2013)를 거쳐서 현 교황 프란치스코에 이르기까지, 주로 ‘회칙’과 ‘교황 교서’, 그리고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의 후속 문헌인 ‘교황 권고’를 중심으로 해서 주요 문헌들을 선별하고 그 내용에 대하여 알아보는 기획 연재다.

‘회칙’(Litterae Encyclicae)은 사목적 차원에서 공포되는 교황 문헌 중 가장 높은 교도권적 위치를 지니며, ‘교황 교서’(Litterae Apostolicae)와 ‘교황 권고’(Adhortatio Apostolica)는 그 다음의 위치를 차지한다.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 선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재위 기간 동안에 발표된 사목적 차원의 주요 교황 문헌들 중 어떤 것들을 선별하여 다룰 것인지를 미리 살펴보는 전체적 개관을 박준양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가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매우 짧은 재위 기간(33일) 후의 급작스런 선종으로 말미암아 새로이 교황으로 선출된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 출신의 비이탈리아인 교황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는 클레멘스 7세(재위 1523-1534) 이후로 오랜 동안 계속되던 이탈리아인 교황 선출의 전통으로부터 다시금 벗어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 기간 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활동으로 전 세계를 두루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역 교회들에 대한 사목적 순시와 지도를 활발히 하였다.

하지만 요한 바오로 2세의 27년 재위 기간 동안에 많은 교황 문헌들이 공포되었음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교황 문헌들이 다루었던 주제와 내용들을 연속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현대 교회의 흐름을 새로운 각도에서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오늘은 전체 개관의 첫 번째 순서로서, 요한 바오로 2세의 27년 재임 기간(1978~2005) 중 그 첫 절반에 해당하는 1978~1992년의 14년 동안 발표된 교황 문헌들 중 의미 있는 11개의 문헌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지면 사정으로 인해, 사목적 차원의 교황 문헌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회칙’이라 하더라도 모두 소개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 것들이 있음을 미리 밝힌다.

1)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 1979)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첫 번째 회칙이다. 이는 사도좌의 직무를 이제 막 시작하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의 핵심 문건이자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 발표된 ‘사목 헌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 혼란스러운 현대의 시기에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명하며 인간의 구원은 우주와 역사의 중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짐을 다시 한 번 천명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목 헌장’의 1장 시작에서,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라고 했던 것을 이어받는 맥락에서 이 회칙이 공포된 것이다.

2) ‘현대의 교리교육’(Catechesi Tradendae, 1979)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첫 번째 교황 권고이다. 여기에서는 현대 세계 안에서 어떻게 그리스도교 신앙교리의 내용을 호소력 있게 잘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목적 고민과 방법론적 모색이 잘 드러난다.

3)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 1981)는 현대 세계 안에서 가정의 문제에 대하여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그리스도교적 가정의 의미와 역할에 대하여 고찰하는 교황 권고이다. 이는 가정 사목의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첫 교황 문헌이라 할 수 있다.

4)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 1981)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세 번째 회칙으로서, 교황 레오 13세(재위 1878~1903)의 사회 문제를 다룬 역사적인 회칙 ‘새로운 사태(노동 헌장)’(Rerum Novarum, 1891) 반포 90주년을 기념하여 작성, 발표된 것이다. 여기에서는 인간 노동의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고찰하면서, 마지막 장에서는 인간 노동이 지니는 영성적 의미를 부각시킨다.

5) ‘구원에 이르는 고통’(Salvifici Doloris, 1984)은 1983년 전 세계의 교회에 특별히 반포된 ‘구원의 성년’을 기념하여 작성, 발표된 교황 교서이다. 여기에서는 인간 고통의 그리스도교적 의미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 성찰이 담겨져 있다. 이는 오늘날 여러 가지 차원에서 발생하는 인간 고통의 이유를 묻는 심각한 질문에 대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답변서라고 할 수 있겠다.

6) ‘생명을 주시는 주님’(Dominum et Vivificantem, 1986)은 요한 바오로 2세의 다섯 번째 회칙으로서, 현대 교도권의 가르침 중 유일하게 성령에 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물론 1897년 공포된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그 신적 책무’(Divinum Illud Munus)도 성령에 관해 다루고 있지만, 그것은 동시에 은총론적 관점에서 작성된 것이기도 하다. 1979년의 첫 회칙 ‘인간의 구원자’가 성자에 대하여 말하고 있고, 1980년의 두 번째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Dives in Misericordia)이 성부에 관하여 고찰한다면, 이제 1986년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통해 성령에 대해 다룸으로써,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한 삼위일체론적 성찰의 완결성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7)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 1987)는 특별히 성모신심이 강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마리아론의 신학적 주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는 첫 회칙이다. 여기에서는 특히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가 강조되어 설명된다. 성모신심이 남달리 두터운 한국교회의 신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일독을 권하는 중요한 교황 문헌이다.

8) ‘여성의 존엄’(Mulieris Dignitatem, 1988)은 1987년의 성모성년(마리아의 해)을 기념하여 발표된 교황 교서이다. 이 문헌은 여성의 문제와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격히 증대되는 시점에서, 여성의 존엄성과 그 소명에 대해 다루며 이를 교회론적이고 마리아론적인 측면에서 신학적으로 조명하여 설명한다.

9)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 ifideles Laici, 1988)은 현대교회와 세계 안에서 평신도의 소명과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루는 교황 권고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위치와 중요성은 과연 무엇인지, 선교하는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책임과 사명은 무엇인지, 그리고 평신도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10) ‘교회의 선교 사명’(Redemp toris Missio, 1990)은 현대 세계 안에서 교회의 선교 사명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회칙이다. 왜냐하면 급변하는 현대 세계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선교의 전통적인 정의와 가치에 대한 논란이 많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새로운 의미 정립이 요청되던 시점에서 이 회칙이 공포되었기 때문이다. 이 회칙은 모든 선교의 전제와 근거로서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새로이 고백한 다음, 선교의 주역은 인간이 아니라 바로 성령이심을 분명히 밝힌다. 그리고 하느님나라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설명을 제공한 후, 선교의 분야와 방법 등 선교에 관한 여러 측면들을 다루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선교 영성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고찰하여 설명한다.

11) ‘현대의 사제 양성’(Pastores Dabo Vobis, 1992)은 오늘날의 상황 속에 어떻게 사제 양성을 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내용의 교황 권고이다. 이는 특별히 제삼천년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온갖 도전에 직면한 사제 양성 문제의 여러 측면들을 자세히 다룬다. 전 세계적으로 사제직의 문제가 거론되고 한국교회에서조차 성소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에서, 현대의 사제 양성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매우 의미 있는 문헌이다. 특별히 사제들의 평생(계속)교육 필요성과 그 방법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공식 문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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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양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 로마 교황청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전공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학과사상학회 편집위원장 및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FABC 신학위원회 전문신학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월 12일,
박준양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의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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