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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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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2-13 ㅣ No.36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회 (1)

 

 

예수회 회원들의 성탄 파티 장면.

 

 

창설자 성 이냐시오와 영성

 

16세기 중엽 교회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커다란 위기를 맞았을 때, 성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을 통한 새로운 영성과 예수회 창설로 쇄신과 개혁을 요구하던 교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491년 스페인 로욜라에서 태어난 이냐시오는 스페인 왕실의 재상 후안 벨라스케스의 시중을 들면서 품위있는 기사로 성장했다. 영웅적인 기사가 될 것을 꿈꾼 이냐시오는 프랑스와 격돌한 팜플로나 전쟁 때 심한 부상을 당한 그는 로욜라로 환송돼 병상에서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회복기를 보냈다. 이때 '그리스도의 생애' '성인들의 꽃'과 같은 몇 권의 종교서적을 읽으면서 큰 위안을 얻고, 성인들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세속의 야심과 욕망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건강이 회복된 그는 몬세라트 성모성지와 만레사로 순례를 떠나 탁발과 고행, 극기와 기도의 금욕적인 생활을 하면서 삼위일체, 창조, 그리스도의 인성 등 깊은 신앙의 신비를 체험했다.

 

1523년 로마와 베니스를 거쳐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고 귀국하면서 정규교육을 받을 것을 결심하고 파리대학에서 철학, 신학, 자연과학을 비롯해 라틴어, 논리학 등을 배웠다. 이 시기에 이냐시오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비롯해 6명의 동료를 알게됐고, 이들은 예수회의 첫 회원이 됐다. 이들은 1539년 4월 수도회를 창설할 것을 합의했고 같은 해 6월 교황 바오로 3세로부터 구두로 회헌을 인준받았으며 1550년 7월에서야 교황 율리오 3세에 의해 최종 인가를 받았다.

 

이냐시오가 1556년 65세의 나이로 선종했을 때 수도회원들은 1000명에 이르렀고 13개 관구로 나뉘어 110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1609년 이냐시오는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복자가 됐고 1622년 3월 12일 그레고리오 15세에 의해 시성됐다.

 

중세교회에 쇄신의 방향을 제시했던 성 이냐시오는 수도자의 제복, 공동으로 바치는 성무일도, 수도원의 공동전례 및 수도관례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도형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례가 영성생활의 가장 중요한 원천임을 깨닫고 회원들은 정해진 방법에 따라 매일의 묵상기도와 일반적 및 특수 성찰을 실천했고 영적지도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

 

이냐시오 성인이 겪은 신비체험에 대해 기록한 '영신수련'은 교회 역사 안에서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생활을 개선하게 하는 등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신수련은 "사람이 아무런 사욕 편정에도 좌우됨이 없이 자기를 이기고 자기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함이다('영신수련'21)"라고 말한 이냐시오의 영성은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기도와 활동을 하나의 차원으로 통합하려는 삶으로서 활동 중의 관상을 주장했고, 오관과 지성, 감성, 의지 등 영혼의 기능을 활용을 중요시했다. 이와 함께 이냐시오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순명하는 자세와 영의 식별을 회원들에게 주지시켰다. [가톨릭신문, 2001년 9월 30일, 전대섭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회 (2)

 

 

예수회 사제서품식 장면.

 

 

창설자 성 이냐시오와 영성

 

'활동 중의 관상' '오관과 영혼의 기능들의 활용을 중시한 영성' '순명' '영의 식별'로 요약되는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은 종교개혁으로 교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교회 안에 중요한 영성으로, 예수회의 영성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냐시오 성인은 당시 고유한 카리스마로 기존의 수도회와는 다른 수도생활을 제시했다. 예수회원들은 세상을 떠나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적극 투신하며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활동을 수행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시대의 문제와 요청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그리스도교 생활 양식으로 새로운 영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새 영성의 형성을 염두에 두고 그리스도인 생활의 본질적인 차원의 기도와 활동을 이상적으로 통합하고자 했다. 그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견해와 전망 중에 사도직을 수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수도적 봉헌생활과 세상에 대한 봉사를 분리하고자 했던 당시의 일반적 견해와 달리 기도와 일은 하느님에 대한 보다 큰 봉사를 위한 상호보완 수단으로 여겼던 것이다.

 

이와 함께 이냐시오 성인은 지성, 감성, 기억 등 영혼의 기능과 오관을 사용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의 신비를 묵상토록 했다. 이것은 특히 영성수련 과정에서 예수님의 공생활과 사건을 위해 묵상하도록 했으며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한 감성적 경험을 위해 인간이 지닌 기능들을 사용하길 권장했다. 또 오관은 성서말씀을 묵상하는데 활용토록 했으며 이로써 기도를 생동감있게 하길 권했다. 외적인 감각이 영적 감각으로 전이되면서 그리스도와 친밀성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냐시오 성인은 그리스도에 대한 섬김은 교회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지며 교회에 대한 충성은 교황에 대한 순명과 예수회 장상에 대한 순명으로 구체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서 안에서 나타나는 신앙인들의 근본자세가 순명임을 강조하고 세 종류의 순명에 대해 가르쳤다. 첫 단계인 '시행적' 순명은 명령받은 것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실천되는 것이고 둘째 '의지적' 순명은 순명하는 이가 명령하는 이와 똑같은 의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순명은 순명하는 이와 판단하는 장상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명에서 중요한 것은 순명하는 이의 편에서 장상의 명령에 대한 올바른 태도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을 식별의 영성이라 할만큼 그의 영성은 '영의 식별'로 강조된다. 이 영성은 영혼의 내부에 일어나는 마음을 감지하고 이해하면서 하느님께서 일으켜 주시는 움직임을 식별하고 거기에 드러난 하느님의 뜻을 기꺼이 실행하고자 하는 열망을 강조했다.

 

영의 식별은 악의 영향을 떨쳐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빛에 따라 올바른 생활 양식을 찾아내고 주님의 요구에 따라 그것을 실천에 옮겨가는 과정이다. 식별의 기준은 무엇보다 성서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냐시오는 교회의 가르침과 좋은 영적 지도자의 조언이 영의 식별에 유익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냐시오 성인의 이 모든 영성은 예수회 수도자들의 삶과 영성수련이라는 방법을 통해 실천되며 교회 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1년 10월 14일, 이진아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회 (3)

 

 

지난 9월 예수회 성소실 주관으로 개최된 '젊은이들을 위한 월말 피정'에 참가한 청년들.

 

 

역사와 한국진출

 

1540년 9월 27일 교황 바오로 3세에 의해 수도회로 인준된 예수회는 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항하며 가톨릭의 근대화 세력을 주도해왔다. 이냐시오 성인을 비롯한 수많은 예수회원들은 450여 년의 역사동안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러시아까지 전세계로 활동범위를 넓혀가며 오늘의 예수회 역사를 만들어오고 있다.

 

오늘의 예수회가 있기까지 그들의 발자취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종교개혁자들과 격론을 벌이고 가톨릭 교리를 옹호하며 교회를 지켜온 예수회는 교황청의 적극적인 지원에 의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수도회 창립 당시 7명이었던 회원들은 18세기 중반 2만 3천여명의 회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냐시오 성인 당시부터 존재하던 가톨릭 교회내 반대세력 때문에 교황 클레멘스 14세는 1773년 예수회 활동의 중단을 지시했다. 이로써 예수회는 정부에 의해서 보호됐던 러시아에만 200여명의 회원이 남았을 뿐 모두 해산됐다. 하지만 끈질긴 노력 끝에 1814년 예수회는 다시 활동이 허용됐고 인도, 이집트, 극동 등 전 세계를 찾아다니며 학교와 교회를 세웠다.

 

아시아지역으로 선교범위를 넓혀간 예수회와 한국교회와의 인연은 초대교회 때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 소서행장을 따라 부산에 상륙, 종군했던 예수회 세스페데스 신부가 한국 땅에서 최초로 미사를 집전했던 것이다. 또 서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천주교리를 받아들였던 남인학자들이 가톨릭을 연구하고 공부했던 책도 다름 아닌 예수회 마태오 리치 신부의 '천주실의'였다. 이뿐 아니라 당시 수도회가 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세례를 받기 위해 북경을 찾았던 이승훈에게 세례를 준 것도 예수회 그라몽 신부였다.

 

초기교회 때부터 한국교회와 인연을 맺어온 예수회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것은 20세기 들어와서부터다. 한국 주교단의 요청에 이어 교황 비오 12세의 명을 받은 예수회는 1954년 10월 일본에 있던 독일인 예수회원 테오도로 게펠트 신부를 입국하게 했다.

 

6?5 전쟁 후인 55년 한국의 예수회는 설립됐으며, 60년 서강대학교 건립, 64년 예수회 수련원 등을 마련하면서 예수회 한국지구가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비교적 한국진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13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하는 큰 규모의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

 

예수회는 서강대학교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청소년 야간학교, 노인복지시설, 선교본당, 도시빈민사목, 피정센터 등의 사도직을 실천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1년 10월 21일, 이진아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예수회 (4)

 

 

예수회 신학원 졸업식 장면.

 

 

사도직 활동

 

예수회는 믿음을 지키고 전파하며 특히 영혼들이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충실하고 교리에 정진하도록 가르치며 인도해왔다. 이같은 목적을 위해 예수회는 수도회 기본법에서 강론과 강연회, 기타 사도직, 영성수련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어린이들을 비롯한 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교육을 실시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 

 

예수회는 서강대학교를 비롯한 교육사도직과 사회복지 관련사도직, 도시빈민, 농촌, 노동 등의 특수사도직, 해외선교, 영성사도직을 통해 카리스마를 실현하고 있다. 

 

예수회는 1960년 가톨릭세계관과 예수회의 교육이념을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서강대학교를 설립했다. 수도회는 영성적, 지성적 교육을 통해 전인교육을 실시해왔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또한 그리스도교 정신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 차별화된 대학교육을 실시했다. 수도회는 대학교육과 아울러 수도자들의 고등교육을 위해 수도자대학원을 설립, 수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학문을 수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수회는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공동체인 이냐시오의 집을 서울 신림동과 경기도 양평에서 꾸려가고 있다. 또 약물중독 청소년들의 중간 거주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수도회는 공공임대주택의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특히 비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인권,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선교본당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독립문에 있는 선교본당에서는 기본적인 성사집전 및 교리 가르침을 비롯해 주거권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협동조합을 지원하며 공부방같은 복지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수도회는 유기농법을 원하는 농민들을 위해 농촌 공동체를 운영, 농민들과 더불어 살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체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외선교 사도직으로 미국에서 교포사목을 실시하고 있는 예수회는 동티모르, 캄보디아에도 수도자를 파견해 현지사목과 선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사도직과 아울러 예수회의 대표적인 사도직은 영성사도직이다. 이냐시오 영성연구 및 보급, 영성지도자 양성을 위해 이냐시오 영성 연구소를 설립한 수도회는 피정지도 및 영성강의를 통해 교회를 정화시킨 이냐시오 영성을 전하고 있다. 말씀의 집은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을 중심으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의 영적 성숙을 위해 각종 피정 프로그램을 마련, 제공하고 있다.

 

예수회는 해외선교 활성화, 청소년 사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영상매체를 활용한 사도직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현대 문화 안에서 복음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활동을 강화시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동체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예수회 한국지구 130여명의 회원들은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다양한 사도직으로 응답하며 이냐시오 영성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1년 11월 18일, 이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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